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2시 청와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지난달 21일 지명한지 18일만이다.
외교부 역사상 첫 여성 장관이 탄생한 것이다. 지난 2003년 윤영관 전 장관 이후 14년 만의 비외무고시 출신 외교부 장관이다.
국회는 지난 14일까지 강경화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17일까지 보고서를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자 18일 임명을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이 코앞에 닥쳐왔고 G20 전후로도 외국 여러 정상들과 회담이 있어 외교부 장관 자리를 도저히 비워둘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야당 쪽에서 널리 이해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 역량이 우리나라의 국력, 국가적 위상을 제대로 받쳐주지 못한다는 판단이 많다”면서 외교부 개혁을 요구했다. 밖으로는 ‘관행적인 4강 중심 외교’, 안으로는 ‘외무고시 중심의 폐쇄적 구조’를 지목했다.
강 장관은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내려오는 길”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한미정상회담이 코 앞이고 준비가 시급해서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 보고를 받고 준비 과정 철저히 챙기기 위해 나왔다”면서 “내일 취임식이 끝난 다음에 (기자단과) 다시 뵐 수 있는 기회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19일 취임식에 이어, 조만간 미국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만나, 오는 28일로 다가온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및 한미정상회담을 사전조율하기 위해서다.
강 장관 임명 절차가 끝남에 따라,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외교수장 자리를 지켜온 윤병세 전 장관이 4년 3개월만에 퇴임했다.
야 3당은 강경화 장관 임명에 일제히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정준길 대변인은 “도덕성도 능력도 부족한 인사를 공약에 반해 추천하고 흠없다 강변한 문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면서 “향후 국정파탄의 책임은 문재인 정부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몰아세웠다.
국민의당 양순필 수석부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끝내 강경화 외교부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은 참으로 유감”이며 “강경화 장관 임명강행은 문재인정부에 힘이 되는 게 아니라 두고두고 짐이 될 우려가 크다”고 쏘아붙였다.
바른정당 조영희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사실상 국회와의 협치를 거부하고 국회인사청문회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면서 “대통합 인사는 장관의 자질마저 묻지 않는 코드인사, 보은인사로 뒤바뀌었다. 국민들이 우려했던 친문패권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비난했다.
(추가,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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