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안녕하세요?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남이 뭐라고 말하든 자신의 성격대로 살아라(마르크스)

 
 똥지게
 - 심호택 

 우리 어머니 나를 가르치며
 잘못 가르친 것 한 가지
 일꾼에게 궂은 일 시켜 놓고
 봐라
 공부 안 하면 어떻게 되나
 저렇게 된다
 똥지게 진다


 내 어린 시절은 공부가 최고인 시대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우리는 오전 수업이 끝나면 전교 석차대로 교실의 자리가 재배치되었다.

 중학교 3학년 땐 복도 벽에 전교 50등까지의 성적표를 붙여놓았다.

 그럼 이제 막 은퇴하고 있는 동창생들의 삶은 어떨까?

 행복도 성적순일까?

 대체로 다들 불행해 보인다.

 다들 ‘소인배의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공자는 말했다.

 ‘소인배는 한평생 편안함을 추구하다가 죽을 때 힘들고 군자는 일생을 힘들게 살지만 죽을 때 비로소 편안하다.’

 ‘소인배’로 산 인생이 어찌 행복할 것인가!

 하지만 이제 조물주가 준 ‘좋은 머리’로 편하게 살기조차 힘든 시대가 되었다.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기 때문이다.

 한 동창생은 나라가 부도가 났을 때 열심히 건물을 사 놓았다.

 그 덕분에 그 친구는 조물주보다 더 높은 건물주가 되었다.

 그 친구 자식들은 공부를 못해도 평생 호의호식할 것이다.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아무나 건물주가 될 수 있나?

 오랫동안 ‘소인배의 삶’을 살아온 사람들에게서는 깊은 허무가 느껴진다.

 편하기로 말하면 저 굴러가는 돌멩이가 더 편하지 않는가?  

 괴테는 말했다.
 
 ‘나이 30이 넘으면 살았다 할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30세 전까지는 ‘군자의 삶’을 산다.

 적어도 ‘쪽팔리는 삶’을 살지 않으려 발버둥을 친다. 

 그러다 30이 넘으면 서서히 염치가 없어지고 소인배가 되어간다.
 
 대선 후보들이 ‘기본 소득제’를 공약으로 내 걸 것이라고 한다. 

 국민 누구에게나 기본 소득을 보장해주면 - 어느 경제학자가 쓴 글을 보니 우리나라 경제력으로 보아 일인당 200만원을 줄 수 있다고 하지만 한 100만원씩만 주어도 - 사람들은 그 돈으로 무슨 일을 하며 살까?

 우리는 비로소 ‘소인배의 삶’을 벗어나기 시작할 것이다.

 편안한 삶보다는 무언가 의미 있는 삶, 보람 있는 삶, 신나는 삶을 추구하게 될 것이다.

 ‘소인배의 일생(一生)’이란 얼마나 슬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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