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를 발사한 이유에 대해 미국과 중국 언론들이 나름의 분석을 쏟아냈다. 

미국 <CNN>은 14일(현지시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고도 2,000km를 돌파했고 약 30분간 800km를 비행했다는 일본 측 발표를 전했다. 데이비드 라이트 ‘우려하는 과학자모임’ 공동의장은 이 미사일이 미국의 괌 앤더슨 공군기지를 타격권 안에 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B-1, B-2, B-52 등 전략폭격기가 전개하고 있는 곳이다. 

<CNN>에 따르면, 칼 슈스터 하와이 태평양 대학 교수는 발사시점이 중국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막일이고 낙하지점이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톡 인근 해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일대일로 포럼’ 계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네가 말 좀 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 

15일 <워싱턴포스트>도 미사일 전문가 존 실링을 인용해 북한이 괌에 있는 미군 기지 타격 능력을 시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링은 “보다 중요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의 실질적 진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승 고도가 2,000km를 넘었고,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다는 북한 측 발표를 근거로 들었다. 이 신문은 ‘화성-12’가 지난달 ‘태양절(4.15)’ 열병식에 등장했던 ‘신형 미사일’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축제일에 북한에게 한방 맞은 중국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기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중국은 조선(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여 진행한 유관 발사 행동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반도 정세가 복잡 민감하므로 유관국들이 자제하고 지역 정세의 긴장을 한층 끌어올리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15일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지린대 쑨싱지에 교수는 “정말 완벽한 타이밍”이라고 꼬집었다. “시진핑의 최우선순위는 이날 (일대일로) 정상회담 주최이고, 트럼프는 FBI국장 해임사건에 붙잡혀 있다. 아무도 김정은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 

카이지안 푸단대 교수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군사적 해결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가능한 많은 칩을 확보하길 바란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