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보혁기자(bhsuh@tongilnews.com)


올해 들어 서방국가들과 활발한 외교관계를 수립하고 있는 북한이 기존의 대외정책 이념을 다시 강조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28일 북한당국이 "완전한 평등과 호상존중의 원칙에서 143개의 나라와 외교관계를 맺고 친선과 협조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하였다.

이 통신은 이 세 가지 대외정책 이념이 노동당이 발전시켜 온 점을 상기시키면서 그 가운데 자주의 원칙을 가장 강조하였다. 통신은 북한이 자주성을 옹호 고수한 예를 푸에블로호 영해 침입, EC-121호 영공 침입, 판문점 도끼사건, 핵사찰 등 미국과의 관계에서 찾았다.

이같은 북한의 태도는 현재 북-미 고위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협상에 임하는 북한당국의 기본 시사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통신은 "공화국의 자주권을 침해하거나 내정에 간섭하려는 책동에 대해서는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 (노동당의) 혁명적 원칙성"을 강조하였다.

북한은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나타나는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해 미국과 일본 당국이 북한 위협론을 거론하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하였다. 이 통신은 미국이 `군축`과 `(긴장)완화` 뒤에서 "무력증강책동을 다그치며 힘의 우위를 차지하려 할 때에도 … 그의 기만성과 위험성을 폭로하고 미제국주의자들의 무력간섭과 전쟁도발책동을 반대하여 투쟁"한 점을 상기하였다. 이것은 북한이 최근 미국의 대한반도 태도에 대한 경계의 의미로 폴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북한의 대외정책 이념으로 평화와 친선의 의미도 강조하였다. 평화의 원칙과 관련하여, 반전 반핵 평화옹호운동을 강조하며 "외국 군사기지의 설치와 외국군대의 주둔을 반대하며 군사적 압력을 해체하기 위한 투쟁"을 주장하였다. 또 친선의 원칙과 관련해서는 "쁠럭불가담 및 발전도상나라 인민들의 투쟁"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통신은 과거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는 자본주의나라들과도 선린관계를 맺고 평등과 호상존중의 원칙에서 경제문화적 교류를 발전시켜 나"간 경험을 말하며, 대미관계 등 서방국가들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재확인하였다.

북한 관영언론이 자국의 대외정책 이념을 재강조하고 나선 것은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한 국가는 물론, 이를 추진하는 나라들에 대해 북한의 기본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즉 최근 북한의 대서방 관계개선 노력은 서방의 가치관 및 서방 주도의 국제질서에 그대로 편입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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