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독일 레겐스부르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평화비)에 대한 일본 정부의 철거 압박 움직임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평화에 대한 위협이며 몰염치한 정치공작"이라고 시민사회가 비판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등은 16일 성명을 발표, "일본정부는 평화비 건립에 대한 공격과 방해공작을 즉각 중단하고 전쟁범죄 가해국으로서의 사죄와 책임을 다하라"고 지적했다.

지난 8일 독일 레겐스부르크 평화비 건립을 두고, "일본군 성노예로 끌려간 여성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그 여성들이 포기하지 않았던 26년 동안의 인권회복 활동을 기리며, 다시는 그런 피해자를 만들지 않겠다는 세계인의 연대이며 결의"라는 이유에서다.

그렇기에 일본정부의 평화비 철거 압박은 "국제사회의 웃음거리를 자처하고 있다. 나치가 저지른 범죄를 사죄하며 책임을 다하고 있는 독일사회에서는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가해자의 폭력이며, 범죄행위이다. 또한 엄연한 평화에 대한 위협이며 몰염치한 정치공작"이라고 꼬집었다.

독일 등 국제사회를 향해서는 "일본정부와 우익단체들의 소녀상에 대한 공격과 압력은 당연히 거부되어야 하며 강력히 비판되어야 한다"며 "일본군성노예제 피해자들에 대한 기억과 함께 전쟁에서 성폭력 피해를 입고, 고문과 살인을 당하는 등 희생을 당한 세계 무력분쟁지역의 수많은 여성들을 기억하며, 여전히 그런 상황에 놓여있는 여성들이 평화와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징으로 각 지역에 세워진 소녀상은 보호되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세계 각지 등 평화와 인권 실현을 꿈꾸는 곳에 소녀상 건립을 계속 확산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외쳤던 '나와 같은 피해자가 다시는 생겨서는 안 됩니다'하는 바람이 이루어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수원시를 중심으로 독일 소녀상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 8일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레겐스부크 인근 비젠트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에 평화비를 건립했다. 유럽에 세워진 첫 평화비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안점순 할머니가 참석했다.

하지만 일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일본정부의 입장과 상충되는 것으로 유감"이라며 평화비 철거를 요구했고, 급기야 주독일 뮌헨총여사관 관계자가 '네팔-히말라야 파빌리온 공원' 비르트 이사장을 만나 '12.28합의'를 설명하며 철거를 압박했다.

이에 비르트 이사장은 "충분한 사과와 보상을 했다면, 평화비를 공원에 세워둘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평화비 철거 논란이 일고 있다.

(수정, 17일 20:07)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