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창립을 앞두고 25일 광화문 커피숍에서 김이경 겨레하나 전 총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역사운동을 하되 통일운동의 일환으로 하는 거다. 우리 민족이라는 이념, 사상으로 다가갈 것이다.”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겨레하나) 사무총장으로 이름을 떨친 김이경 씨가 겨레하나 일선에서 물러난 뒤 3년 만에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를 결성, 다시 본격 활동에 나선다.

김이경 전 사무총장은 25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역사문화교류단체를 새로 만든다. 이름은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는 27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 겨레하나 교육실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사업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창립총회에 참가하는 40명의 발기인에는 이만열 숙명여대 명예교수,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이이화 재야사학자,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등 원로들부터 이찬구, 윤승길, 박경순, 오정윤 등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이들이 포함돼 있다.

김 전 총장은 “급하게 일단 단체를 띄우면서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며 “남북관계가 풀릴 것에 대비해 북과 실무협의라도 하려면 단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통일 단체들과 다르게 한사람 한사람씩 모아서 시간도 걸리고 다지면서 가야 한다”며 “지금은 민족, 시민, 통일 분야를 아우를 분이 많지 않아 조성우 겨레하나 이사장이 대표를 맡고 사단법인을 만들면서 상징인물을 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 김이경 전 총장은 남북 간 역사.문화 교류에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그는 “겨레하나는 인도지원이라는 폭넓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대중적 통일운동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다”면서도 “좀더 유의미한 교류, 교류의 질을 높여 해보고 싶다는 요구가 있었다”고 문제의식의 발단을 내비쳤다.

나아가 “통일문제는 민족문제인데, 민족 기치보다는 경협을 통한 경제 공동체 형성과 전쟁을 막는 평화체제 정착에 경도돼 안타까웠다”며 “역사공부를 하다 보니까. 역사와 문화라는 좀더 구체적인 데서 교류하면 왜 통일해야 하는지, 통일의 방향과 통일의 대의가 무엇인지 밝혀질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대사부터 한일문제까지”를 다룰 예정이라며, “첫 사업으로 단군과 고조선 유적 탐사와 소통을 개천절 행사 일환으로 했으면 좋겠다”며 “탐사와 소통에는 학술토론회와 유적답사, 쟁점 검증, 다큐 제작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발기인으로 참여한 박경순 씨는 지난 5월 『새로 쓰는 고조선 역사』(내일을여는책)를 출간, 북한의 단군과 고조선 등 고대사 연구 성과를 소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북일 수교를 대비하면서 민간 차원에서 반일 이슈들을 제기하고, 만주지역 답사를 통해 민족주의 진영과 공산주의 진영의 항일무장투쟁의 역사를 남북이 공동으로 복원하는 사업도 추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또 하나의 축은 통사가 아닌 부문발달사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농업발달사, 상업사, 예술사 등이 이미 북에서도 상당한 DB가 구축돼 있어, 민족적 차원에서 연구성과를 축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로는 청소년 중심 전통놀이를 북이랑 같이 하는 것과 개천절과 같은 계기에 민속놀이 축제를 개최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겨레하나 사무총장 시기 평양에 상주하며 북한의 『아리랑 축전』에 수천명의 남측 관람객을 방북시킨 적도 있는 그는 “세계는 역사에서 하나라도 자랑거리를 찾는데 우리는 싸우고 있다”며 “민족적 자긍심을 찾기 위해 주류와 재야 사학자들을 다 북에 데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고대사부터 공부하면서 몰랐던 게 너무 많고 역사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남쪽 논쟁이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식민사학과 유사사학 논쟁이 엄청 심하고 북한 견해와도 달라 3자가 같이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역사와 문화는 전문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전문가들의 전유물이 돼서는 안 된다”며 “역사교류, 문화교류를 하려는 분들께 다리를 놓고 성사를 돕는 플랫폼 역할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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