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 강원도 인제 지역에서 발견된 북한 소형무인기는 정전협정과 남북불가침 합의 위반으로 국방부는 유엔사에 조사를 요청하고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21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소형무인기 조사결과'를 밝혔다. 중앙합동정보조사팀과 국방과학연구소가 조사를 담당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에 발견된 소형무인기의 비행경로 등을 분석하여 명백한 과학적 증거를 통해 북한의 소형무인기로 확인하였다"고 설명했다. 비행경로 분석 결과, 발진지점과 계획된 복귀지점이 모두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였다는 것.

비행경로는 지난 5월 2일 북한 금강군 일대에서 발진해 군사분계선(MDL) 상공을 통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가 배치된 성주 기지에서 회항 후 발진지역으로 돌아가다 강원도 인제군 남면에 추락했다.

총 비행시간은 5시간 30여분, 550여 매의 사진이 저장됐으며, 이를 종합해 "성주기지와 전방지역 군사첩보를 수집하도록 계획되었다"고 문 대변인은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가 북한 것으로 결론내려짐에 따라, 국방부는 정전협정과 남북 불가침합의 위반으로 규정했다. 특히, 정전협정에 따라 이번 사안을 유엔사에 조사요청했으며, 조사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정전협정 제2조16항은 "적대 중의 일체 공중 군사역량은 비무장지대와 상대방의 군사통제하에 있는 한국지역 및 이 지역에 인접한 해면의 상공을 존중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남북불가침 부속합의서 제1장 2조 "남과 북은 무력으로 상대방의 관할구역을 침입 또는 공격하거나 그의 일부, 또는 전부를 일시라도 점령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 남과 북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도 상대방 관할 구역에 정규무력이나 비정규무력을 침입시키지 않는다"는 조항 위반이라는 인식이다.

허태근 국방부 북핵정책차장은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하며,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고 이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신형 무기체계를 개발하여 전력화 중에 있다. 소형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신형 국지방공레이더와 신형 대공포, 레이더 대공무기 등을 조기에 전력화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중"이라고 대책을 밝혔다.

이번 사안에 대해, 정동진 합동참모본부 작전1차장은 "우리 군은 북한의 연이은 무인기 침투 도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형태의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북한이 이러한 대남 도발을 계속한다면 우리 군은 강력히 응징할 것이며, 향후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다"고 경고했다.

발견된 무인기, 기존에 비해 2배이상 성능 개량..성주사진 2매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2014년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유사한 주익-동체-V자형 꼬리날개 형태로 조사결과 확인됐다. 하지만 날개 폭은 2.86m로 기존에 비해 40cm 커졌고, 기존 35cc엔진에 비해 50cc로 2배 이상 용량이 늘어났다.

조사에 참여한 김종성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본부장은 "무인기는 백령도 무인기에 비해 연료탱크 용량이 2배 이상 커지고, 배터리 용량도 2배 정도 확대됐다"며 "이에 따른 중량 증가로 날개폭을 약간 키우고 엔진 출력을 높여 외형은 유사하나 항소거리는 2배 정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2014년에 발견된 무인기와 비교해, 캐나다 마이크로파일럿(Micro Pilot) 사 제품의 비행조종컴퓨터 사용, 국내 하이텍(Hitec)사 서보구동기, 일본 후타바(Hutaba)사 근거리조종 RC수신기 등은 동일했다.

반면, 체코 로토모터(ROTO motor)사의 50V2모델 엔진 2개를 장착해 엔진용량을 2배 늘리고, 리륨폴리머 축전지 2개로 전원을 공급하는 등 기존에 비해 형태는 유사하나 성능은 2배 개선된 것.

그렇기에 기존과 달리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해발 2.4km의 고도로 북한 강원도 금강군에서 경상북도 성주지역을 왕복할 수있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엔진 비정상으로 인한 비행속도 저하, 과도한 연료소모 등으로 인한 연료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김종성 본부장은 무인기가 촬영한 사진과 엔진 출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도 내놓았다. 그에 따르면, 지난 5월 2일 오전 10시경 발진, 오전 10시 17분경 MDL를 통과, 오후 1시 9분경 성주기지 촬영, 오후 3시 33분경에 추락했다.

무인기에 장착된 소니 A7R 카메라가 촬영한 사진은 총 555매로, 이 중 4매는 흐릿한데, 비행 전 지상점검 과정에서 찍힌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551매는 비행 중 촬영한 사진이었다. 여기에 마지막 4매 사진 중 성주 지역은 총 2매였다.

무인기의 폭탄 탑재능력과 관련해, 김 본부장은 "실을 수 있는 중량을 보면, 카메라가 약 4백g정도 되고, 연료가 7ℓ니까 약 5.6kg정도 된다"며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연료를 절반만 싣고 남쪽으로 최대한 멀리 보낸다면, 300km정도 날릴 수있다고 보면 약 3kg정도 실을 수 있다. 그 정도 실어서 어딘가를 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리가 폭약의 위력 등을 감안했을 때는, 그 정도의 폭약으로 우리 정확한 지점에 투척해서 위력을 발생하기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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