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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허장벽 넘어 ‘연석회의‧수해지원’ 추진<2016 송년특집 ④> 남북관계(민간)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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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2.27  02: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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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는 그 어느 해보다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미칠 대형 사건이 많이 발생했습니다. 연초부터 북한은 제4차 핵실험을 단행했으며, 이어 위성을 발사했습니다. 남한이 이에 개성공단 폐쇄라는 대응조치로 맞서자 이후 남북관계는 조금의 미동도 없이 얼어붙었습니다. 

특히 북한은 5월, 36년 만에 개최된 제7차 당대회에서 핵-경제 병진노선을 거듭 천명함으로써 한반도 정세를 고착화시켰습니다. 게다가 미국 오바마 행정부도 ‘전략적 인내’라는 대북정책을 고수함으로써 북.미관계에서 어떤 의미 있는 기미조차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11월 미국 대선 당선자인 트럼프의 대북 정책도 오리무중이라 향후 정세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던 중 한국이 7월 경북 성주에 사드 배치를 급작스레 결정하자 한국-중국 간에 갈등구조가 싹텄습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대응조치로 한한령(限韓令, 한류금지령)을 내려 양국관계에 이상신호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10월 들어 남한에서 본격화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압권이었습니다. 수백만 명의 촛불시위가 나서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고, 결국 박 대통령의 국회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이 와중에,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중에서 ‘통일대박’이 최순실의 아이디어이고, 개성공단 폐쇄에도 최순실이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나와 당혹감을 넘어 황당함에 이르기까지 했습니다. 

통일뉴스는 이처럼 유난히 대형 사건이 많았던 올 한해를 보내면서 <2016년 송년특집>으로 ①북한내부 ②북.미관계 ③남북관계(당국간) ④남북관계(민간) 순으로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 2016년은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 정부가 민간교류를 가장 철저히 가로막은 해로 기록될 것이다. 정부의 불허를 무릅쓰고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가 열렸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올해는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 민간교류가 가장 철저히 차단당한 해로 남게 됐다. 남이나 북 지역에서 단 한 건의 공동행사도 열리지 못 했으며, 팩스나 이메일 등 접촉수단 마저 남측 정부가 철저히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북측이 ‘연석회의’ 개최를 제안했고, 이후 남과 북, 해외는 ‘전민족 대회합’ 추진을 위한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정부는 제3국인 중국에서의 남북해외 접촉마저 불허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행정처벌을 반복했고 민간 대표들은 이를 무릅쓰고 거듭 접촉에 나섰다.

한편, 대북 인도적 지원마저 전면 차단된 상황에서 올 여름 북측 지역에서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고, 정부가 민간 차원의 지원마저 불허했지만 대북 지원단체들은 우회적으로나마 긴급구호에 발벗고 나섰다.

6.15공동선언 이래 최악의 단절

   
▲ 올해 단 한 건의 남북간 인적교류는 류미영 천도교청우당 위원장의 장례식에 참석한 고인의 아들 최인국 씨의 방북이었다. 11월 25일 모친의 영정을 든 최인국 씨가 평양 신미리 애국열사릉에 들어서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통일부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방북, 방남 인원 통계자료에서 올해는 남북경협과 사회문화, 인도지원 분야를 통틀어 단 한 건의 인적교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6.15공동선언으로 민간교류의 물꼬가 트인 이래 처음이다.

다만, 지난 11월 중순 류미영 천도교청우당 위원장의 장례식에 아들 최인국 씨가 다녀왔을 뿐이며, 그나마 이산가족 병문안 형식을 취했고, 방북 당일인 19일에서야 베이징에서 방북 승인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 등 제3국에서의 북한주민접촉에 대해서도 통일부는 신청서 수리를 하지 않아 불허한 경우가 많았다. 수리 거부의 명분은 ‘대북제재 국면 하에서 현 남북관계 상황 등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고 접촉을 강행한 인사들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했다.

