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1937~2017) 기념 '극동-시베리아-실크로드 오디세이' [사진제공-고려인강제이주80주년기념사업회]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 바이칼 호와 노보시비리스크를 거쳐 중앙아시아 우슈토베, 알마티로 이어지는 6,500km의 길.

80년 전 선조 고려인들이 기차에 실려 ‘무참하게 유린되고 통곡하며 정처없이 유랑하고 애절하게 기구했던’ 강제 이주길이다.

오는 7월 23일부터 8월 4일까지 13박 14일 동안 이 길을 따라 최초의 ‘고려인 강제이주 80년 회상열차’ 가 달린다.

국제한민족재단(상임의장 이창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대학 교수)을 주축으로 결성된 고려인강제이주80주년기념사업회는 24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7년 고려인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고려인 강제 디아스포라 길을 따라 돌아보고 체험하는 ‘한민족 실크로드 통사 탐방단’을 국내외 동포 각계각층 80명으로 구성하여 회상과 도전의 ‘극동-시베리아-실크로드 오디세이’ 대장정을 출정한다”고 밝혔다.

공동 대회장을 맡은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조직위원장은 “80년 전인 1937년 17만2,000명의 고려인 선조들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돼지처럼 기차에 실려 중앙아시아로 끌려갔다. 눈보라치는 시베리아 땅에 2만 명의 시체를 묻고 가야만 했던 그 여정을 따라가면서 일제로부터 나라를 빼앗기고 유리걸식하던 선조들의 비참했던 과거를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그때의 교훈을 되새기지 못한다면 지금도 그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오늘날 분단된 한반도에서 무언가 평화와 통일의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동 대회장이자 안중근기념사업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는 “지난 80년간 고려인들이 당한 고통은 민족의 부활을 위한 십자가의 길일 것”이라며, “80년 전 선조들이 걸었던 아픔의 길에서 고려인 후손들을 만나면서 모든 참가자들이 민족의 부활과 희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은 북한 당국이 고려인 강제이주 역사에 관심 갖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것 같은데, 안타까운 일이라며, “목숨 바쳐 나라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독립군들에 대해 남과 북이 지금의 체제와 이념문제 때문에 외면하는 가슴 아픈 기억이 있다. 교회사를 보더라도 훌륭한 신앙인들은 이름 없는 분들인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 왼쪽부터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조직위원장, 함세웅 신부,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회상열차는 7월 23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후 최초의 코리아타운이자 애국계몽운동과 독립운동의 성지인 신한촌에 들러 1박을 하면서 전체 일정을 시작한다.

블라디보스토크부터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우스리스크, 하바로프스크, 이루쿠츠크, 리스트비앙카, 크라스노야르스크 등을 거쳐 강제이주 당시 고려인들이 환승했던 노보시비리스크를 경유해 카자흐스탄 알마티까지 가는 13박 14일의 대장정이 진행된다.

여정이 끝나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는 중앙아시아 고려인 학자를 비롯해 15개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한반도 정세와 미래’ 주제의 ‘세계한민족포럼’을 개최한다.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은 “우리 민족의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건인 고려인 강제이주가 80년의 역사가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실질적인 조명이 없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17만2,000여명이 길을 떠나 2만여 명이 죽어간 강제이주의 경로를 따라 가는 것”이라고 회상열차의 의미를 설명했다.

자세한 문의는 ‘고려인강제이주80주년기념사업회’ 02-730-7530, www.koreanglobalfounda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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