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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항모전단의 몇 가지 용도<기고> 미‧중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 장대현
장대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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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13  21:2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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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현 (전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트럼프, 항모전단에 핵잠수함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는 플로리다 행 전용기 안에서 “중국이 대북 압박을 강화하지 않으면 독자적으로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그리고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핵 억제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데 합의했다”면서도 “중국 입장에서 이 사안이 우리와 조율할 수 없는 것이라면 독자적인 길을 갈 것이고, 그렇게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중국이 미국의 방법론에 이견을 제시, 전체적인 합의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어떤 차이였을까?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미 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못박아, 선비핵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시 주석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쌍궤병행 구상과 쌍중단 제안을 미국 측에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쌍중단이란 북의 핵실험과 한미연합훈련의 동시 중단을 통해 대화의 조건을 만드는 것이며, 쌍궤병행은 한반도 비핵화 회담과 북‧미 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을 병행 추진하는 것이다. 방법상 이견이라지만, 봉합 불가능한 차이다.

미‧중의 이러한 격돌은 한반도 상황을 바꿨다.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은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동맹국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모든 옵션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면서 “북한은 핵 능력을 갖춘 불량정권”이라고 했다. 같은 날 데이비드 베넘 미군 태평양사령부 대변인은 칼빈슨 항모전단이 항로를 변경, 한반도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하면서 “북한은 이 지역 최고의 위협”이라고 말해, 북을 조준했다.

이런 가운데 북은 10일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미국이 감히 ‘선제공격’이니, ‘수뇌부 제거’니 하면서 군사적 선택을 한다면 우리는 미국이 원하는 그 어떤 방식에도 기꺼이 대응해줄 것”이라고 맞받았다. 단 2-3일 만에 한반도 위기 지수가 급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중국이 협력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독자적으로 문제를 풀겠다”고 트윗을 날렸다. 이어서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그 의미를 묻는 질문에 “그가 지난주 시리아에 보여준 것처럼 미국의 입장을 명확히 내보이기 위해 단호하고 비례적인 행동을 할 것이란 뜻”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우리는 지금 북한에 아주 강력한 함대를 보내고 있다. 우리에겐 잠수함도 있다. 항공모함보다 훨씬 더 강력한 잠수함이다”라는 말도 했다.

둘의 발언을 종합하면 항모전단과 핵잠수함으로 북을 시리아처럼 타격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 가능하다. 칼빈슨 항모전단에 본험리처드 강습상륙함, 그리고 일본에서 정비중인 로널드레이건 항모전단까지, 항모전단(급) 세 개로 한반도를 에워싼 가운데 나온 말이다. 최고 지수의 전쟁 위기를 각오한 발언이다.

바로 여기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2일 트럼프 대통령과 가진 통화에서(...) 무력 사용 자제를 요구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며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미국과 소통·협력하기를 원한다(조선일보. 4.13)” 쌍중단과 쌍궤병행이 아예 빠지고 대신 ‘미국과 소통 협력’이 강조됐다.

중국이 북 압박할 의사, 능력 있나?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는 것은 북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북을 압박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그렇게 할 의사가 없다. 핵에 대한 북의 입장과 태도를 볼 때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하다가는 핵을 지닌 북과 맞붙는 첫째 상대가 중국이 될 수 있다. 손자병법의 나라 중국이 미국의 ‘이이제이’에 순순히 당할 리가 없잖은가?

또한 중국은 북핵을 해결할 능력도 없다. 북이 핵을 통해 거래하려는 상대는 미국이고, 그 결과는 북의 체제 안전보장이다. 중국은 북과 미국을 연결해 줄 수는 있어도 협상의 주 당사자가 될 수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모를 까닭이 없다. 그런데 왜 이럴까?

전략적 인내 가리기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이번 주에 나올 환율 관련 재무부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는 대통령에 취임하는 즉시 그렇게 할 것이라는 선거공약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다. 아직 중국과의 경제 협상이 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미리 무기를 버린다, 하나의 중국 인정에 이은 또 다른 중대 후퇴라는 비난도 들을 수 있다.

그의 방패는 이것이다. “지금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북한의 위협과 관련한 중국과의 대화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언뜻 들으면 그럴싸하지만, 의사도 능력도 없는 중국을 끌어들여 자신의 공약 불이행에 면죄부를 받으려는 것이다.

