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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경제 전쟁과 한반도: 지렛대와 평화 사이<칼럼> 장대현 전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장대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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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2.08  10: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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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 그 이상의 트럼프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선언(22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23일),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행정명령 서명(25일), 고문 부활 가능성 시사(25일), 이슬람 7개 나라 국민 90일 간 입국 금지 및 난민 입국 제한(27일),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군을 보낼 수도 있다” 멕시코 대통령 협박(27일), 핵무기 전력과 미사일 방어(MD) 강화 등을 지시하는 국방 관련 대통령 각서 서명(27일), 호주 총리와 통화 중 일방적 중단(28일), 중국은 물론 일본과 독일 등으로 환율 전쟁 확대 시사(31일) 등 ‘공약 그 이상’을 하고 있다.

개방과 자유무역, 자유와 인권을 외치던 미국이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 <독일에서 히틀러가 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다. 고립과 폐쇄, 이기주의로 어떻게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중앙일보 1.31)> 이런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는 왜 이러는 걸까? 트럼프 대통령 취임사다. <어머니와 자녀들은 가난에 시달립니다(...) 교육 제도는 돈만 가득할 뿐 우리 젊고 아름다운 학생들에게 지식을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범죄와 조직폭력단, 마약은 너무 많은 목숨을 해치며(...)> 미국은 이제 가난해졌고 그 이유가 개방과 자유무역 때문이다.

그래서다. 첫째 “미국 상품을 사라”다. ‘공동번영’의 다자간 자유무역을 부정하고 ‘미국 우선’의 일대일 협정으로 바꾼다. 둘째 “미국인을 고용하라”다. 멕시코 국경과 미국의 공항, 항구에 입국 금지 장벽을 세운다. 이 정도만 잘 하면 될까? 아니다. <2015년(...)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의 절반(48%)을 중국에서 냈다.(동아일보 2.3)> 그런데 나프타나 티피피에 중국은 없다. 그건 다 준비운동, 미국이 궁극적으로 손보려는 건 중국이다.

살점을 떼어 먹으려 하지 말라

트럼프는 무엇보다 중국의 환율을 제물로 삼고 싶다. 무슨 말인가? 1980년대,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한편 군사비 지출이 급증, 재정과 무역의 쌍둥이 적자로 자국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때 미국은 한 방에 문제를 해결하는 도깨비 방망이를 휘둘렀다. 1985년 플라자 합의다. <(플라자 합의로) 1달러 240엔 하던 엔화 환율은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150엔대로 절상됐고, 이듬해인 1987년에는 120엔대까지 폭등했다.(주간조선 2015.9.14)> 달러 대비 엔화 값이 크게 올랐으니 미국에 수입되는 일제 가격은 대폭 상승, 일본에 수출하는 미제 가격은 그 반대, 미국의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줄고 경제는 활력을 찾았다.

그러나 이번 상대는 중국이다. 그들은 미국에 안보를 의존, 큰 틀에서 그 영향권에 있는 일본이 아니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 45% 관세를 물리겠다.” 트럼프가 그 엄포를 현실로 바꾸기도 쉽지 않거니와 바꾼다 해도 중국이 그에 상응하는 보복관세를 매기면 변하는 게 없다.

“중국을 살찐 양으로 보고 살점을 떼어 먹으려 하지 말라(환구시보 2016.12.6)” 이 결연한 상대에게서 뭔가를 뽑아내려면 협상 이전에, 협상력이 필요하다. 그래서다. 트럼프는 당선자 시절부터 중국을 움직일 지렛대를 총동원하고 있다.

네 개의 지렛대

첫째, 하나의 중국 원칙이다. 대만 총통과 통화, 중국의 시선을 낚아챈 그는 “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이해하고 있지만 무역 문제를 포함해 다른 사안들과 관련해 협상을 하지 않는다면 왜 우리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얽매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둘째, 필리핀, 베트남 등 주변국과 중국 사이 분쟁지역인 남중국해다. 대만 총통과의 통화를 중국이 항의하자 트럼프는 “중국은 남중국해 한가운데 군사 시설을 만들 때 우리에게 괜찮겠냐고 미리 물어봤느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역공했다.

