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영순 킨슬러재단 회장이 2~10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사진제공 - 킨슬러재단]

“아침에 호텔 로비에 내려오니까 어느 정도 다 알고 있더라. 이제는 남북관계가 잘 될 것이라는 안도의 한숨을 쉬는 느낌이었다.”

대통령 선거일을 끼고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신영순 킨슬러재단 회장은 평양에서 남쪽 대통령 선거 결과를 접한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신영순 회장은 12일 오전 서울 경복궁 인근 한 커피숍에서 기자와 만나 “평양에서도 원산에서도 만나는 사람마다 누가 될 것 같냐고 물었다”며 “나는 호텔 방에서 10일 새벽 1,2시에 중국TV를 보고 (대선 결과를) 알았다”고 말했다.

▲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등과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 문제 등을 협의했다. [사진제공 - 킨슬러재단]

미국 국적인 신 회장은 방북 기간에 리모델링 한 조선장애자어린이회복원을 비롯해 조선장애자예술협회, 건축 중인 동대원 장애자운동관, 원산 롱아학교 등을 방문했다.

동대원 장애자운동관은 오는 6월 18일 ‘조선 장애자의 날’까지 완공을 목표로, 지하에 목욕탕, 1층에 식당과 빵집, 2층에 장애인 보장구 전시 및 판매장, 커피숍, 미장원, 3층에 피트니스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신 회장은 특히 그간 몸담았던 국제푸른나무를 떠나 새로 설립한 킨슬러재단(Kinsler Foundation) 회장 자격으로 이산가족 미국동포 등 4명과 함께 방북했다.

신 회장의 시아버지 고 킨슬러 목사는 1928년부터 평양에서 선교활동을 했고, 남편 킨슬러 목사도 신 회장과 함께 대북 지원과 교류를 지속해오다 이참에 킨슬러재단을 설립한 것.

그간 북한 장애인과 고아 등을 지원해온 신 회장은 “북한이 평창 동계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며 “성사되면 북한이 처음으로 동계 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 201년 봄철 장애자 및 애호가탁구경기가 2~7일 진행됐다. [사진제공 - 킨슬러재단]
▲ 수상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방북 중인 아길라 유엔인권이사회 산하 장애인권리 담당 특별보좌관도 함께 했다. [사진제공 - 킨슬러재단]

북한이 평창 동계 장애인올리픽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국제장애인올림픽위원회(IPC)에 참가의사를 통지하고 종목에 따라 예선전을 치르는 등 관련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 회장은 “북한이 최초로 참가하는 만큼 도울 수 있는 것은 돕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방북 기간에 북한 장애인 인권 실태조사차 머물고 있던 유엔장애인인권위원회 관계자 4명을 만났다고 전하고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련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6월 유엔장애인인권위원회 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처음으로 밝혔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청년장애자체육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내년에 열릴 예정인 아시안게임에도 참가하기 위해 역도 종목을 추가하는 등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조선장애자예술단이 5월 17일부터 1주일동안 영국 옥스포트대학와 캠프리지대학에서 공연한다”며 “북한의 장애인 체육.문화 관련 대외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 평양 대동강구역에 위치한 한 탁아소를 방문했다. [사진제공 - 킨슬러재단]
▲ 원산 롱아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참관했다. [사진제공 - 킨슬러재단]

평양에 사무소를 둔 민족장애자.원아협력사무소 공동소장을 맡고 있는 신 회장은 평창동계장애인올림픽에 북한 선수들이 참가하도록 돕는 것은 물론, 그에 앞서 남측 장애인 탁구단과 예술공연단이 육로로 방북해 시합과 공연을 벌이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신 회장은 “지난 잃어버린 10년을 지나 다시 이 민족의 화해와 평화의 길을 여는데 기여하고 싶다”며 “장애인 체육, 예술 교류가 남북관계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남북 장애인 예술제와 탁구 친선경기를 남북을 오가며 진행할 수 있고, 북측도 대환영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남북관계 단절로 얼어붙은 마음들이 장애인 체육.예술 교류의 감동으로 녹아져, 민족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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