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안녕하세요?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청춘시대에 갖가지 우행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중년이 되어 아무런 힘도 갖지 못할 것이다(노신)

 

 여덟 살의 꿈
 - 부산 부전초 1학년 박채연

 나는 ○○ 초등학교를 나와서
 국제중학교를 나와서
 민사고를 나와서
 하버드대를 갈 거다.
 그래 그래서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정말하고 싶은
 미용사가 될 거다.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에 대해 교육계의 논쟁이 뜨겁다.

 한 교사에게 들은 얘기다. “아이들을 참 잘 가르치는 선생님들을 보면 거의 다 기간제 교사예요.”

 왜 그럴까?

 정규직 선생님들은 그 어려운 임용 시험을 치르느라 학창시절을 오로지 공부벌레로 보냈기에 아이들과 마음을 제대로 나눌 줄 모르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기간제 교사를 정규직화하면 다른 예비 교사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을 것이다.

 나는 70년대에 국립사범대학을 다녔다.  

 그 때는 졸업하면 임용 시험 없이 100% 교사로 발령이 나니 다른 직종으로 가려는 학생 외에는 아무도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

 교수님들이 시험 문제도 참 쉽게 내 주셨다.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여행을 하고 여러 써클(동아리) 활동을 하고 읽고 싶은 책을 보고 연애도 열심히 했다.

 교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은 야학 교사로도 많이 활동했다.

 지금은 임용 시험이 고시 수준이라고 하니 엄청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교사로 오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 교사들이 미용사가 되기 위해 ‘국제중학교를 나와서/민사고를 나와서/하버드대를 갈 거다.’라고 결심하는 ‘여덟 살의 꿈’을 이해하고 도와 줄 수 있을까?

 사람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큰다.

 청춘 시절에 갖가지 우행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이 어찌 좋은 교사가 될 수 있겠는가?

 오로지 공부만 했으니 지식 전달에는 자신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교사가 아니라 입시 학원 강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 논쟁’이 ‘전반적인 교사 양성 과정에 대한 사회적 논쟁’으로 확산되었으면 좋겠다.

 최소한 교사는 대학 시절만이라도 갖가지 우행을 저지르며 성장했으면 좋겠다.

 그런 교사들은 아이들의 갖가지 우행을 지켜보며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