셋째, 센카쿠(댜오위다오)를 최전선으로 중‧일 간 다툼이 가열되는 동중국해다. 트럼프 행정부 각료 중 최초로 일본을 방문한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센카쿠가 미‧일 안보조약 5조 적용 대상임을 확인하고, 일본의 방위비 증강을 “올바른 노선이다” 추켜세움으로써 중‧일 갈등에 불을 질렀다.

넷째, 한반도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중국은 북한을 압박할 때 발생하는 한반도의 불확실성과 불안정을 우려한다”(고 말했다).(한겨레 1.9)> 북핵 억지, 제거를 위해 한미가 강경 대응을 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 그 압력은 고스란히 중국에 전달된다. 지렛대 원리가 적용되는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고, 중국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데 그들은 전혀 도와주지 않는다(트럼프 12.11)”

<지난해 8월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연구소는 ‘중국과의 전쟁(War with China)’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무력충돌 원인으로 든 북한의 붕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갈등, 대만 문제, 남중국해 분쟁은 모두 동아시아 지역에 있다(고 했다).(동아일보 2.4)> 지렛대에 과도한 힘을 가하면 부러진다. 그게 바로 미‧중 간 무력충돌인 거다. <중국이 경제 분야에서 미국 기대치에 걸맞은 양보를 하지 않을 경우 갈등은 대북 압박,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 등 안보분야로 확대되고 최악의 경우 군사적 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한국일보 1.16)>

네 개의 지렛대 중 가장 위험한 곳은 어디일까? 먼저 중국의 시각이다. <(글로벌타임스)가 3일(...) “전쟁이나 새로운 군사적 충돌 전망에서는 서태평양이 가장 위험한 지역”이며, “(그 중에서도) 한반도가 1차 과녁이고 대만 해협 상황이 또 하나의 과녁”이라고 밝혔다. 이 신문은 구체적인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통일뉴스 1.3)> 같은 신문은 한 달 후 나름의 근거를 제시했다. <이날(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군사적 충돌 시) 미국이 중국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지역은 (남중국해보다는) 한반도”라고 전망했다.(통일뉴스 2.4)>

다음은 미국의 관점이다. <로버트 브라운 미국 태평양육군사령관은 25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2017 아시아 전망’ 토론회에서(...)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5개 도전 과제 중 4개가 태평양 지역에 몰려 있다”면서 “그중 내가 가장 걱정하며 밤잠을 설치는 것은 북한 문제”라며.(동아일보 1.27)> 중국은 미국 때문이라 하고, 미국은 북 때문이라고 하는 등 주장의 근거는 달라도 대치당사자, 미국과 중국이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공통 지적하는 곳은 우리가 사는 여기다.

7년 전의 싸움

정말 그럴까? 지난 2010년 치열하게 전개된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을 보자. 먼저, 예고편에 해당하는 2009년이다. 2008년 금융위기로 미국 경제는 쓰러졌고, 오바마 대통령은 그 응급실에서 2009년 1월 첫 임기를 시작했다. 미국은 모든 나라의 모든 상품을 다 살 수 있는(기축통화) 달러를 대량으로 찍어내서(양적완화) 환자에게 긴급수혈, 재기의 발판을 삼는다. 그러나 이는 부담을 타국에 전가하는 것이었다.

<오늘날과 같이 개방·통합된 국제금융환경 아래에서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은 둘이 아니고 하나다(...) 위기 이후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구사해 온 미국이 이제는 다른 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명분도, 권위도 없어 보인다.(중앙일보 2014.7.5)> 기사가 조심스레 지적한 것처럼, 달러 통화량을 정상적 필요보다 대폭 확대하는 것은 달러의 가치를 떨어뜨려 결국 미국 환율을 하향 조작하는 것이다.

