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오후 논평을 발표, 김정남 피살사건의 배후로 북한 정권을 지목했다. [캡처-e브리핑]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사건 배후로 통일부는 북한을 지목했다. 말레이시아 경찰 측의 입장과 다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오후 '김정남 피살 관련 말레이시아 수사발표에 대한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발표했다.

정 대변인은 논평에서 "앞으로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겠지만, 우리 정부는 동 피살자가 여러 정보와 정황상 김정남이 확실하다고 보며, 용의자 5명이 북한 국적자임을 볼 때 이번 사건의 배후에 북한 정권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늘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은 지난 2월 13일 월요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북한인 피살사건과 관련하여 북한인 1명을 용의자로 체포하였으며, 그 외 4명의 북한인 용의자가 있다고 발표하였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경찰 측은 이날 중간발표 형식의 브리핑에서 피살사건 남성 용의자 4명이 북한 국적자이고, 체포된 리정철 씨가 북한 여권 소지자라고만 발표했다. 배후가 북한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정남의 사인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피살사건 수사 주체인 말레이시아 경찰 당국도 북한을 배후로 지목하지 않았는데, 통일부는 단순히 여권소지자가 북한국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쉽게 결론내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정 대변인은 이와 관련된 질문에 "지금 말레이시아 수사 당국도 어떻게 보면 성격이 중간수사 발표 같은 성격이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과 관련해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추후에 정확한 자료를 낼 때까지는 말씀 드릴 수는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대신, 정부는 이번 사건을 안보정국으로 끌고가려는 눈치다.  이날 발표된 논평은 북한을 배후로 지목하면서 "그동안 북한이 반인륜적 범죄와 테러행위를 자행해왔다는 점에서 우리와 국제사회는 무모하고 잔학한 이번 사건을 심각한 우려와 함께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북한 정권이 올해 들어서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맹목적으로 몰두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직면한 안보 위협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명백히 확인시켜주고 있다"며 안보위기론을 펼쳤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 정권의 테러와 핵·미사일 위협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국민의 생명과 국가안보를 굳건히 지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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