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조국통일 3대원칙,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 등을 하나로 묶어 '조국통일 3대헌장'으로 꼽고 있다. 그리고 4일은 북한이 '조국통일 3대헌장'을 제시한지 꼭 20년이 되는 날이다.

북한의 통일정책을 살펴보는 데 있어 기초는 '조국통일3대헌장'이다. 이는 남북간 합의와도 무관하지 않다. 과연 '조국통일3대헌장'은 무엇인가.

북한은 1997년 신년공동사설에서 처음으로 '3대 헌장', '3대 기둥'이라고 '조국통일 3대헌장'을 공식화했다. 1996년 11월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판문점을 방문했을 당시 처음 사용했으며, 이듬해인 1997년 8월 4일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조국통일 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조국통일 3대헌장'이 굳혀졌다.

▲ 1972년 7.4남북공동성명 발표 전, 박정희 대통령과 북측 박성철 제2부수상이 청와대에서 만났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먼저 '조국통일 3대헌장'은 1972년 7.4남북공동성명을 기초로 하고 있다. 7.4성명은 남북이 합의한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이라는 '조국통일 3대원칙'을 골자로 한다. 이를 북한은 "북과 남이 통일정책을 작성하고 진행해 나가는데 있어서 반드시 견지해야 할 기본지침이며 민족공동의 항구적인 통일강령"이라며 남북관계를 다루는데 중요시 여긴다.

이어 1980년 10월 당 제6차대회에서 김일성 주석은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제시한다.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은 1960년 '고려연방제' 제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1973년 '조국통일 5대강령' 발표로 통일의 과도기적 조치로 '고려연방공화국'이 언급됐다.

1973년 6월 23일 체코 공산당 제1서기 후사크를 환영하는 평양시 군중대회에서 김일성 주석은 다음의 내용의 '조국통일 5대강령' 발표한다.

△남북간 군사적 대치상태의 해소와 긴장상태 완화, △남북 간 다방면적인 합작과 교류의 실현, △남북의 각계각층 인민들과 정당.사회단체대표들로 구성되는 대민족회의 소집, △고려연방공화국의 단일국호에 의한 남북연방제 실시, △단독 유엔가입 반대 및 고려연방공화국 단일국호에 의한 유엔가입.

이는 데탕트 분위기가 무르익던 시대흐름과 맞물린 내용이었다. 박정희 정권이 1973년 6월 23일 △남북간 상호 내정불간섭 및 상호불가침, △북한의 국제기구 참여 반대, △통일에 장애가 되지않는다는 전제 하에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모든 국가에 문호를 개방하며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국가들도 대한민국에 문호를 개방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담긴 '평화통일 외교정책에 관한 특별선언(6.23선언)' 발표에 맞불을 놓은 것.

▲ 1980년 10월 당 제6차대회에서 북한 김일성 주석은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을 제시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이때 처음 발표된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은 1980년 당 제6차대회에서 구체화된다. "조국을 자주적으로, 평화적으로, 민족대단결의 원칙에서 통일하는 가장 현실적이며 합리적인 방도는 북과 남에 있는 사상과 제도를 그대로 두고 북과 남이 연합하여 하나의 연방국가를 형성하는 것이다."

1960년 통일을 위한 남북한 자주총선거 실시에 따른 과도적 국가형태로 제시된 연방제는 1973년 남북의 서로 다른 제도를 두고 연방국가를 창설하는 통일국가의 중간단계로 설정했지만, 1980년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은 중간단계를 삭제하고, 연방상설위원회를 구성하며, 이를 통해 남북 지역 정부를 지도하도록 하는 '완성형 연방제'를 제시하고 있다.

연방국가가 외교 결정권을 갖되 중립국을 지향한다는 내용이 추가되고, △자주국가, △민주주의 실시, △남북경제교류협력 추구, △과학.문화.교육 교류, △교통.체신 연결, △인민 생활안정 도모, △군사적 대치상황 해소 및 민족연합군 창설, △해외동포 권익 도모, △연방공화국에 의한 통일이전 대외관계의 재조정 등 10개 시정방침이 포함된다.

그리고 1972년 7.4성명에 담긴 '조국통일 3대원칙', 1973년 발표된 '조국통일 5대강령', 1980년 확립된 '고려연방제 통일방안' 등을 합쳐 1993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5차회의에서 강성산 총리가 '조국통일을 위한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을 보고한다.

△전민족대단결로 자주.평화.중립적 통일국가 창립, △민족자주정신 대단결, △공존.공영.공리를 도모하고 통일위업에 모든 것을 복종시키는 원칙에서 단결, △동족 간 분열.대결을 조장시키는 일체의 정쟁 중지하고 단결, △북침.남침, 승공과 적화를 가시고 신뢰.단합, △민주주의 기본으로 주의.주장 배척 금지, △개인.단체소유 물직.정신적 재산 보호로 민족대단결 도모에 사용, △남북한 접촉.왕래.대화 보장, △남북.해외 동포 연대성 강화, △민족대단결과 조국통일 등 공헌자 예우 등이다.

조국통일 3대원칙,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방안, 전민족대단결 10대 강령을 묶은 '조국통일 3대헌장'을 하나로 요약하면 '자주, 평화, 민족대단결'을 원칙으로 한 상호비방, 적대행위 중지, 남북교류활성화이다. 

이는 남한의 통일구상과도 다르지 않다.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선언'(7.7선언),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 민족공동체통일방안,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10.4선언 등의 기본 골자도 남북간 첫 합의였던 '7.4성명'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뿌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의 조국통일 3대헌장이 무조건 옳다고 할 수없다. 그렇다고 무조건 적화통일방안이라고 거부하는 것도 문제이다. 남북이 서로 공통점을 찾아, 화해협력, 평화통일로 나가는 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노작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조국통일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 발표 20돌을 맞아 3일 중앙노동자회관에서 평양시보고회가 열렸다. [사진출처 - 노동신문]

한편,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노작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조국통일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 발표 20돌을 맞아 3일 중앙노동자회관에서 평양시보고회를 개최했다.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보고에서 이 노작을 “위대한 수령님의 자주통일사상과 노선, 고귀한 업적을 전면적으로 집대성하고 민족의 최대 숙원인 조국통일위업 실현에서 나서는 모든 문제들에 과학적인 해답을 준 불멸의 총서”라고 의미부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일 이날 보고회에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김영철‧로두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위원장, 차희림 평양시인민위원회 위원장, 박명철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서기국 국장 등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 북한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 [자료사진-통일뉴스]

북한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

북한은 '조국통일3대헌장'의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2001년 8월 14일 평양 통일거리 남쪽입구에 '조국통일3대헌장 기념탑'을 세웠다.

10여만 m²의 부지에 아치문 모양으로 세워진 탑은 화강석으로 부조된 여성 2명이 '3대 헌장' 마크를 들고 있는 모양이다. 높이는 조국통일3대헌장을 상징하는 30m, 너비는 6.15선언을 의미하는 61. 5m이다.

탑 위에는 북한을 상징하는 꽃인 목란꽃에 한반도가 그려져 있고, '3대헌장'이라는 글귀가 새겨진 3대 헌장 마크가 있다.

북한은 이 기념탑을 두고, "조국통일이야말로 우리 민족이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지상의 과업이며 민족최대의 염원이라는 사상을 보여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수정,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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