중국은 반발했다. <지난달 23일 조우샤오촨(周小川) 중국 인민은행장은 인민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국가와 연계되지 않는 초국가적인 국제통화가 필요하다”며 “달러 대신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의 역할을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힘이 빠진 ‘늙은 사자’(미국)의 얼굴에 상처를 낸 셈이다.

중국이 자랑하는 1조9460억달러의 외환보유고 중 7274억달러가 미국 국채다. 이 국채는 ‘이미 유동성을 상실해 미국이 되사주지 않으면 팔 곳이 없는 자산(上海證券報)’으로 평가된다. 미국이 경제위기 해결을 위해 달러를 남발하여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중국이 보유한 외화자산의 가치도 동시에 떨어진다. 이는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조선일보 2009.4.11)> 아주 살짝 건드린 것이지만, 달러가 미국 경제의 가장 믿음직한 경쟁력이란 점에서 미국은 당황했을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위안화 절상 요구도 뿌리쳤다. <앞으로 5년 동안 수출을 두 배로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그(오바마)의 약속은 아시아, 특히 중국을 정조준하고 있다. 중국이 좀 더 미국 제품을 많이 구입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더 적확하게 표현하자면 위안화 절상 요구다(...) 그런데 중국은 버티고 있다. 11월 중간선거 패배가 예상되는 오바마는 어떻게든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경제 회복이 필요하다.(국민일보 2010.2.18)>

예고편은 여기까지, 이제 본편이다. <벤 로즈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뉴욕 타임스) 인터뷰에서 “우린 긍정적 관여정책을 통해 중국에 대해 어느 선까지 참을 수 있는가 시험해봤는데, 그 결과 오바마 집권 2년째 들어서는 강하게 나갈 필요를 느꼈고, 실제 그렇게 나갔다”라고 밝혔다.(시사인 2012.12.4)>

7년 전, 오바마 대통령도 ‘하나의 중국’ 흔들기로 경제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2010년 2월 18일, 백악관 맵룸. 오바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났다. 이미 중국 정부는 공개적으로 양국 관계 악화를 경고하며 면담 취소를 수차례 요구했었다(...) 오바마는 연초부터 대만에 64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판매하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달라이 라마와 대만 문제는 중국에 가장 민감한 두 사안이다.(국민일보 2010.2.18)>

그로부터 한 달 여 후 천안함 사건이 터졌고, 5월 20일 민관 합동조사단은 “북의 소행”이라는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이명박 정부의 요청으로 전문가 7명을 파견해 자체 조사를 벌인 러시아는 북한 어뢰 공격설을 반박하는 실정이다. (한겨레21 2010.8.5)> <유엔 안보리가 의장성명을 통해 “공격(attack)을 규탄(condemn)”한다고 했지만 북한을 공격주체로 명기하지 않음으로써 결국 유엔안보리도 한미양국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백학순. 정세와 정책 2010.8)> <공동조사단장을 맡았던 윤종성 성신여대 교수도 최근 기자와 만나 천안함 조사결과 보고서가 의문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는 “천안함 관련 비공개 자료와 정보를 공개해서 의혹을 해소하고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한겨레 2015.3.26)> 그럼에도 중간 조사 결과는 최종 조사 결과로 둔갑, 그 이후 한‧미의 고강도 대응을 뒷받침한다.

<7월25~28일 동해에서 강행된 한-미 연합훈련 ‘불굴의 의지’에는 조지워싱턴호와 F-22 전투기, 독도함과 F-15K 전투기 등 양국의 최정예 군사력뿐만 아니라, 일본 해상자위대 장교들까지 동원됐다(...) 이런 대북 무력시위는 앞으로도 계속된다고 한다. 9월에 서해상에서 연합훈련을 하는 것을 비롯해, “올 연말까지 매달 한 차례씩 실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한겨레21 2010.8.5)>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항공모함은 한·미 해상 군사 훈련에 항상 그 모습을 드러내왔다. 하지만 이제까지 한·미 해상 훈련은 서해(중국명 황해)로부터 매우 멀리 떨어진 동해에서 진행되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서해에서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자 미국은 비로소 ‘서해에 진입할 명분’을 찾은 것이다. (시사저널 2010.7.14)>

