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반도 전쟁 위기를 부추켜 시청률을 올린 미국의 한 지상파 방송사가 외교가에서 화제다. 이달 초에는 메인앵커를 한국에 보내 오산 미군기지에서 뉴스를 송출하며 전쟁 전야 분위기를 연출하더니 13일(현지시간)에는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판단되면 미국이 선제타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내보냈다. 

그 방송사는 바로 <NBC>다.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에게 ‘애국방송’이라 칭송되던 국내의 한 방송사와 이름뿐만 아니라 하는 짓까지 빼닮았다.

<NBC>가 밀고 있는 ‘북한 핵실험 임박시 미국의 선제타격’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아주 낮다. 

‘한반도 위기’로 정치군사적 이득을 챙기고 있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든든한 지원군인 일본 공영방송 <NHK>가 14일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NBC의 보도는) 완전히 틀렸다”고 선을 그었을 정도다. 

압박 일변도의 대북 정책을 취해온 한국 정부도 ‘북폭론’ 또는 ‘선제타격론’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북한문제를 국내정치에 능란하게 활용해온 ‘보수정권’에게도 넘어서는 안될 ‘레드라인’은 있는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14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NBC> 보도가 틀렸다고 일축했다. 

우선 미국이 북한 내 어떤 표적을 타격해야 하는지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5차례 핵실험을 실시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에 대한 군사적 공격은 그 자체도 어렵지만, 북한뿐 아니라 중국으로의 방사능 오염 문제가 있다.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16일부터 한국과 일본 등 아태 지역 4개국을 순방한다. 미국이 자국 부통령을 상대의 보복 공격 범위 안에 놓고 선제타격을 감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상상하기는 어렵다. 지난 11일부터는 105번째 ‘태양절(4.15)’ 행사 취재차 60개사 200여명의 외신기자들이 평양에 체류 중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왕이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14일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동란 방지가 중.러 공동의 이익”이라며, 한반도 긴장을 신속하게 완화하고 대화로 복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이번 주말 또는 몇 주 내에 (6차)핵실험을 단행해도 그에 대한 반응은 외교적일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더 많은 군사 자산을 배치하는 식이다. 한반도로 접근 중인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의 임무도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데 맞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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