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북한 국적 남성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라는 보도가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국가정보원은 해당 인물을 김정남으로 확정하지 않고 있다. 여권 이름이 '김철'이고 피살자 신원을 사진으로만 봤기 때문.

국가정보원은 15일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현안보고에서 김정남 추정인물 피살사건에 대해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관련 내용을 보고했다.

보고이후 자유한국당 이철우 정보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도 김정남이라 밝히는 것조차 어려워 한다"며 "여권상 이름은 '김철'로 돼있는데, 김정남으로 추정하는 것이다. 혈액검사 등을 통해서 알아내야하기 때문에 인상 봐선 김정남이지만 (말레이시아 당국이) 발표 안 해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간사도  "말레이 경찰 발표는 김철이라는 북한 여권을 가진 북한인이 사망했다는 것으로 김정남으로 특정하진 않았다"며 "김정남 특정을 위해 수사상 필요한 절차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즉, 피살자가 김정남인지 여부를 국정원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 말레이시아 경찰은 14일 피살자가 1970년 6월 10일 평양 출생 김철이라는 공식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출처-말레이시아 경찰 페이스북]

국정원에 따르면, 피살사건은 13일 오전 9시경(현지시각) 발생했다. 피살자가 말레이시아 공항에서 마카오 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줄을 서는 과정에 두 여성이 접근했고, 이중 한 명이 피살자와 신체접촉을 했다. 이후 피살자는 공항 카운터에 요청하고 병원 후송 중 사망했다. 

사망원인은 독극물 테러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인은 부검을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이 여성들은 택시를 타고 도주했으며, 현재 말레이시아 수사당국이 쫓고 있다. 이들은 현재 말레이시아를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범인이 북한인이냐를 두고서도 국정원은 확정하지 않았다. CCTV 상 아시아계일 뿐, 북한인인 여부를 확인할 수없다는 것. 다만, 범행수법이 북한 공작원 소행으로 보인다는 추측만 할 뿐이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 이후 김정남은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명령을 내렸다고 국정원이 전했다. 지난 2012년 4월 김정남이 김정은에게 편지를 보내, "저와 가족에 대한 응징명령을 취소해주기 바란다. 저희는 갈 곳도 없고 피할 곳도 없다. 도망가는 일은 자살뿐임을 잘 알고 있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김정남의 가족인 한솔과 솔희는 현재 중국 마카오에 있고, 본처는 중국 베이징에 머물고 있으며, 중국 당국이 이들을 보호하고 있다고 국정원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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