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엘리자베스 이브스 칼럼니스트
역자 :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출처 : <The 4thmedia> 2017년 5월 20일자(http://www.4thmedia.org/2017/05/north-korean-nuclear-program-cant-be-stopped-with-weapons/)

 

지그프리드 헤커는 북한과 러시아의 핵시설을 모두 가봤다는 점에서 미국인 중의 드문 사람이다. 플루토늄 과학의 전문가이자 스탠포드대학 국제안보협력센터 교수인 헤커는 또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역주/미국의 국립 연구소, 맨해튼 계획으로 세계 최초로 핵폭탄 개발, 국가안보, 우주탐사, 재생에너지, 의약, 나노기술, 슈퍼컴퓨터 등 광범위한 연구를 하는 세계 최대 연구소 중의 하나)의 전 이사이기도 하다.

여기에 북한의 핵 능력,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 역내 힘의 균형에 대한 남한 새 대통령의 영향 등에 대한 헤커 박사의 견해를 게재한다. 북한이 국제적 반대에도 어떻게 하여 핵무기를 개발해왔는지를 설명하면서 미국이 군사력으로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 [사진-The 4thmedia]

왜 북한은 미 본토를 때리려고 하는가

엘리자베스 이브스 : 북한은 현재 어떤 핵무기를 어떤 거리로 운반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까? 이를 헤커 박사는 어떻게 알았습니까?

지그프리드 헤커 : 북한이 10년에 걸쳐 다섯 차례 핵 실험을 했기 때문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 핵 실험을 통해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게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 능력을 높인 것 같습니다. 또 단거리 미사일을 안정적으로 발사할 수 있음을 북한은 수년간 증명해왔습니다. 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을 남한과 일본의 그 어디에나 도달하게 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엘리자베스 이브스 : 지난 5월 14일 북한의 미사일 시험은 어떤 능력과  의도를 보여주는 것인지요?

지그프리드 헤커 : 미사일 전문가가 북한의 발표와 사진을 아직 분석 중입니다. 그러나 이전의 그 어떤 북한 미사일보다 성능이 우수하다는 점에 벌써 동의하고 있어요. 30분 만에 약800Km를 날아 러시아 국경 남쪽 일본해에 낙착했고 고도는 2,000Km를 초과했다고 보고됐습니다. 고각으로 발사되었는데, 만일 정상 각도로 발사하면 적어도 4,000Km는 날아갈 것입니다. 이는 괌을 사정거리에 두는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될 것입니다. 이 미사일 실험의 더 중요한 목적은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보유에 더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엘리자베스 이브스 : 어떤 일련의 사건으로 김정은이 남한이나 일본과 같은 주변국에 핵공격을 가하게 될까요?

지그프리드 헤커 : 나는 김정은이 아무에게나 까닭 없이 핵공격을 가하는 상황을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전략로켓부대들을 장악한 김정은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군부에 대해서는 더 알지 못합니다. 위기상황에 대한 북한의 계산 착오나 필사적인 대응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은 그들의 처지에서 작은 핵무기가 재래식 대결을 완화하거나 종식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는 사실입니다.

엘리자베스 이브스  : 북한이 실험한 가장 큰 핵폭탄은 어떤 것이며, 그 핵폭탄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입니까?

지그프리드 헤커 : 지금까지 북한이 실험한 핵무기의 최고 폭발력은 15~25 킬로톤인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파괴하여 약 20만 명을 즉사시키고 수많은 생존자들에게 장기간 방사능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안 되게 만든 원자탄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만일 그런 핵무기가 서울에 떨어진다면 수십만 명, 아니 그 이상의 사람들이 죽을 것입니다.

엘리자베스 이브스 : 북한이 남한이나 일본을 핵 공격한다면, 단기적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까요?

지그프리드 헤커 : 단기적 악영향도 무시무시하고 장기적 악영향도 파괴적일 것입니다. 만일 남한이나 일본에 몇 개의 핵폭탄이 떨어진다면, 백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대규모 대피 이전, 장기간 건물과 토양의 오염 제거 노력에 봉착하겠지요. 위험한 방사능 구름이 남한, 일본, 중국을 뒤덮을 것이고 풍향에 따라 러시아에도 갈 것입니다. 국제질서도 파괴되겠지요.

