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환 (미국 이스턴 켄터키 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 원장)

 

트럼프 행정부가 1월 20일 출범과 더불어 새 대북정책이 수면 위에 떠오르기 시작하였고 적어도 6월까지는 확실한 대북정책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현재까지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3인방이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밝힌 내용은 한마디로 표현하면 채찍만 있고 대화‧협상론은 설 자리가 없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대화와 협상을 모색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북한의 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의 마지막 단계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말은 의미심장하다. 두 가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선제공격을 해서 핵미사일 기지를 폭파하는 것인데 이것은 현실적으로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다. 그러나 매티스 미 국방장관 후보자가 미의회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핵시설 격퇴 계획 보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대북 선제타격 계획이 시행될 경우 남북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핵 전쟁의 개연성도 높다. 선제공격은 공멸이기 때문에 우리는 과연 한반도에서 핵 전쟁을 원하는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참조: 필자의 칼럼, “선제공격은 공멸(共滅)이다,” 출처: 통일뉴스 (2016.3.12)]

그래서 두 번째 의미는 북한과 거래(deal)와 협상을 하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 북한은 협조적이고 우호적인 시그널을 보내 환경조성을 해야 하는데 북한매체는 연일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비방과 비하하는 언동만 하고 있으니 가슴이 답답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대화의지가 없이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는 현재 10∼16개에서 2020년경 1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포함한 제 2타격 능력을 소유하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래서 필자는 트럼프 새 행정부가 조속히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우선순위를 두고 북한과 대화를 추진할 것을 기대한다.

북핵문제 해법을 위한 새로운 돌파구 모색을 위해 바람직한 제안을 필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후 제안한 바 있다. 필자는 북한과의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5대 핵심조건을 제안하였다. 5대 조건이 충족되면 북한은 핵을 가질 필요성이 없어 핵포기를 할 것으로 주장한 바 있다. [참조: 통일뉴스(2016.11.10), "트럼프 미 행정부는 북핵 해법의 새로운 돌파구 모색하길"]

북미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는 북한은 어떻게 해야 하나? 북한은 일방적으로 미국에게 대북 적대정책을 전환하라고 요구하지 말고 미국이 대북정책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대미 적대적 메시지만 보내면 트럼프 행정부가 어떻게 대북정책 전환을 할 수 있겠는가? 묻고 싶다. 미국에 대한 비방과 비판은 삼가해야 할 뿐 아니라 제6차 핵 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시험 발사도 유보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도 남북간 진정한 대화분위기를 조성하길 촉구한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때문에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 강화를 위해 핵실험과 ICBM시험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대변인 담화(1.13)를 통해 북한은 “‘호전국가’도, ‘불량배국가’도, ‘인권유린국가’도 아니며 지구상에서 가장 이성적이고 평화 지향적이며 정의로운 핵 강국”이라며, “미국은 어제와 근본적으로 달라졌을 뿐 아니라 무궁무진한 발전의 잠재력을 지닌 우리 공화국의 지위와 힘, 지향과 이상을 똑바로 보아야 하며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 정말 가소롭다. 과연 이런 표현이 적절한지 북한 스스로 자성해야 한다.

북한은 또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핵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우리(북)의 문전 앞에서 감행하는 연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우리는 이미 천명한대로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연례 실시하고 있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이 계속되는 한 핵억제력을 강화하고 제2 타격능력을 강화하는 의지를 천명하였고 핵 보유국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북미관계 개선과 남북관계 개선을 세 번이나 강조 하면서 군사적도발을 감행한다면 이율배반적인 논리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젠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적대정책을 전환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이다.

그러므로 향후 적어도 6개월 정도는 핵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를 유예(moratorium)하길 촉구한다. 그리고 북한이 한국의 국내정치 불간섭의 원칙을 존중하고 진정성을 보일 때 진정한 남북대화가 시작할 것인데, 한국의 새 정부가 화해와 협력의 대북정책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미국이 대북 선제공격을 강조하고 이에 대응하여 북한도 선제공격의 공갈과 위협을 강조하면 북미관계 개선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미국, 한국, 북한 3국 지도자들은 현실성 없는 "선제공격 기 싸움”을 이제 그만 자제하고 3국간 적대적 상호작용을 감소하자. 2017년 정유년에는 한반도에서 따뜻한 봄이 오길 기대해 본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사, 미국 클라크대학교 석사, 미국 클레어먼트대학원대학교 국제관계학 박사.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국제정치학 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 통일연구원 원장 역임. 현재 미국 이스턴켄터키대 명예교수, 한반도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 글로벌평화재단(Global Peace Foundation)이 수여하는 혁신학술연구분야 평화상 수상(2012), 통일전략연구협의회(Los Angeles) 회장. 31권의 저서, 공저 및 편저; 칼럼, 시론, 학술논문 등 250편 이상 출판; 주요저서: 『국제정치 속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구상』 공저: 『한반도 평화체제의 모색』 등; 영문책 Editor/Co-editor: One Korea: Visions of Korean Unification (Routledge, 2017);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