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가 북한 대사 추방 또는 주북대사관 폐쇄를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3일 ‘말레이시아 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 보도했다. 

‘김정남 피살사건’ 관련해 처음으로 북한국적자(리정철)가 체포된 직후인 지난 17일 밤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대사가 쿠알라룸푸르 병원 앞에서 성명을 통해 말레이시아 당국의 조사를 “믿을 수 없고”, 말레이시아가 “외부세력과 결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레이시아 고위당국자’는 강철 대사가 말레이시아를 화나게 했다며 그 대응으로 강철 대사를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말레이시아가 외국 외교관에 취할 수 있는 가장 강경한 조치이며, 강철 대사는 말레이시아를 떠나야 한다.

통신에 따르면, ‘소식통’은 말레이시아가 북한 주재 대사관 폐쇄나 북한인의 ‘무비자 여행’ 중단을 비롯한 다른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난을 중단하지 않으면 모든 외교.무역관계가 단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말레이시아 외교부에 이 내용을 질문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 외교부는 지난 20일 강철 대사를 초치해 17일 성명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다. 동시에 “우리나라의 평판을 더럽히려는 근거없는 시도를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 모하마드 주북 말레이시아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21일에는 나집 말레이시아 총리가 직접 북한 측의 “외교적 무례”를 비판했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1973년 6월 수교했다. 북한은 1973년 12월 쿠알라룸푸르에 대사관을 열었으며, 말레이시아는 2003년 2월 평양에 대사관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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