중국의 옆구리 서해를 포함,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매달 한 차례씩 한단다. 그러나 중국은 밀리지 않았다. <중국 군사과학학회 뤄위안 소장도 7월5일 (봉황위성텔레비전)에 나와 “미국이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를 서해에 파견해 한국과 합동훈련을 할 경우 중국 인민해방군의 훈련용 과녁이 될 수 있다”는 초강경 발언을 했다.(한겨레21 2010.7.14)> <게이츠 장관은 당초 싱가포르 다음 방문지로 중국을 계획했다가 중국 측이 거부하자 순방 일정을 조정했다(...) ‘방문 불가’ 통보를 받은 미국은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경향신문 2010.6.3)>

팽팽한 대치는 11월까지 계속됐다. 서울 G20 정상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 광경이다. <오바마 대통령과 후 주석은 이날(1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이례적으로 긴 80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대부분의 시간을 환율문제 논의에(...) 오바마 대통령은(...)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후 주석을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후 주석은 “위안화 환율이 글로벌 불균형의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위안화 환율시스템의 개혁은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는 원칙론을 되풀이했다.(한국경제 2010.11.12)>

그러나 중국은 이로부터 한 달 후 입장을 급선회한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1월 23일 북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했다. 한국전쟁 이후 최초, 우리 영토에 포탄이 떨어진 것이다. 인명 희생도 있었다. <우리 측은 북한의 영해에 포사격을 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는 북한 입장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무엇보다 합참이 밝힌 ‘백령도 서쪽 및 연평도 남쪽’ 방향이 알려진 것과 달리 ‘북방한계선’이 아니라 ‘합참통제선’이라면(...) 만일 이 안에서 포사격이 실시됐다면 백발백중 북한의 군사도발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오마이뉴스 2010.11.23)>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당시 우리 군이 북의 물리적 맞대응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13일 (한겨레)가 군의 전직 고위 인사로부터 입수한 정보참모부의 ‘수시첩보보고’를 보면, 연평도 포격(오후 2시34분) 3시간 전인 오전 11시30분에 “접적해역 일대에 화력도발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나와 있다(...) 정보참모부는 화력도발이 임박한 징후로 ‘북의 탄약차량 움직임을 포착했고 레이더와 필수 통신망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휘관이 현장에서 지휘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근거까지 제시했으나, 군 지휘부는 이를 북의 통상적 위협 정도로 인식하고 아무런 대응조처를 하지 않았다.(한겨레 2012.12.14)>

연평도 포격사건은 긴장을 증폭시켰다. 대규모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서해에서 개시됐다. <한·미 양국이 28일 서해상에서 시작한 연합훈련은(...) 다음 달 1일까지 나흘간 고강도로 진행된다(...) 서해상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 해상훈련으로는 최대 규모라고 군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작전반경이 1000km에 달하는 미 7함대 소속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의 서해 출현으로 북한은 물론 중국도 크게 긴장하고 있다.(조선일보 2010.11.29)> 미국은 이 훈련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태에 따른 첫 대(오바마 2010.12.24)"이라 했다.

그 다음은? 우리정부의 입장은 이랬다.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이명박, 2010.11.29)” “(연평도) 사격훈련은 아직 시기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날씨가 허락하면 제반여건을 고려해 가급적 빨리 실시할 것(김관진 국방장관 12월 4일)”

미국 정부는 이랬다. <(12월 8일 한민구 국방장관과 회담한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한 한국의 대응수단은 “대한민국에 그 권리가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민, 영토를 방어한다는 것은 매우 정당한 것이며 미국은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에는 추호의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군이 ‘북한의 선제공격시 항공기를 이용해 공격원점을 격파하는 자위권을 행사한다는 원칙’에 대해서는 “저는 대한민국에 항공력을 운용할 것을 자제하라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2010.12.8)>

