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국회 이인영의원실이 공동주최한 '신정부의 대북지원정책 방향 모색 및 대북지원 제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가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북한의 핵 억제력 강화와 이를 문제 삼은 미국의 대북 강경분위기가 연일 충돌하는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갓 출범한 새 정부가 구상하는 ‘평화로운 한반도’는 어떤 모습일까?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15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신정부의 대북지원정책 방향 모색 및 대북지원 제도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기존연설에서 새 정부와 민주당의 ‘평화로운 한반도’ 청사진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심 위원장은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통일, △남북협력의 법제화와 한반도의 비핵화 합의, △남북이 함께 잘사는 경제통일이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공동으로 구상하고 있는 ‘평화로운 한반도’가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 정치권만의 통일 논의는 색깔론을 넘어설 수 없다”며, “대북정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감으로써 교류협력 사업을 포함하여 중요한 대북정책에 대한 결정 과정에 우리 사회의 다양한 입장들이 체계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통일’을 제시했다.

또 “역대 정권에서 추진한 소중한 합의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절된 아픈 경험을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며, “국회는 남북 간 합의를 법제화하고 지속가능한 대북정책과 남북교류를 제도화하기 위한 각종 법제도의 정비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제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해 나간다면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어 “경제 위기 속에서 성장 동력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우리에게 경제활동 영역의 확장은 아주 시급한 과제”라며, ‘남북이 함께 잘사는 경제통일’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이루는 한축이 라고 설명했다.

경제활동 영역의 확장이 필요한 것은 북한도 마찬가지이며, “남북경제협력은 생산공동체, 소비공동체, 수출공동체를 만들어 ‘한강의 기적’을 ‘대동강의 기적’으로 확장시킬 것이다. 그것이 바로 ‘한반도의 기적’”이라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이 같은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기 위해 새 정부에서는 ‘남북간 신뢰 구축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이 시급한 과제라고 제시했다.

그 첫걸음으로 민간차원의 교류협력 활동, 특히 인도적 대북지원을 적극 보장하고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에 대한 인식의 전화도 필요하며, 농업개발, 생태계복원, 감염병 관리 등 남북 갈등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사안부터 민관이 협력해 전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북지원에 대한 원칙과 사회적 합의를 보장하기 위해 관련 법안들을 조속히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 위원장은 지난 정부에서 겪은바 “아무리 인도주의 원칙에 기반을 둔다 하더라도 남북관계의 특성상 대북지원은 국내 정치상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앞으로의 대북지원은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협력사업을 매개로 남북한 상호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공존을 증대시키는 차원으로 계획되고 실행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와 국회 이인영 의원실이 공동 주최하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이 후원해 국회의원회관 2층 소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지난해 북민협과 함께 ‘남북간의 인도지원 및 개발협력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고 입법 공청회를 열었던 이인영 의원은 인사말에서 새로 출범하는 민주정부에서 평화와 통일로 가는 물꼬를 다시 터야 한다며, “이 법을 통해 인도적 지원만큼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속가능하게 함으로써 인도주의적 목적을 달성할 뿐 아니라 평화의 주춧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 자체로 인도적 사업영역의 자구적 경제기반을 조성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북한의 경제적 발전을 통해 남북간의 경제적 연합과 협력을 가능하게 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인도적 지원사업을 개발협력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발협력 사업에 대해서는 “경제적 이해관계를 함께 하다보면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평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이제훈 북민협 회장은 “그동안 대북인도 지원사업은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지금은 서 있는 실정인데, 남북 대화와 협력을 강조해 온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북정책이 바뀌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며, 이날 정책토론회를 통해 방향과 법·제도 틀에 대한 의지가 모아지길 기대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함경북도 수해 피해를 지켜보면서 인도지원을 불허한 정부의 태도 때문에 발만 동동 구르던 상황을 언급하면서 “다시는 인도지원 사업이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벤 슈베어젠스키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 소장은 “현재 한반도의 상황이 국제사회의 가장 어려운 외교적, 안보적 과제임을 잘 알고 있지만 이런 관점에만 경도되어 일상의 인도적 상황을 외면하는 것은 모두의 행복과 협력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의 신뢰성을 간과하는 것”이라며, 대북 인도적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이의 제도화를 위한 토론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이날 토론에는 이우영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와 김태균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최철영 대구대학교 법대 교수가 각각 ‘신정부 대북지원의 방향’, ‘유엔북한전략계획 2017-2011:함의 및 전망’, ‘대북인도지원 제도화 및 ‘남북인도적 지원 및 개발협력법’의 입법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고 차두현 통일연구원 객원 연구위원과 강영식 북민협 정책위원장, 조 델러리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지정토론자로 나섰다.

평화로운 한반도와 인도적 대북지원의 발전을 위한 민·관·정 공동협력을 모색하며...(전문)

심재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안녕하십니까?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심재권 위원장입니다.

‘신정부의 대북지원 정책 방향 모색과 제도화’를 주제로 개최되는 금번 정책토론회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에 비추어 참으로 시의적절한 정책토론회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좋은 정책토론회를 준비해주신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이제훈 회장님, 프리드리히에버트재단 한국사무소 슈베어젠스키 소장님, 그리고 이인영 의원님께 먼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참석하신 모든 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함께 드립니다.

