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북한과 먼저 대화하라”고 촉구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라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직후 2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트윗을 올린 것을 두고, 페리 전 장관은 “그가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에 맞서 군사적 행동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하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페리 전 장관은 “위협은 정말로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북한은 5번의 핵실험을 통해 최소 12기 이상의 핵폭탄을 보유했으며,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 핵탑재 ICBM을 보유하려는 북한의 의지는 분명하며, 이 상태로 가면 수년 내 실전배치에 성공하게 될 것이다. 

그는 “북한 당국자들과의 토의와 협상을 통해서 나는 그들이 비합리적이지도, 순교적 목표를 가지고 있지도 않음을 발견했다”며 “그들의 목표는 김씨 왕조의 유지, 국제적 존중 획득, 경제 개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탑재 ICBM을 보유했다고 해서 미국 본토를 기습 타격하는 자살행위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ICBM 프로그램의 진짜 위험은 그들을 보다 대담하게 만들어 한국과의 군사적 충돌과 같은 더 위험한 행위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페리 전 장관은 이 같은 위험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군사적 타격과 외교를 검토했다. 

1994년 1차 핵위기 당시 페리 장관은 북한 영변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타격을 제안했으나 거부됐다. 영변 핵시설을 파괴할 수는 있으나 핵무기를 제거할 수는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2006년에도 애쉬턴 카터 현 국방장관과 함께 북한 미사일 기지 타격을 제안했으나, 한국에 미칠 위험 때문에 권하고 싶지 않은 선택지라고 선을 그었다.

페리 전 장관은 “2001년에 우리(미국)가 북한과의 협상을 끊었을 때, ‘핵이 없는 북한’과 협상할 기회를 잃어버렸다”고 아쉬워하고, “오늘 우리가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최대치는 핵무기의 위험을 낮추는 합의”라고 지적했다. “그 목표는 북한이 핵기술을 수출하지 않고,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으며, 추가 ICBM 시험발사를 하지 않는 것이다.”

페리 전 장관은 “성공한다면 이 목표는 성취할 가치가 있고, 장차 비핵화된 한반도를 논의하는 기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목표는 우리의 희망에 훨씬 못 미칠 수 있지만 바라는 대로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북한과 협상해야 한다는 나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그는 외교적 시도가 실패한다 해도 중국을 끌어들여 보다 강경한 징벌적 조치를 시행할 명분을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사 기지가 아닌 공해상에서 북한의 ICBM 시험발사를 요격하는 비외교적 접근을 추진할 수도 있다”고 봤다.   

페리 전 장관은 “시간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이른 시일 내 북한의 핵탑재 ICBM 추구를 동결하지 못하면, 이 위기는 아주 쉽게 통제불능이 되고, 1차 보다 훨씬 큰 재앙이 될 2차 한국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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