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은 2017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 2016년을 결산하고 2017년 정책 구상을 발표하였다. 그 특징을 분석하고 전망해 보면 다음과 같다. 다만 신년사만으로는 북한의 대내외 정책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첫째, 정치 분야에서는 2016년 5월 제7차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 정권의 장기화 기반이 확고해졌음이 강조되었다.

김정은은 7차 당대회를 통해 “당을 따라 영원히 주체의 한길로 나아가려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철석의 의지가 힘있게 과시되고 조선혁명의 만년기틀이 확고히 마련되였습니다”라고 말하였다. ‘만년기틀’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현세정권뿐만 아니라 김정은 이후의 미래정권까지 공고히 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2017년에도 자신의 권력 기반 공고화 지속은 물론 이를 기반으로 한 공세적인 대내외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병진노선을 통해 북한 보수주의자들의 지지와 가난한 민중들의 지지를 모두 확보한 김정은은 보다 대담한 정책을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군사 분야에서는 핵실험 성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계속이 강조되었다.

김정은은 “우리의 첫 수소탄시험과 각이한 공격수단들의 시험발사, 핵탄두폭발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였으며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른 것”을 강조했다. 이는 수소폭탄은 이미 보유하게 되었고 향후 이를 운반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탄 개발만 마무리하면 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2017년 북한은 특별한 상황 변동이 없는 한 미국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ICBM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트럼프 정부가 ‘선(先) 비핵화’가 아닌 ‘선(先) 북미 관계 개선’에 방점을 둔다면 문제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 경제 분야에서는 70일 전투 및 200일 전투의 성공과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적극적 수행이 강조되었다.

김정은은 “김일성-김정일 로동계급과 전체 인민들의 영웅적인 투쟁에 의하여 당이 내세운 70일전투와 200일전투의 방대한 목표가 빛나게 수행되였으며 나라의 경제발전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게 되었습니다”라고 평가하고 “올해는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수행에서 관건적 의의를 가지는 중요한 해입니다. 지난해에 이룩한 승리를 공고히 하면서 5개년전략수행의 확고한 전망을 열고 나라의 경제전반을 보다 높은 단계에 올려세우자면 올해 전투목표를 기어이 수행하여야 합니다”라고 강조하였다.

2017년 김정은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수행을 위해 다양한 ‘××일 전투’를 시행하는 한편, ‘외부 예비’ 확보를 위한 전향적인 대외 정책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대남 분야에서는 박근혜정부의 무성의에 대한 비난과 남한의 대북 적대 행위 중지, 통일대회합 등이 강조되었다.

김정은은 “사상과 제도, 지역과 리념, 계급과 계층의 차이를 초월하여 활발히 접촉하고 래왕하며 북남당국을 포함하여 각 정당, 단체들과 해내외의 각계각층 동포들이 참가하는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실현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민족의 근본리익을 중시하고 북남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와도 기꺼이 손잡고 나아갈것입니다”라고 강조하였다.

김정은은 2017년에도 원칙적인 차원에서 남북관계를 선도적으로 끌고 가려 할 것이고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을 맞아 박근혜 정부와는 다른 대북 정책을 구사하는 정부 등장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하여 김정은은 “진정한 민족의 주적도 가려보지 못하고 동족대결에서 살길을 찾는 박근혜와 같은 반통일사대매국세력의 준동을 분쇄하기 위한 전민족적투쟁을 힘있게 벌려야 합니다”라고 말하였다. 따라서 2017년 김정은은 남북대화를 적극적으로 제안하면서도 남한 선거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행동은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대미 분야에서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포기 및 한미합동군사훈련 중지가 강조되었다.

김정은은 “우리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의 핵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그리고 우리의 문전앞에서 년례적이라는 감투를 쓴 전쟁연습소동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국방력과 선제공격능력을 계속 강화해나갈것입니다”라고 경고하였다.

물론 이러한 언술은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전술적’ 발언으로 볼 수도 있다. 김정은은 ‘핵동결 대 북미 대화’를 카드로 물밑 접촉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정부가 단기간 내에 대화 카드를 보이지 않는다면 김정은은 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이 “언제나 늘 마음뿐이였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속에 지난 한해를 보냈는데”라고 발언한 점이 눈에 띤다.

‘전지전능’한 수령이 스스로 ‘능력 부족’을 인정한 것은 매우 파격적이다. 그 동안은 국제사회, ‘미제’, ‘남조선 괴뢰’ 등의 대북 ‘압살정책’으로 인해 경제난이 심화되었다는 논리였는데 김정은이 자신의 능력 부족을 인정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것은 향후 ‘김정은 책임론’ 아니면 ‘김정은 동정론’ 등 두 가지 현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정은의 ‘솔직성’과 ‘파격성’은 2012년 4월 위성발사장 외신기자에게 공개 및 위성 발사 실패 인정, 5월 만경대유희장 풀뽑기, 7월 부인 리설주 공개 등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기 때문에 통치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53년생으로서 전남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북한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통일연구원에서 22년간 재직한 북한전문가이다.
2006년 북한연구학회장 재직 시 북한연구의 총결산서인 ‘북한학총서’ 10권을 발간하여 호평을 받았다.

그 동안 통일부 자문위원, NSC자문위원, 민주평통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였고, 고려대학교, 동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민화협,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도 활동하였다.
현재는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는 「김정일 리더쉽 연구」, 「김정일 정권의 통치엘리트」, 「북한 체제의 내구력 평가」, 『북한이해의 길잡이』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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