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여성. <스타 TV> 동영상 캡쳐.

말레이시아 경찰이 15일, ‘김정남 살해 용의자’ 1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여권을 소지한 29세의 이 여성은 공항 CCTV에 찍힌 인물과 같다고 인정했으며, 체포 당시 홀로 있었다.

말레이시아 매체 <더 스타>는 15일 “우리는 그녀가 월요일 사건과 관련 있다고 믿고 있다”는 말레이 경찰 간부의 발언을 전했다. 그는 김정남 죽음과 관련 있는 몇몇 용의자들을 더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정남은 13일 오전 10시 비행기로 마카오로 가기 위해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청사 안에 홀로 머물고 있었다. 오전 9시께 누군가가 뒤에서 붙잡고 무언가를 얼굴에 뿌리거나 문지른 뒤 그는 안내데스크를 찾아 어지럼증을 호소했다. 안내원의 도움으로 공항 의무실로 갔으나, 상태가 좋지 않아 앰뷸런스를 불렀고, 푸트라자야 병원으로 후송 중 사망했다. 

경찰은 공항 CCTV를 토대로 두 여성을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었다. 경찰은 용의자가 공항을 벗어날 때 이용한 택시 운전사를 붙잡아 신문했으나 사건과의 직접적 연관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말레이시아 <베르나마통신>은 15일 오후 7시 50분께 쿠알라룸푸르 병원에서 김정남 시신에 대한 부검이 끝났다고 경찰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결과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앞서, 김정남의 시신은 푸트라자야 병원에서 쿠알라룸푸르 병원으로 이송됐다.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대사관 측이 부검에 반대하면서 시신 인도를 요청했으나, 말레이시아 정부가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15일 오후 8시까지 북한대사관 차량 4대가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 앞에 주차중이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15일(현지시간) <CNN>은 ‘김정남이 독살된 것으로 믿고 있다’는 한국 국정원의 평가, ‘살해에 쓰인 독물을 경찰이 특정했다’거나 ‘두 여성 용의자가 시체로 발견됐다’는 등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으나 말레이시아 당국은 거의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평양을 방문 중인 <CNN>의 윌 리플리 기자는 김정남의 죽음은 북한 내에 알려지지 않았으며, 정치적 민감성 때문에 앞으로도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남 피살’을 계기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할 가능성과 관련, 15일 정부 당국자는 “미 의회의 강한 요구가 있으나 어쨌든 행정부의 권한이고, 사안 자체가 ‘불특정의 무고한 민간인들’을 겨냥한 테러라기보다는 ‘정치적 암살’이라는 점에서 쉽지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2011년 5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지시로 특수부대가 단행한 ‘오사마 빈 라덴 사살’이나 2015년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관여됐을 것으로 보이는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암살’을 두고 여러 논란이 있으나, 그 자체가 테러로 분류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식한 것이다. 국제무대에서 ‘인권 침해’ 사안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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