<군 당국은 예고대로 21일 이전에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할 것을 19일 재확인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계획대로 한다”고 잘라 말했다. 북한도 이에 지지 않고 연일 엄포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 군부가 지난 17일 남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포사격 시) 2차, 3차의 예상할 수 없는 자위적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앞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이 발생한 지난달 23일에도 북한은 ‘남측의 포사격 시 좌시하지 않겠다’고 통지문을 보냈고, 실제 북한은 무력 공격했다.(경향신문 2010.12.20)>

이제 외길, 남북 충돌과 그에 따른 확전, 전면전이 기다린다. 중국이 무릎을 굽히고 ‘경기 종료’를 선언한 것은 바로 이 무렵이다. <WP(워싱턴 포스트)는 이날(12월 24일) 분석기사를 통해 “최근 미 상무부, 국가안보회의(NSC) 등의 중국을 향한 톤이 급변했다”며(...) 최근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기후변화 회의에서도 중국의 협조적 태도로 합의안이 도출됐고, 14, 15일 이틀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중 연례 통상무역위원회에서도 중국은 미국산 풍력발전기와 통신장비 등에 대한 수입규제를 완화하고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미국 측에 약속했다. 연초 미국의 대만무기 판매로 얼어붙었던 양국 군사대화도 재개돼 지난 10일 워싱턴에서 미셸 플러노이 미 국방부 차관과 마샤오톈(馬曉天)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 간 국방차관급 대화가 열렸으며, 내달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중국을 방문한다.(연합뉴스 2010.12.25)>

아무도 불을 옮겨 붙일 수 없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인 데이비드 이그나티어스는 ‘오바마의 외교정책’을 평가한 칼럼에서(...) 백악관이 지난 두달간의 외교적 성과로 대북 압박외교를 비롯해 모두 8가지를 꼽고 있다면서 오바마 정부가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도발을 계속할 경우 한반도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상황까지도 대비했다고 전했습니다.(YTN 2010.12.27)>

핵무기를 수백, 수천 개씩 가진 군사패권 국가들은 직접 맞붙어 같이 사멸하는 것 보다는 대리전을 선호한다.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이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그랬다. 패권 국가들이 대리전을 수출할 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내전 상황 내지 그에 준하는 민족 내부, 종교, 종족 간 대결 상태다. 2010년 미‧중 간 경제 전쟁 과정에서 미국의 네 개 지렛대 중 유일하게 총소리가 난 곳이 한반도 아닌가.

<트럼프는 “멍청한 워싱턴 샌님들이 했던 협상 때문에 미국인이 일자리를 뺏겼다. 그런 건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겠다”고 비난해 왔다. 트럼프발 무역 전쟁의 1차 과녁이 멕시코라면 종착지는 중국이다.(조선일보 2017.2.1)> 이전 미국 대통령들을 싸잡아 ‘샌님’이란다.

중국도 2010년의 그 나라가 아니다. 작년 12월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 랴오닝 항모전단이 23일 서해, 24일 동중국해를 거쳐 역사상 최초로 제1도련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을 잇는 선)을 돌파, 태평양으로 진출했다. 1월 9일에는 ‘중국판 B-52’라 불리는 훙(H)6 전략폭격기 6대가 우리 방공식별구역에 무단 진입해 무력시위를 했다. 미국이 홀로 지배하는 태평양에 슬쩍 발을 뻗고, 미국의 안보구역인 한반도에 전략폭격기를 들이댈 정도다.

그로부터 20여 일 후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서울을 다녀갔다. 그리고 “양국은 북한 도발 억제를 위해 강화된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을 시행할 필요성에 공감했다(2월 3일)”는 보도가 나왔다. 남북의 군사대결, 그것을 둘러싼 미‧중 대결. 게다가 중국과의 경제 전쟁에서 가시적 성과를 목말라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러나 걱정은 답이 아니다. 상황을 뒤집으려면 생각을 뒤집어야 한다. 민족 내부 간 대결을 화해로 바꾸면 아무도 불을 옮겨 붙일 수 없다.

 

장대현 (전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전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전 6.15남측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전 반전평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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