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는 지금이라도 절차를 무시하고 배치 중에 있는 사드를 중단하고 차기 정부에서 충분한 공론화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진행할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주한미군의 26일 새벽 기습적인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장비 배치에 대해 원불교가 이례적인 교정원장 명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최첨단 전쟁무기인 ‘사드’가 결국은 한반도 성주 땅에 기습적으로 배치가 되었다”며 “정부가 국민의 의사와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성주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끝나기도 전에 주민의 반대를 무시하고 사드배치를 강행한 것은 국민화합을 저해하는 일이며, 현재 대선을 앞두고 차기 정부에 주권 국가로써 외교안보를 수립해 나아가는데 매우 큰 부담을 안겨주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은숙 교정원장은 특히 “원불교인들에게 성주는 ‘평화의 성자’라 불리는 원불교 제2대 정산 송규 종법사의 탄생지이며 구도지”라며 “인류의 평화를 말하며 지키고자하는 원불교의 성지위에 이율배반적인 전쟁의 무기인 사드가 배치된 작금의 현실에 원불교는 안타까움과 함께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소태산 박중빈(1891-1943)을 이은 정산 송규(1900-1962) 종법사는 성주골프장 입구 초소와는 불과 5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태어났고, 이곳 탄생가와 구도지 등은 원불교인들에게는 ‘성주성지’로 신성시되고 있다.

한 교정원장은 “무조건적인 사드배치 강행은 국민분열을 더욱더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국가와 국민이 둘이 아닌 하나의 상생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원불교는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성주 롯데골프장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으며, ‘사무여한’(死無餘限, 죽어도 한이 없음) 정신으로 반드시 막아내겠다는 불퇴전의 각오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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