엘리자베스 이브스 :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 같이 먼 곳을 공격할 수 있기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그런 능력을 보유하기 위해 어떤 기술적 진전이 필요합니까?

지그프리드 헤커 : 핵무기를 장착한 미사일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능력을 아직 북한은 갖고 있지 않다고 나는 믿습니다. 지난 5월 14일의 미사일 실험은 어느 정도 더 가깝게 왔지만, 북한은 매우 부족하고 매우 성공적이지 못한 장거리 로켓실험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숨겨진 위치에서 신속히 발사할 수 있어 가장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고체연료로켓도 번번히 실패해왔습니다. 지금보다 사정거리를 더 확장하기 위해 핵탄두를 더 소형화해야 하며, 지상발사 시 압력과 대기권 재진입시 고열과 압력을 견뎌내야 합니다. 지금의 속도로 북한이 약 5년 이내 핵탄두 장착 ICBM에 요구되는 기술적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꼭 묻지 않으면 안 되는 한 가지 궁금한 질문은, 왜 북한이 미 본토를 때리려고 하는가 입니다. 그런 능력으로 미국을 위협하려는 것은 분명하지만, 실제 발사하는 것은 자살행위로서 북한이 그러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엘리자베스 이브스 :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위협하는 것 이외에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요?

지그프리드 헤커 :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 증식이 국내 정책과 대외관계를 어떻게 바꾸었는지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핵무기는 북한 인민의 헌신을 계속 강조해온 김정은 체제를 정당화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또 국가 안보의 보다 확고한 기틀을 마련하고 경제발전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게 만듭니다. 평양의 생활조건이 국제제재에도 지난 몇 년 현저하게 개선되어왔다고 외국인 방문객들이 입을 모으고 있어요. 김정은은  군사강국과 경제발전이라는 양면정책을 공식적으로 추진해온 것입니다.

대외적으로는, 북한의 핵 보유가 남한, 역내 다른 나라와의 관계에서 더 공세적으로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북한이 그간 1960년대 후반의 특별한 공격행위로 복귀한 경우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핵무기를 보유한 세계 10개국 미만의 하나가 됨으로써 주변국에 대한 북한의 대외정책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핵무기 보유가 위기상황에서 정권의 행동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우리는 알 수 없습니다.

엘리자베스 이브스 :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북한의 핵무기, 핵 물질, 핵 제조시설을 모두 파괴할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또 그렇지 않다면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그프리드 헤커 : 미국이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파괴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핵무기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도 없고요. 몇 개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도 한반도 전역에 버섯구름을 일으키지 않고 그 핵무기들을 파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미국이 북한의 핵 물질을 모두 찾아내어 폐기할 가능성도 희박합니다.

미사일 발사기지는 파괴될 수 있고 핵실험 터널이 폭파될 수 있으며, 핵 제조현장은 파괴될 수 있고 북한 미사일도 발사 후 요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신뢰성 있게 찾아낼 수 없는 이동식 발사대와 잠수함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핵 실험 터널도 파고 있습니다. 북한이 은밀한 핵 제조시설을 갖고 있음을 알지만, 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미군은 발사 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결론적으로 군사공격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후퇴시킬 수는 있지만,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올려져 있다"라는 선언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한국의 정부는 그 어떤 군사적 개입을 도저히 승인할 수 없다고 나는 믿습니다. 북한이 군사작전을 먼저 개시한다면, 그 때만 군사적 옵션이 검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엘리자베스 이브스 : 북한이 6차 핵 실험을 단행할 것이란 얘기가 있습니다. 왜 이런 보고가 나오지요?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지그프리드 헤커 : 북한은 신뢰할만한 핵 장착 ICBM 개발로 나아가기 때문에 다시 핵 실험을 단행할 기술적 이유는 충분합니다. 그 실험 장소가 준비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핵 실험을 하지 않는 유일한 길은 정치적 결과, 특히 중국과 남한 새 정부로부터의 정치적 결과 입니다.

