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군이 몽양기념관 민간위탁운영 재계약 과정에서 기존 수탁자인 (사)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를 제치고 지역 새마을회가 포함된 컨소시엄을 위탁운영자로 선정해 마찰을 빚고 있다.

몽양 선생의 생가가 있는 양평군 신원리에 2011년 11월 문을 연 몽양기념관은 그간 (사)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가 위탁운영해왔지만, 양평군은 지난해 12월 민간위탁 운영기관 공모사업을 실시, ‘상명대학교 산학협력단-양서면 신원1리 새마을회’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몽양역사아카데미가 양평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유족 대표들이 양평군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기념사업회(회장 이부영)가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등 강력 항의했지만 양평군청은 이를 강행했다.

양평군청과 새마을회 등은 관람객 수가 줄고 있고,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기념사업회의 정치적 성향을 못마땅해 하는 정서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념사업회는 지난달 23일자 기자회견문에서 “우리 기념사업회는 자주독립과 평화통일을 위해 일생을 바친 몽양 여운형 선생의 높은 정신을 선양하기 위해 1991년 유족들과 뜻있는 분들이 힘을 합쳐 ‘몽양여운형선생추모사업회’로 발족했다”며 그간 추진해온 사업들을 열거한 뒤 “몽양기념관 건립은 유족, 기념사업회, 양평군이 20년간 함께 해온 선양 사업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개관 이래 5년간 몽양기념관은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며 매년 추모식 개최와 ‘몽양 여운형의 날’(5.25) 지정 및 기념, 기획전시 등을 예시하고 “다른 어느 기념관, 박물관 못지않게 모범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몽양기념관 건립과정이나 이후 운영과정을 볼 때 기념사업회가 위탁운영자로 계속 지정돼야 한다는 논리다. 아울러 2017년 몽양 여운형 선생 서거 70주기와 2018년 몽양이 결성한 신한청년당 창당 100주년,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족들도 진정서를 통해 “유족들은 현재 몽양여운형선생기념사업회 임원 및 직원으로 몽양기념관 위탁운영에 참가하고 있다”며 “중요한 시점에서 사업의 중심이 되어야 할 몽양기념관의 위탁운영에 주체 변동이 발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평군은 구랍 29일 민간위탁운영기관 선정 결과를 공고하고 위탁기간 만료에 따른 인수인계를 시도하고 있으며, 기념사업회는 ‘선정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및 인수인계 연기 요청 공문’을 제출하고 경기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해둔 상태다.

그러나 양평군은 이의신청을 거부하고 위탁기간 연장 조정을 거부하는 공문을 발송하고 ‘기념관 수탁재산 반환 명령 공문’을 발송하는 등 강제집행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고, 이에 대해 기념사업회는 ‘민간위탁 공모 선정자 적격성 여부 해명 및 자료 요청 공문’과 ‘위탁기간 연장 조정 재요청 공문’을 양평군에 제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기념사업회 측은 새로운 위탁운영자로 선정된 ‘상명대학교 산학협력단-양서면 신원1리 새마을회’ 컨소시엄이 관련 업무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고 자격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선정자 적격성’을 문제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