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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연재> 고석근의 시시(詩視)한 세상 (146)
고석근  |  ksk21cc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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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2  11: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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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안녕하세요?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폴 발레리) 


 어떤 관료
 - 김남주

 
 관료에게는 주인이 따로 없다!
 봉급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다!
 개에게 개밥을 주는 사람이 그 주인이듯
 
 일제 말기에 그는 면서기로 채용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근면했기 때문이다
 
 미군정 시기에 그는 군주사로 승진했다
 남달리 매사에 정직했기 때문이다
 
 자유당 시절에 그는 도청과장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성실했기 때문이다
 
 공화당 시절에 그는 서기관이 되었다
 남달리 매사에 공정했기 때문이다
 
 민정당 시절에 그는 청백리상을 받았다
 반평생을 국가에 충성하고 국민에게 봉사했기 때문이다
 
 나는 확신하는 바이다
 
 아프리칸가 어디에서 식인종이 쳐들어와서
 우리나라를 지배한다 하더라도
 한결같이 그는 관리생활을 계속할 것이다
 
 국가에는 충성을 국민에게는 봉사를 일념으로 삼아
 근면하고 성실하게!
 성실하고 공정하게!

 

 ‘어떤 관료’들이 가끔 재판정에 선다.

 그때 우리는 그들이 죽상을 하고 나타나리라는 기대를 한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은 언제나 당당하다.

 그들은 자신들은 근면 성실하게 명령을 수행한 죄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우리는 어찌 저들이 그럴 수 있느냐고 분노하지만 그들은 정말 그렇게 믿고 있는 것 같다.

 한나 아렌트는 유태인을 학살한 죄로 기소된 ‘어떤 관료’ 아돌프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며 ‘어떤 관료’의 죄를 ‘무사유(無思惟)’로 판정한다.

 생각 없이 살아온 삶, 그래서 악은 평범하다.

 국정 농단에 연루된 많은 사람들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관료’로부터 자유로울까?

 평범한 시민, 가정주부, 회사원, 아버지, 어머니, 시아버지, 시어머니, 사위, 며느리, 아들, 딸, 학생...... .

 근면 성실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얼마만큼 그들과 다른가?

 그렇다고 우리가 생각 없이 살까? 

 우리는  얼마나 머리를 굴리며 사는가?

 알바 시급이 1만원 된다고 할 때 우리는 각자의 의견이 있다.

 뉴스를 보며 우리는 전문가처럼 말을 한다.

 그럼, ‘어떤 관료’는 이런 생각조차 안 하고 살았을까?

 그들도 집에서는 가장이다. 평소에 끔찍이 가정을 생각했을 것이다.

 아이히만도 가스실에 들어가는 유태인들을 보고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쩌랴? 목구멍이 포도청인 것을.  

 그럼 아렌트가 얘기하는 ‘무사유(無思惟)’는 도대체 무슨 뜻이었을까?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이 있다.

 천년의 미소를 지으며 ‘사유(思惟)’하는 모습.

 인간은 이런 ‘깊은 생각’도 할 수 있고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얕은 생각’도 할 수 있다.

 ‘어떤 관료’들이 평소에 하지 못한 것은 이런 ‘깊은 생각’이다.

 아렌트는 이런 ‘깊은 생각’을 인간의 의무로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은 평범하게 살면 안 된다.  

 그런 삶은 반드시 악(惡)하게 된다.

 ‘깊은 생각’ 속에서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올바르게 사는 지혜가 나온다. 

 그래서 멋있게 사는 사람들은 수치스럽게 사는 삶 대신에 죽음을 기꺼이 택한다.

 4대 성인, 현자들은 이런 깊은 생각을 하며 산 사람들이다.

 우리의 가정 교육, 학교 교육, 제도, 문화는 ‘깊은 생각’을 길러줄까?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거의 모두가 ‘어떤 관료’가 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뻔뻔스럽게 TV화면에 나타난 ‘어떤 관료’가 우리의 얼굴이다.

 냉혹하게 얘기하면 단지 우리는 그런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우리는 ‘촛불의 혁명’으로 천지개벽을 향해 가고 있다.

 ‘깊은 생각’을 하며 사는 세상을 만들자.

 유럽에서 공부한 학생들은 말한다.

 그쪽 아이들은 참 재미있게 산다고.

 생각의 힘이다.

 그들은 우리보다는 더 깊은 생각을 하게끔 교육을 받았다.

 ‘천년의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하는 게 깊은 생각의 힘이다.

 정신없이 살아온 삶을 벗어나자.

 우리도 ‘기본소득제’를 도입하자. 그래서 여유 있게 살자.

 어제 밤 강의에서 퇴직을 앞 둔 한 초등학교 여교사가 울먹이며 말했다.

 “마지막 교사생활이 나무나 힘들어요. 학부모가 무섭고, 아이들이 무서워요. 그런데 오늘 공부해 보니 제가 어떤 관료로 살아와서 이런 고통들이 오는 것 같아요.”

 우리의 거의 모든 고통들은 ‘무사유(無思惟)의 삶’에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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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기(1)
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7-07-12 19:49:22
소식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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