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21일 오후 눈보라 몰아치는 광화문 광장에서 2017년 민중총궐기 투쟁선포대회를 개최하고 2017년을 촛불항쟁 완성을 위한 투쟁의 해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근혜가 탄핵되었으나 변한 것은 없는 이 현실, 광장에서 드러난 국민의 요구가 여전히 거부당하고 있는 이 현실에서, 우리는 올해 2017년을 촛불항쟁 완성을 위한 투쟁의 해로 선포한다.”

1,000만 촛불의 도화선이 된 민중총궐기 2017년 투쟁선포대회가 21일 오후 눈보라 몰아치는 광화문 광장 본 무대에서 14차 범국민국민행동의 사전대회 형식으로 진행됐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를 비롯한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대표자들은 이날 발표한 ‘2017년 투쟁선포문’에서 “변한 것은 없으며, 항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표자들은 먼저 지난 2015년 11월 처음 시작된 13만 민중총궐기를 시발로 “위대한 국민 항쟁의 도화선으로 기능하고, 분노한 민중을 투쟁으로 안내하는 영광스러운 역할을 수행하였다”고 지난해까지 민중총궐기 투쟁을 평가했다.

앞으로 “호시탐탐 반동의 기회를 노리는 지배세력들, 촛불의 성과를 왜곡해 제 잇속을 차리려는 기회주의자들에 맞서, 촛불 혁명의 과제를 끝까지 완수해야 하는 엄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스스로 물러나 처벌을 기다렸어야 마땅한 박근혜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으며, 황교안과 내각은 가당치 않은 '대통령 놀음'을 벌이며 광장 민의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박근혜와 공범자들은 마치 촛불혁명이 없었다는 듯이 시대를 거슬러 호시탐탐 반격을 노리고 있으며, 촛불 항쟁을 낳은 박근혜 정권의 적폐 역시 청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 단결된 민중의 힘으로 민주, 민생, 평화, 통일의 새시대를 안아오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여는 말에서 “박근혜 정권의 범죄자와 부역자들이 고개를 들고 권력 재창출을 기도하고 있는데, 야당은 법안 하나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면서 문재인, 이재명 등 유력 대선주자들은 사드배치 철회 입장에서 뒷걸음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박근혜 정권을 퇴진시킨 위대한 촛불 시민을 주변자로 물러서게 해서는 안된다”며, “2017년에는 민주주의의 주인인 민중이 권력을 만들어 나가는 진보적 정권교체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정현찬 백남기투쟁본부 공동대표는 지난 민중총궐기투쟁에서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목숨을 잃은 백남기 농민을 작년 11월 5일 광주 망월동 묘역에 모시긴 했으나 아직 진상규명도, 책임자인 강신명 전 경찰청장에 책임을 묻지 못한 상황이라며 분개했다.

이기철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이수지부장은 ‘노점 절대 불허’를 고집하는 동작구청장에 맞서 노점상들이 4개월째 농성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어쨌든 삶 그 자체는 이어가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삶의 고단함을 호소했다.

김상희 서울장애인철폐연대 활동가는 휠체어를 탄 채 무대에 올라 중증 장애에 언어 장애와 여성이라는 핸디캡까지 갖고 있는 자신이 하루 하루 곳곳에서 겪는 차별 사례를 일일이 소개하고는 “매일 인격과 마음에 무참한 폭력을 당한다” 고통스러운 심경을 밝혔다.

그는 “사회의 소수자가 무시, 차별받고 있다면 그 사회는 일단 움직임을 멈추고 바꾸어야 한다”며 경고했다. 또 “광화문 역 농성장에서 퇴거해 줄 것을 요구받았지만 요구로 내걸었던 부양의무제와 장애등급제가 폐지되는 날 떳떳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날 2017 민중총궐기 투쟁선포대회는 ‘박근혜·황교안 즉각 퇴진! 공범자 구속! 적폐 청산!’을 제목으로, ‘단결한 민중이 승리한다’를 부제로 열렸다.

▲ 가수 박준 씨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17년 투쟁선포문(전문)

격동의 2016년이 가고, 새해가 밝았다.

작년 연말, 국민들은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 반민생, 반평화, 반통일 폭정에 맞서 연 인원 1,000만에 달하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세계 역사에 길이 남을 항쟁을 전개하였다. 박근혜는 탄핵을, 새누리당은 해체와 소멸을 앞두고 있다.

국민은 위대하였다.