이 정도는 부수적 효과이겠고, 이걸 보자. “시 주석이 말한 ‘평화적 방식’은 대화·협상뿐 아니라 제재까지 포함하는 비군사적 방식을 모두 뜻할 수 있어, 일정 정도의 대북제재 강화에 미‧중이 합의했음을 보여준다는 풀이도 나온다.(한겨레. 4.13)”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을 압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하고 집요한 대북·대중 압박이 중국에 먹히고 있다는 게 외교가의 분석이다.(중앙일보. 4.13)”

중국의 협력을 받아내지 못해 북핵 해결에 실패한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와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은 이렇게 하늘땅 차이다. 당분간 이런 주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선비핵화를 외치며 중국 책임론 뒤에 숨는 것이 전략적 인내다. 그걸 똑같이 하면서도 그걸 가리고 싶은 것이다.

‘100일 계획’ 협상력 높이기

양국이 이번에 유일하게 합의한 이른바 ‘100일 계획’에 대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을 늘리고 무역 적자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다르다. 중국측 발표문에는 ‘100일 계획’에 대한 합의가 빠져 있다. 대신 왕이 외교부장의 보충 설명에 따르면 “시 주석은 회담석상에서 미국이 대중 수출 제한을 완화해 한층 무역 균형에 다가가기를 희망한다(중앙일보. 4.10)”고 말했다. 대중 적자가 미국의 대중 무역 규제 때문이며, 따라서 이를 완화, 미국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라는 식이다.

양측은 문제 해결을 위한 ‘별도의 협의체’를 만들었을 뿐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미국의 요구는 산더미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풀고, 외국계 자본이 중국내 증권·보험사 최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미국산 원유 수입 확대 가능성이(...) 미국은 이밖에 25%에 이르는 자동차 수입관세를 낮추고, 첨단제품 수입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중국 측에 요구하고(...) 중국 진출 과정에서 여러 가지 규제들도 면제(미국의 소리 한글사이트. 4.11)” 중국을 살찐 양으로 보고 살점을 떼어 먹으려 하지 말라(환구시보. 2016.12.6.)는 소리가 또 나올 수도 있다. 미국에게는 강력한 협상력이 절실한 시점인 것이다.

경기장을 경제로 한정하면 ‘받는 만큼 줘야’하므로 협상력은 상당히 제한된다. 유리한 지형에서 싸울 때에만 승리가 보장되며, 미국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는 링은 군사력 분야다. “미국이 북한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면 중국은 싫든 좋든 한반도 분쟁에 휘말릴 수밖에 없게 된다.(뉴욕타임스 4.8. 중앙일보 4.11 재인용)” 현관문 앞에서 소란이 일어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면 중국은 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불나면 훔치겠다는 일본

“스가 관방장관은 11일 미국이 여러 선택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을 평가하고 싶다(...) 그는 7일 미군이 시리아 공군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직후 핵무기와 화학무기 확산·사용 위협은 시리아만의 문제가 아니며, 북한 등 동아시아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한겨레. 4.13)”고 했다.

이렇게 부채질을 하고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2일 자민당납치문제대책본부를 찾아 여러 가지 사태가 일어날 경우 납치 피해자 구출에 대해 미국에 협력을 요청하겠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이날 한반도에 체류하고 있는 일본인 보호와 대피가 필요할 경우를 상정해서 필요한 준비와 검토를 하겠다(한겨레. 4.13)”했다. 일단 상황이 벌어지면 북에도 남에도 자위대를 보내는 등 개입하고 싶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설마 전쟁이야 나겠는가?

“선제타격은(...) 아직은 명백하게 외교적 압박의 영역 안에 있다. 지금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떠드는 것은 지나친 과잉, 과장 반응일 뿐이다.(조선일보. 4.11)” 정말 그럴까? 지금이 그렇게 한가한 상황일까? 북도 지난 6일 외무성을 통해 ‘선제타격권리’를 거듭 공언했다. 핵전쟁을 앞에 놓고 선제타격과 선제타격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 쿠바 미사일 위기 때도 이러지는 않았다.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핵 공격에 맞서 대응 발사 여부를 결정하는 데 허용된 시간은 4분인 것으로 알려졌다.(동아일보. 2016.8.16.)” 4분 만에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북한이 5일 오전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극성 2형(KN-15)’이 아니라 ‘스커드-ER’로 밝혀졌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당국자는 5일(현지시간) 이같이 전날 평가를 바로잡았다. 미국 <CBS>는 5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관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꼬집었다(통일뉴스. 4.6)”

하나 더 보자. “6일 열린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로리 로빈슨 북부사령관은 북한이 폐쇄적이고 속이는 능력이 있어 미사일과 핵실험 준비 정황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위기나 전쟁 시 이런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미국의 소리 한글사이트. 4.7)“ 너무나 위험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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