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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론> 탄핵, 승리 그리고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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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0  21: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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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다. 헌법재판소 8명의 재판관은 10일 박 대통령에 대해 만장일치로 파면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실현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라면서 “결국 대통령의 위헌, 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며 파면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박 대통령의 위헌, 위법 행위로 국정농단과 권한남용을 들어 파면의 중대한 사유로 적시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촛불집회, 국회 탄핵소추, 헌재 탄핵인용에 이르는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이는 국민의 승리이다. 촛불의 승리이다. 물론 형식적으로는 입법부와 사법부가 합작해 대통령과 행정부의 국정농단과 권한남용에 제동을 걸고 무력화시켰지만 그 본질에는 촛불이 있었다. 한마디로 모든 탄핵과정에는 항상 촛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촛불이 먼저 타올랐고, 정치권이 흔들릴 때 220만 명의 촛불이 나서 국회 탄핵소추를 가결시켰으며 그리고 이후 대통령 대리인과 태극기부대가 헌재를 위협할 때 촛불이 나서 보호했다. 촛불이 선봉에 서서 중간층을 견인하고 반대파를 척결하고 그리고 종국에는 국민승리의 길로 이끈 것이다.

그러기에 이 승리는 우리 현대사에서 얻은 가장 값진 국민승리 중의 하나다. 4.19혁명과 6월항쟁의 가치에 뒤지지 않는다. 아쉽게도 4.19혁명은 박정희 쿠데타로 미완의 혁명으로 끝났고, 6월항쟁은 뒤이은 1987년 직선제 대통령 선거에서 전두환-노태우 군부독재를 연장시켰다. 이번 탄핵은 박근혜를 파면시켰지만 그로 상징되는 ‘박정희 유산’과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낡은 정치를 도려낸 것이다. 우리 현대사에서 국민이 언제 이렇게 깔끔하게 이긴 적이 있는가? 그러기에 위대한 국민의 승리이자 대범한 촛불의 승리다. 오늘의 승리를 만끽하라. 언제 이런 축제가 있었는가. 그러나 새로운 준비를 하자.

모든 일이 그렇듯이 이번 승리도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광장에서 촛불에 의해 무혈혁명과 명예혁명이 이뤄졌다. 혁명승리 후 건설을 하기 위해서는 과거청산이 선행되어야 한다. 역사적 교훈은 앙시앵 레짐과의 결별이다. 오늘날 촛불은 이를 적폐청산이라 부르고 있다. 촛불은 광장에서 직접민주주의를 통해 적폐청산을 위한 숱한 과제를 제기했다. 민주주의 문제부터 민족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무수하다. 이들 문제와 과제들은 종당에는 한국사회와 한반도가 궁극적으로 처해있는 두 개의 체제와 맞닿는다. 하나는 87년체제이고 다른 하나는 분단체제이다.

적폐청산을 통해, 당시 6월 민주화 운동의 성과이지만 이제 시대적 상황에 따라 한계에 다다른 87년체제의 해소와, 1950년 전쟁과 1953년 정전협정에 따른 분단체제의 혁파로 나가야 한다. 그리하여 민주주의 문제와 민족 문제가 결합된 새로운 체제를 만들자. 촛불의 승리에서 볼 때 한국사회의 온전한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민족통일은 그리 요원한 일이 아니다. 마침 그 첫 관문이 우리 앞에 기다리고 있다. 5월에 치를 대통령 선거다. 이번 대선 공간은 일상적, 자연적 공간이 아니다. 국민이 열어주고 촛불이 밝힌 공간이다. 당연히 촛불이 제기한 적폐를 청산하고 광장이 제기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선이어야 한다. 촛불의 새로운 대장정이 시작되어야 하는 이유다.

(추가 : 11일 오후 7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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