우리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지난 2015년 11월 13만 민중총궐기 투쟁, ▲총궐기 당시 경찰의 살인 물대포에 맞아 지난 9월 운명하신 백남기 농민에 대한 강제부검 저지와 책임자 처벌 투쟁, 그리고 ▲2016년 11월 12일 민중총궐기 투쟁을 통해 이 위대한 국민 항쟁의 도화선으로 기능하고, 분노한 민중을 투쟁으로 안내하는 영광스러운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제 우리에게는, 호시탐탐 반동의 기회를 노리는 지배세력들, 촛불의 성과를 왜곡해 제 잇속을 차리려는 기회주의자들에 맞서, 촛불 혁명의 과제를 끝까지 완수해야 하는 엄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연인원 1천만에 달하는 국민들이 광장으로 떨쳐나서고, 압도적인 표차로 탄핵소추안까지 가결되었다. 박근혜가 최소한의 상식이라도 있다면, 눈꼽만큼의 부끄러움이라도 있다면, 손톱만큼이라도 나라와 국민을 생각한다면, 탄핵까지 갈 것도 없이 스스로 물러나 처벌을 기다렸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청와대에서 ‘대국민 민폐 농성’을 지속하며, 어떻게 하건 시간을 끌고 탄핵안의 기각을 시도하며 버티기를 하고 있다.

대통령과 함께 당연히 퇴출되어야 할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 적폐인 황교안과 그 내각은 가당치도 않은 ‘대통령 놀음’을 하며, 사드 배치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위안부야합, 이미 거부된 성과퇴출제를 강행하는 등 광장 민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다. 이들은 한 술 더 떠 트럼프 측을 만나 사드와 대북적대정책 알박기를 시도하고, 국민의례에 세월호-5.18 묵념 금지, 국가보안법 적용을 통한 <노동자의 책> 대표의 구속, 뇌물범죄자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 등, 마치 촛불 혁명이 없었다는 식으로 시대를 거스르며 호시탐탐 반격을 노리고 있다.

촛불 항쟁을 낳은 박근혜 정권의 적폐들 역시 청산되지 않고 있다.

아직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도, 백남기 농민에 대한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과 수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상위법인 근로기준법을 부정하는 일반해고 강행 지침도, 농민을 죽이는 밥쌀 수입도, 노점 탄압도,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중단되지 않았다!

개성공단의 재가동도, 금강산관광의 재개도, 대북 전쟁불사 정책의 폐기도 이뤄지지 않았다!

민중총궐기의 상징인 한상균 위원장은 여전히 차디찬 감방에 수감되어 있으며,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 민주파괴 마녀사냥 행위인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의 피해자들은 부당하게 찍혀진 주홍글씨로 인해 여전히 고통 받고 있다!

변한 것은 없으며, 항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박근혜가 탄핵되었으나 변한 것은 없는 이 현실, 광장에서 드러난 국민의 요구가 여전히 거부당하고 있는 이 현실에서, 우리는 올해 2017년을 촛불항쟁 완성을 위한 투쟁의 해로 선포한다.

단결된 민중의 중단 없는 투쟁을 벌여나갈 것을 결의한다.

박근혜는 즉각 퇴진하라!
헌재는 박근혜 탄핵소추안을 조속히 인용하라!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책임자를 처벌하라!
사드 강행 중단하라!
위안부야합,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즉각 폐기하라!
개성공단 재가동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하라!
박근혜-최순실 교과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기하라!
일반해고, 성과퇴출제, 노동개악 중단하라!
비정규직 철폐하고,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하라!
밥쌀수입, 개방농정 폐기하고, 식량주권과 농민의 삶 보장하라!
노점탄압, 철거민탄압 중단하고, 빈민생존권 보장하라!
원전대신 안전으로! 대책없는 원전정책 중단하라!
여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철폐하라!
한상균 위원장 즉각 석방하라!
종북몰이 중단! 국가보안법 폐지! 양심수를 석방하라!

단결된 민중의 힘으로 민주, 민생, 평화, 통일의 새 시대를 안아오자!

2017년 1월 21일
민중총궐기투쟁본부

▲ 정원스님 분향소 앞 추모문화제가 열린 무대에 한 소년이 ‘천 개의 바람’, ‘직녀에게’를 불러 사람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경기도 평택 명법사의 회주 스님과 신도들이 광화문 분향소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정원스님의 극락왕생을 비는 합창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설날 받고 싶은 선물세트. ‘김기춘 구속햄, 조기퇴진, 민주주의 회복햄 세트’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광화문교도소에 새로 붙은 ‘국민피로유발제-박황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이날 용산참사 8주기를 맞아 ‘우리를 거리로 쫓아낸 이들에게 고함’ 추모제가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눈오는 날엔 역시 눈사람.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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