엘리자베스 이브스 : 북한이 20~25개의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으로 추정했는데,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지그프리드 헤커 : 20~25개의 핵무기를 가질만한 충분한 플루토늄과 대단히 풍부한 우라늄을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나의 추정은 매우 불확실한 겁니다. 우라늄 농축 능력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추정은 넓은 범위에서 2010년 11월 나의 지난 영변 방문 시 관측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내가 알기로는 그 이후 북한 핵 발전소를 살펴본 외부인은 없었습니다. 우리의 직접적 경험은 30분 둘러보고 원심분리시설에서 북한전문가들과 토론한 것이 전부 입니다. 나머지 추정은 간접적 증거-위성 사진, 북한이 마음먹고 홍보한 것, 기능과 취득 모델까지-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평양에 특사 파견하고, 6개월 안에 북미 양자회담 열려야

엘리자베스 이브스 : 북한은 2006년 1차 핵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국제적 반대에도  1차 핵 실험으로부터 오늘의 핵 무기고까지 오는 게 어떻게 가능했는지요?

지그프리드 헤커 : 현명치 못한 미국의 정책과 핵 확산을 막는 국제사회의 잘못된 접근법이 가져온 서글픈 반사현상입니다. 핵 개발 중단을 위한 주요 국제메카니즘이 있지만, 북한의 경우 핵 확산의 공급측면을 통제하는 데 끔찍하게 실패했어요. 작심한 나라의 정부가 시간을 두고 자체 폭탄제조능력을 개발할 수 있을 만큼 국제 수출 시스템이 엉성합니다.  북한에는 이런 과정이 더 촉진되었지요. 제재와 고립이  핵무기의 포기가 아니라 전면적 개발을 허용했으니까요. 왜 핵무기를 원하는지, 무엇이 그런 결정을 하게 하는지라는 수요 측면에 충분한 주목을 돌리지 못한 것입니다.

클린턴 행정부는 외교를 통해 핵폭탄으로 가는 북한의 이동을 크게 둔화시켰습니다.  부시 행정부는 외교를 거절했는데, 그 결과가 어떤 것인지 몰랐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동안 가만히 서 있었어요.  후속 외교 시도는 너무나 적었고 너무나 늦었지요. 이것이 이란과의 핵협정에서 교훈으로 작용했습니다. 거래를 죽이면 그 후과에 대비하는 게 더 좋다라는.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북 핵실험을 맞아 외교를 효과적으로 추진할 능력도 의사도 없었습니다. 북한에  제재를 가하고 중국에게 압력을 가하는 이 두 개의 전술에 의존한 겁니다. 북한은 핵무기 개발을 계속하는데 말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북한을 다루는 방법에서 결코 똑 같지 않는데.

엘리자베스 이브스 : 남한에는 전임자보다 더 유화적인 대북접근을 모색하는 새 대통령이 선출됐습니다. 이것이 북한의 핵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지그프리드 헤커 :  결론적으로 말해, 한반도 핵 위기는 한겨레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해결되어야 합니다.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은 대북정책에서 외교적 관여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한국과 미국이 통일된 전략을 수립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그 목소리가 외교적 해법을 찾는 새로운 남한 대통령의 시각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나는 트럼프가 문재인을 돕고, 그래서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외교를 미리 회피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엘리자베스 이브스 :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한다면, 다음 달에, 6개월 안에, 내년에 대북 관련 무엇을 하라고 주문하고 싶습니까?

지그프리드 해커 : 다음 몇 주 안에 있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급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다시 말해 한반도의 핵 폭발을 피하기 위해  평양에 특사를 파견해야 합니다.  그 위험이란, 김정은의 과신이나 오산, 또는 위기상황에 대한 예기치 못한 대응으로  핵폭발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나는 또한 북한에서 핵무기 사고가 날까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위협을 느껴 핵무기 배치를 시작할 경우에 특히 그러합니다. 더구나 만일 북한의 변동이나 혼란이 있을 때, 누가 핵무기를 통제할 것인지, 그 핵무기가 어떻게 될 것인지 걱정됩니다.

향후 6개월 안에 북미간 추가 양자회담이 열려야 합니다.  미국이 별도로 한국, 중국과 정보 소통하면서 말입니다.  미국은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의 관심사를 경청해야 합니다. 이러한 대화로 내년의 다자 회담(북한 핵무기의 중단, 감축, 그리고 궁극적 폐기를 논의하는) 재개를  위한 기반이 구축되는 것입니다. 이 대화는 또 북한과 미국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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