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를 경고한 데 대해 주요 외신들이 “거친 발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미국 유력지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거친 말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는 8일 기사를 통해 “세상이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라는 트럼프의 발언은 1945년 8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면서 “이 지구상에서 본 적이 없는 파멸의 비가 하늘에서 내릴 것”이라던 해리 트루먼 당시 대통령의 발언과 비견된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트럼프가 과거 트루먼의 발언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백악관이 답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역사가는 “과거 이 같은 위기 때 이 보다 더 극단적인 언어를 사용한 대통령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부시 행정부의 안보 문제 참모였던 피터 피버 듀크대 교수는 “북한의 톤을 일부 빌려왔고 보다 선동적”이라고 쏘아붙였다. 트럼프가 북한이 즐겨 사용하는 ‘불바다’를 차용해 보다 과격하게 되치기했다는 해석이다.

민주당 소속 벤 카딘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직면한 심각한 위기에 대처할 기질과 판단이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핵전쟁에 대한 북한의 격렬하고 도발적인 성명과 똑같이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공화당의 중진 존 매케인 의원은 “내가 만난 위대한 지도자들은 행동할 준비가 되지 않으면 위협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중진인 벤 카딘 상원 의원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긴장을 낮추고 의미 있는 대화에 나설 때까지 “경제적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증가시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7일 대화에 앞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도널드 트럼프의 북한을 겨냥한 끔찍한 전쟁발발 위협은 핵 교착으로 이미 위험스러운 한반도에 예측불가능성을 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트윗을 통해 “핵 억제력은 위협이 믿을 만하다고 판단될 때만 효과적이며, 고함치는 건 우리의 국가 안보 태세를 해친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참모였던 존 울프스탈도 협박 시도는 역풍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은 이미 편집증 환자”이고, “그가 (트럼프)대통령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선제타격과 오산의 위험이 비상하게 높아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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