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최근 미국이 새로운 대북 정책 ‘4대기조’를 공개한데 대해 “새로운 정책이랍시고 세상에 내놓기에는 실로 부끄러운 골동품”이라고 힐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31일 개인필명의 논평에서 “대조선 정책 ‘4대기조’라는 물건이 하도 진부하고 어이없고 허무맹랑한 것이어서 일고의 대응할 가치를 느끼지 않지만 역사의 교훈에 무지한 트럼프 행정부가 허황한 미몽에서 하루 빨리 깨어나도록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려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조목조목 반박하는 입장을 밝혔다.

통신은 “미국이 ‘최대의 압박과 관여’에 이어 확정한 이른바 대조선정책 ‘4대기조’라는것은 백악관 정책작성팀의 지적능력의 한계와 시야의 협애성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았”으며, “조선의 핵에 부딪쳐 아메리카의 세계 제패 전략이 맥을 추지 못하게 된 것은 물론 미국 자신의 운명이 위태롭게 된데로부터 터져 나온 숨가쁜 비명소리에 불과하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아무리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버둥 쳐도 명실상부한 핵강국인 우리 공화국의 지위는 끄떡없으며 침략자, 도발자들이 미처 정신차릴 새 없이 핵무력의 다양화, 고도화는 더욱 다그쳐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새로운 대북정책으로 ‘최대의 압박과 관여’를 최종 확정한 최근 이를 구체화해 ‘4대기조’로 공개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정식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4대기조’란 첫째,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둘째, 모든 제재와 압박을 강화하며 셋째, 북한 정권교체를 추진하지 않고 넷째, 최종적으로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통신은 먼저 ‘핵보유국 불인정’에 대해 “정책이라고 하기 전에 절망의 벼랑 끝에서 질러대는 탄식소리 또는 막무가내로 부려대는 어거지떼”라고 일축했다.

이어 “명백한 것은 이제 와서 ‘북핵 폐기’란 꿈도 꿀 수 없을 만큼 불가역적인 것으로 되었으며 오늘 우리의 전략적 지위는 무엇으로써도 허물 수 없을 만큼 확고해졌다”며, “결국 미국의 ‘핵보유국 불인정’은 실제상 우리 공화국이 더는 무시할 수 없는 핵강국으로 떠올랐다는 것을 인정하는 완곡된 표현, 무언의 선언이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다음 ‘모든 대북제재와 압박 강화’에 대해서는 “우리에게는 그 어떤 제재와 압박도 통하지 않는다”며, “미국은 ‘제재와 압박’을 만능의 도깨비 방망이로 여기고 함부로 조선에 대고 휘두르다가는 제 머리만 까는 비극밖에 가져올 것이 없다는 것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4대기조의 세 번째 항목인 ‘북 정권교체 배제’에 대해서는 ‘엉큼한 미국의 속내가 들여다보이는 섣부른 둔갑술’이라며, “미국이 우리더러 이 제도를 지키는 핵보검을 내놓으면 침략도 하지 않고 제도도 건드리지 않겠다고 하고 있으니 이것은 산사람 보고 간을 빼주면 살려주겠다고 하는 것이나 같은 뻔뻔스러운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말을 뒤집어보면 “핵을 내려놓지 않으면 침략도 불사하고 제도 전복도 서슴지 않겠다는 소리”라며, “애당초 한 주권국가를 대상으로 침략을 하느니 마느니, 정권을 교체하느니 마느니 하는 따위를 공공연히 정책기조로 정하는 자체가 얼마나 교만방자하고 횡포무도한 전횡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들이 누구의 제도를 전복하는 것은 의례히 정의롭고 응당한 것이지만 자비와 관용을 베풀어 그를 추구하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떠는 것은 강도가 남의 집 문지방에 칼을 빼들고 서서 집주인에게 침범하지 않을 테니 고맙게 생각하라고 지껄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라며, 거듭 ‘북 정권교체 배제’ 논리의 허구를 폭로했다.

끝으로, 4대기조의 마지막 항목인 ‘최종 대화로 문제해결’은 “트럼프 행정부가 진퇴양난과 궁여지책의 덤불에 빠져 헤매다가 이른 자가당착의 종착역”이라고 비꼬았다.

통신은 미국 쪽에서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이라는 새로운 출구전략을 내놓았다며 여론을 오도하고 있으나 “미국의 ‘대화’ 타령은 입에는 꿀을 바르고 속에는 칼을 품고 짓는 삵의 웃음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상적인 순서라면 제일 처음에 있어야 할 ‘대화’ 항목을 맨 마지막에, 그것도 ‘최종적’이라는 딱지를 달아 놓은 것만 보더라도 “선 압박, 후 협상원칙에 따라 최대의 압박과 제재로 누구를 굴복시킨 다음 대화탁(테이블)에 끌어내어 항복서를 받아내겠다는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북한과 미국은 공개, 비공개로 별의별 협상을 다 벌여보았지만 힘겹게 도출해 낸 각종 합의와 성명 중 어느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고 이행된 것도 없다며, 설사 대화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소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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