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연일 ‘외교’ 이벤트로 존재감을 부각시키고 있다. 

황 총리는 16일 ‘5강 대사’를 긴급 소집해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회의를 주재했다. 안호영 주미대사, 김장수 주중대사, 이준규 주일대사, 박노벽 주러대사, 조태열 주유엔대사가 참석했다. 원래 외교부 차원에서 추진된 행사에 황 총리가 숟가락을 얹은 것이다. 

오후 5시30분에는 이브라힘 알 자파리 이라크 외교장관을 접견했다. 

황 총리의 외교 이벤트는 17일에도 이어졌다. 낮 12시 주한 외교단 간담회를 열었다. 서울에 주재 중인 각국 외교사절을 만난 것이다. 그 30분 전에는 오는 20일 한국을 떠나는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를 따로 접견했다. 

내실 있는 메시지는 없었다. 16일 모처럼 마련된 ‘5강 대사’ 회의에서는 “오는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후에는 정책 조율과 공조를 본격적으로 진행시켜 나가야 한다”거나 “주변국들과의 관계에 있어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고 있음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는 등 원론적인 ‘말씀’을 되풀이했다.  

황 총리가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해 사실상 대권을 겨냥한 행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갤럽>도 지난 13일 발표한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대상 8명의 후보에 황 총리를 포함시켰다.

이날 <한국갤럽>은 “1월 4~5일 실시한 예비조사에서 선정된 후보는 문재인, 반기문, 손학규, 안철수, 안희정, 유승민, 이재명, 황교안”이라며 “지난 12월 후보군과 비교하면 8인 중 7인이 동일하며 박원순 시장이 제외되고 황교안 총리가 11개월 만에 다시 포함됐다”고 알렸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007명에게 ‘8명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1%),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20%), 이재명 성남시장(12%), 안철수 의원(7%), 안희정 충남도지사(6%), 황교안 국무총리(5%), 유승민 의원(3%), 손학규 전 의원(2%) 순으로 나타났다. 

친인척 비리 의혹에 더해 ‘2만원’, ‘턱받이’, ‘퇴주잔’ 등으로 조롱거리가 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주저앉을 경우, 그 공백을 차지할 ‘보수’의 주자로 황 총리가 떠올랐다. 황 총리는 ‘보수 개신교계’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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