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대로에서 탄핵 가결 소식을 접한 1만여 명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9일 오후 4시 10분경.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 투표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1만여 명의 시민들은 환호와 함께 서로를 부둥켜 안으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덩실덩실 춤을 추며 "이겼다"고 외쳤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는 1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국회의 탄핵안 표결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은 "국회는 탄핵하라", "박근혜는 퇴진하라", "새누리당 해체하라"를 외쳤다.

집회장에 마련된 전광판으로 시시각각 국회 내 상황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쳤지만, 새누리당 친박계의 탄핵 반대 움직임에 국회의원들이 영향을 받지않을까 하는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오후 3시 40분경 의원들의 탄핵소추안 투표함이 열리며, 찬성을 의미하는 '가'라는 표시가 화면에 비추자, 시민들은 "가", "가"라며 탄핵소추안 가결을 기대했다. 그리고 정세균 국회의장이 '가 234표, 부 56표, 무효 7표, 기권 2표로 탄핵소추안이 통과됐다"고 밝히자, 시민들은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이겼다", "끝났다"며 환호하던 시민들은 서로 누구라고 할 것없이 부등켜안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가결을 기뻐했으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한 켠에서는 꽹과리를 치며 축제 장면을 연출했다.

국회 정문 앞에서 자유발언을 이어가던 시민들도 가결 소식이 전해지자, "와" 함성과 함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노래에 맞춰 얼싸안고 춤을 추거나 "방빼라 방빼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 대선 때 직장 동료들과 내기를 했다가 져서 ‘박근혜를 찍은 것들’한테 밥을 샀다”는 50대 여성은 “박근혜 탄핵으로 끝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공화당부터 이어온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종로구에서 왔다”는 20대 여성 이모씨는 “정유라의 ‘백’은 그 엄마인 최순실이지만, 나의 ‘백’은 헌법 제1조”라고 당차게 말했다. 이 씨는 주권자인 국민의 뜻에 맞는 대한민국의 개혁을 거듭 주문했다.
 

▲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에 어깨를 걸고 춤을 추는 대학생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 탄핵 가결에 기쁨을 만끽하는 시민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탄핵안 가결에 시민은 눈물을 흘렸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6주 간의 촛불집회를 주최해온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이날 탄핵안 통과에 즉각 성명을 발표, "오늘 국회에서 범죄자 박근혜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었다. 주권자인 국민의 명령에 따른 마땅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탄핵소추안 가결은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전국 방방곳곳의 광장에 나선 국민촛불의 위대한 힘이 이룬 소중한 성과이다. 촛불시민은 '명예로운 퇴진', '질서있는 퇴진' 등 국민을 기만하고, 당리당략에 근거하여 기회주의적 행태로 일관하던 정치권에 일침을 가하고, 탄핵소추마저 불투명하게 만들려는 저들의 계획을 포기시켰다."

하지만 국민행동 측은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가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촛불집회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이들은 "박근혜 즉각 퇴진과 적폐 청산의 촛불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오늘 우리는 투쟁의 한 고비를 넘겼을 뿐"이라며 오는 1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 정권 끝장내는 날' 촛불집회를 예고했다.

▲ 정세균 국회의장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시민들이 지켜봤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남녀노소 할 것없이 탄핵안 가결을 기뻐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국회의 탄핵소추안 결과를 기다리는 깃발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