지난 5월 10일 문재인 새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전임 대통령이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물러난 상태에서 출범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출범을 마냥 축하만 할 수 없는 중차대한 과제들이 새 정부 앞에 놓여 있습니다.

특히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은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위기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능력 고도화 움직임과 그에 맞서 선제타격까지 거론되는 강경한 대북 응징 분위기가 충돌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도 번영도 장담할 수 없는 위기의 시기에 새로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따라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구상을 가지고 나서야 합니다. 오늘의 위기를 극복할 담대한 청사진이 필요합니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공동으로 구상하고 있는 평화로운 한반도는 다음 세 가지 차원으로 완성될 것입니다.

첫째,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통일입니다. 국민이 참여하지 않는 정치권만의 통일논의는 색깔론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우리들 사이의 갈등을 더 키울 것입니다. 국민이 먼저 절박하게 평화를 꿈꾸고 통일과정에 참여하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 일방의 대북정책을 지양하고 대북정책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감으로써 교류협력사업을 포함하여 중요한 대북정책에 대한 결정과정에 우리 사회의 다양한 입장들이 체계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둘째, 남북협력의 법제화와 한반도 비핵화의 합의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7.4공동성명, 노태우 대통령의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대통령의 6.15공동선언, 노무현 대통령의 10.4정상선언까지 그간의 성과를 소중하게 이어가야 합니다. 역대 정권에서 추진한 소중한 합의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절된 아픈 경험을 이제는 극복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남북협력에서의 국회의 역할을 높여야 합니다. 국회는 남북 간 합의를 법제화하고 지속가능한 대북정책과 남북교류를 제도화하기 위한 각종 법제도의 정비에 노력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대북정책의 법제화를 통해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돌발적인 사태도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법제화를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하고 한반도 비핵화에 합의해 나간다면 평화협정으로 나아가는 것도 가능할 것입니다.

셋째, 남북이 함께 잘사는 경제통일입니다. 경제 위기 속에서 성장 동력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우리에게 경제활동 영역의 확장은 아주 시급한 과제입니다.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남북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냐에 따라서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정치적 통일에 얽매일 것이 아닙니다. 남북은 먼저 경제 공동체를 이뤄야 잘 살 수 있습니다. 한반도 경제공동체가 형성되면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 높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또 한반도 단일경제권에 더해 동북아시아 역내 경제권이 형성되면 3%대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5%대로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남북 간의 경제통합만 이뤄지더라도 2017년~2050년 동안 우리 경제는 연평균 0.8% 정도 추가 성장이 가능합니다. 매년 5만개 가량 일자리가 신규 창출되는 효과입니다. 그러면 청년 일자리문제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우리기업의 북한진출은 한반도에 항구적 평화체제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제2의 경제 기적을 일으킬 것입니다. 남북경제협력은 생산공동체, 소비공동체, 수출공동체를 만들어 ‘한강의 기적’을 ‘대동강의 기적’으로 확장시킬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한반도의 기적’입니다.

참석자 여러분!

앞서 말씀드린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가기 위한 시급한 과제 중 하나는 남북 간 신뢰 구축을 통한 남북관계 개선입니다.

이에 새로이 출범한 신정부는 우선 남북 간 신뢰구축과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의 첫걸음으로 민간차원의 교류협력 활동, 특히 인도적 대북지원을 적극 보장하고 장려해야 할 것입니다. 그간 중단되어 있던 민간차원의 대북지원은 정치적 상황과 연계됨 없이 우선적으로 즉각 재개되어야 합니다. 또한 대북지원에 있어서는 민∙관 분리접근을 통한 민간분야의 자율성과 융통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정부 차원의 대북 지원에 대한 인식의 전환도 필요합니다. 남북관계는 대단히 정치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인도적 문제가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인도적 대북지원은 인도주의 원칙에 충실할수록 남북관계 발전과 북한의 태도 변화에 의미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교훈을 특히 김대중 정부의 인도주의 지원정책에서 배워야 합니다.

세번째, 국민과 함께 하는 민생통일 방안의 일환으로, 대북 지원이 일방적이라는 인식을 극복하고 남북 간 갈등으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일부터 해결하기 위해 농업개발, 생태계 복원, 감염병 관리 등 남북 공동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사업을 민관이 협력하여 전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남북 간 협력사업은 중앙정부가 독점해서도 안 됩니다. 가능한 여러 단위가 남북협력에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민간영역에서의 참여뿐 아니라 지역별, 도시별 교류관계를 맺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기업과 사회단체들도 북한과 상응한 영역에서 폭넓게 교류하고 협력하도록 해야 합니다.

네번째, 대북지원에 대한 원칙과 사회적 합의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서 관련 법률안들도 조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참석자 여러분!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아무리 인도주의 원칙에 기반한다 하더라도 남북관계의 특성상 대북지원은 국내 정치상황으로부터 자유스러울 수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했습니다. 따라서, 대북지원 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인도주의와 동포애라는 보다 큰 틀 속에 정치상황도 용해될 수 밖에 없는 정치문화를 시민사회와 국회가 만들어 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의 대북 지원은 북한 주민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협력 사업을 매개로 남북한 상호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공존을 증대시키는 차원으로 계획되고, 실행되어야 합니다. 우리 앞에 놓인 이러한 민족적 과제의 실현을 위해 민간과 국회, 정부가 다함께 힘을 모아 대북 인도지원이 ‘평화로운 한반도’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다같이 더욱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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