특히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나 그 산하 부문 본부들에 대한 접촉 신청은 모두 수리 거부돼 논란을 빚기도 했다. 통일부 대변인은 “적절하지 않고 적전분열이다. 북한에 이용당하기 딱 좋은 행사”라거나 “통전(통일전선) 차원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가치가 없고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까지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2015년, 2016년 분야별 민간접촉 신고 수리(불허 제외)>

                                                                                                   (단위 : 건)

 

남북경협

사회문화

인도지원

2015

29

304

127

2016

2

12

3

* 자료제공 - 통일부

그나마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등 사회문화 분야 12건과 인도지원 분야의 한국수출입은행, 남북나눔, 그리고 남북경협 분야의 2건 등의 제3국에서의 접촉이 수리됐다.

지난 2월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된 이래 남북경협 마저 완전히 명맥이 끊겼고, ‘인도적 지원은 정치적 상황에 관계없이 지속한다’는 명분과는 달리 실제로 전면 차단당했다.

정부의 불허 불구, 전민족적 통일대회합 지속 추진

   
▲ 올해 민간교류의 물꼬를 튼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 정부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등이 중국 선양에서 열린 회의에 참석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연초 북한의 핵시험과 잇단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가운데, 민간교류도 사실상 전면 불허됐다. 이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6.15민족공동위원회는 공동위원장회의를 추진했다.

정부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이창복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일행은 5월 19~20일 중국 선양(심양)에서 ‘남북해외 위원장회의’에 참석했고, 6.15 16돌 민족공동행사를 개성에서, 광복 71돌 민족공동행사는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물론, 이같은 합의는 남측 당국의 민간교류 불허로 성사되지 못 했다. <통일뉴스>는 6.15남측위원회 대표단과 동행해 현지 소식을 실시간으로 보도했으며, 이후에도 중요한 남북해외 회합을 현장에서 보도했다.

북측은 지난 5월 37년 만에 열린 조선노동당 7차대회를 계기로 6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정당·단체 연석회의’ 명의로 호소문을 발표,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개최하자고 제안했다.

호소문은 “북과 남의 당국,정당,단체 대표들과 명망있는 인사들을 비롯하여 진정으로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참가할수 있을것”이라며 “회합에서는 민족의 총의를 모아 최악의 상태에 있는 조선반도의 현정세를 완화하고 북남관계를 새출발시키며 나라의 통일문제를 해결해나갈수 있는 출로를 허심탄회하게 론의할수 있을것”이라고 밝혔다.

   
▲ 8월 11~12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남북해외 연석회의 준비모임. [자료사진 - 통일뉴스]
   
▲ 10월 6~7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10.4선언 발표 9돌 기념 남북해외 공동토론회'. [자료사진 - 통일뉴스]

남북관계가 단절되고 민간교류마저 가로막힌 상황에서 남북해외 별로 연석회의 조직을 구성하고 전민족 통일대회합을 추진하자는 북측의 제의는 이후 민간교류의 기본 축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통일부는 “과거부터 되풀이해 온 전형적인 통전(통일전선전술) 공세”로 규정했고 “구태의연한 선전공세에 불과하다. 기만적인 통전공세에 나설 것이 아니라 북한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모든 접촉을 불허했다.

이같은 열악한 조건에서도 북측과 해외측은 연석회의 준비위원회를 구성했고, 남측은 6.15남측위원회 내에 연석회의 추진기획단을 구성했다.

