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희주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이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대통령의 성주.김천 방문을 요청하며, 사드반대를 외치는 1인시위를 시작했다. 성주.김천.원불교와 사드저지전국행동은 이날부터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6월말까지 청와대와 미국대사관, 광화문 광장 등에서 평화행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선 ‘사드반대’가 선명하게 새겨진 대형 깃발이 휘날렸다.

밀짚모자를 쓴 한 남성이 등 뒤로 ‘사드반대’ 깃발을 꽂고, 몸 앞으로는 “문재인 대통령님! 김천·성주 주민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라는 피켓을 든 채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한미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6월 말까지 매일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하루 12시간 청와대 분수대 앞과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될 성주·김천 주민의 평화행동이 이날부터 시작됐다.

첫날 1인시위에 나선 박희주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김천에서 1인 시위를 백날해도 허공에 메아리니까 청와대 앞으로 가겠다고 말하고는 김천에서 올라왔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김천·성주 주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건 “김천·성주·원불교 등 사드 반대하는 많은 분들이 소성리를 지키고 있는데도 사드가 불법으로 들어왔으니. 그 불법의 현장에 대통령이 한번 와 주면 정말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께서 대한민국 전체 국민이 원하는 그 대답, 노 사드(NO THAAD)의 강한 의지를 보여 달라는 요청이다. 사드는 안 된다, 모든 걸 원점 재검토하라는 그 말 한마디를 해주시기를 손꼽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 불법을 무릅쓰고 그토록 강행처리를 한 것도 원점 재검토하면 돌이킬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고는 “이제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모든 법적·행정적 절차를 무시하고 반입한 사드는 들어내야죠”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지난 4월 26일 야음을 틈타 사드 장비 반입이 기습적으로 이루어질 때까지만 해도 과연 사드를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컸지만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이제 진짜 막을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와 자신감이 더 커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말씀 해달라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노무현 대통령 이야기부터 시작했다. “정말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했다. 오늘도 눈물 흘리면서 노무현 대통령 연설을 듣고 있었는데, 이런 말씀을 하셨더라. ‘내가 깜인지 아닌지 몰랐었는데, 문재인이라는 친구가 내 옆에 있기 때문에 이제는 내가 당당히 말할 수 있다. 나는 대통령 깜이다’라고. 진정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라면 잘못된 것은 바로 잡고 단 한명 국민의 목소리라도 들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마침 이날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8주기가 되는 날이다.

박 위원장에게 사드는 북한 미사일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며, 대한민국에는 재앙일 뿐인 무기이다. 사드로 인해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가 됐는데, 다시 평화로운 가운데 번영을 구가할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다함께 사드를 반대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사드 기습반입 직후인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3일까지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온 원불교비대위는 32일째 접어든 평화백배를 계속 이어가고,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청와대와 미국 대사관 앞 1인시위, 서한발송 등 다양한 평화행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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