이어 8월 11~12일 남북해외 연석회의 준비모임 대표들이 중국 선양에서 실무회의를 개최, 연석회의 성사를 다짐했고, 10월 6~7일 선양에서 ‘10.4선언 9돌 기념 남북해외 공동토론회’를 진행해 내년 3.1절을 목표시한으로 전민족적 통일대회합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이어 11월 30일~12월 1일 선양에서 실무접촉을 갖고 ‘조국의 평화와 통일,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전민족대회’(약칭 평화통일민족대회)를 개최키로 하고, 이를 준비하기 위한 남북해외 공동실무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5월 6.15민족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회의부터 12월 연석회의 실무접촉까지 정부의 불허에도 불구하고 모두 네 차례의 남북해외 회합이 중국 선양에서 진행됐고, 남측 대표단은 매번 개인별로 약 200만원 상당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 11월 30~12월 1일 중국 선양에서 열린 남북해외 연석회의 실무접촉. [자료사진 - 통일뉴스]

실무접촉 남측 단장을 맡고 돌아온 조성우 6.15남측위원회 상임대표는 평화통일민족대회에 대해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교류협력 활성화 등을 포괄하는 민간과 당국, 정치권까지 총 망라하는 ‘전민족대회’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북측에서는 전민족대회 준비위원회라는 명칭을 달고 나왔더라”면서 “원래 우리는 3.1절 즈음해서 하자는 제안을 했었는데, 지금 시기를 못박기는 남쪽 정세가 너무 유동적이라서, 남쪽 상황을 보면서 이후 실무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평양에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를 개최했던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추진한 서울에서의 통일축구대회는 물론 농민과 청년학생, 여성 등 각 부문들이 추진한 남북공동 회합과 대회들은 모두 무산되고 선양 실무접촉에서 부문별 회동에 만족해야 했다.

국제 우회로 통해 대북 수해지원 명맥 이어

   
▲ 민화협은 9월 21일 의장단 회의를 통해 북한 두만강 수해지역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범국민 모금운동을 결의했다. 홍사덕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이를 발표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정부는 민간 차원의 인도적 대북지원에 대해서도 사실상 전면 차단에 나섰다. 그나마 유일하게 정부의 승인을 얻어 두 차례 이루어진 유진벨재단의 결핵약품 반출 승인도 이 재단이 미국에 등록된 단체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지난 8월말부터 9월초 함경북도 지역에 대규모 수해가 발생했지만 정부는 통상적 관례와 달리 정부 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전혀 시행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민간 차원의 지원마저도 불허했다.

통일부는 “민생과는 관계없는 부분(5차 핵실험)에 자기들의 비용과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에 북한의 책임이 먼저 다뤄져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지금 상황은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북한인권법에 따른 인도적 지원을 해야 된다고 하는 게 꼭 타당하지는 않다”고 수해 지원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결국 54개 대북지원단체로 구성된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은 북한주민사전접촉신고가 수리 거부되자 국제기구를 통한 간접지원에 나섰고,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도 일단 범국민 모금운동에 돌입했다.

특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국내에서 모금을 진행해 9월 하순부터 1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총 4억원 이상의 비닐장판과 겨울내의 등 긴급구호물자를 해외동포 단체를 통해 지원했다.

   
▲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10 차례에 걸쳐 중국을 거쳐 대북 수해지원을 성사시킴으로써 정부의 불허 장벽을 넘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정부가 그동안의 관례와 새로 제정된 북한인권법까지 무시하고 대북제재의 일환으로 민간 차원의 인도적 지원마저 가로막았지만 민간단체들의 우회적 방식으로나마 대북 인도적 지원의 명맥을 이어간 셈이다.

물론 과거 북한에서 식량난이나 수해가 발생했을 때보다 올해 수해지원 모금운동은 사회적 관심도가 낮았고, 북한도 진행 중이던 200일 전투의 ‘주타격 방향’을 수해복구에 돌리는 등 자력으로 복구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시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이유로 강력한 대북제재에 총력을 기울인 정부가 민간교류는 물론 인도적 지원마저 철저히 가로막아 올해 민간교류는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 이후 최악의 수치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15남측위원회와 산하 연석회의 추진기획단, 부문본부 등은 정부의 불허와 벌금 부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실무접촉 등을 이어갔고, 북녘동포들의 수해를 외면하지 않고 우회적으로나마 인도적 지원의 명맥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민간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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