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사진-외교부 공동취재단]

“처음에 일본 ‘아시아여성기금’한테 돈 받은 7명의 할머니들한테 정대협이 한국정부의 위로금을 주지 않았고, 악의적인 비판을 많이 했다. 이게 위안부 할머니를 진심으로 도와주고 싶은 사람들이 할 행동이냐. 나 같으면 절대 그런 행동을 안 할 거다. 저 같으면 ‘일본에서 받은 돈 반납하라, 그러면 한국정부에서 받는 돈을 드리겠다’고 말하겠다. 이게 진심으로 ‘위안부’ 지원하는 행동이다.”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 일본대사(2010.8 ~ 2012.10)가 지난 4일 오전 도쿄 게이오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교류프로그램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이같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맹렬하게 비방했다.

1990년대 중반 일본 정부와 민간의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한 ‘위안부’ 문제 해결을 가로막은 것도 정대협이고, 지난해 12월 ‘위안부 합의’ 비판 여론을 주도하는 것도 정대협이라는 강한 피해의식에 근거한 것이다. “(한국의) 일반 국민들은 정대협 생각에 흔들리기 때문에 이게 일한 관계의 오류”라는 왜곡된 인식도 드러냈다. 심지어 “정대협이 한 일은 정치활동”이라고 강변했다.

구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연행에 대해서도 ‘입증할 자료가 없다’는 식으로 부인했다. “일본에서는 ‘그때 강제연행했다는 증거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저도 증거는 없다고 본다. (구 일본군이) 그런 증거는 남길 수 없다고 본다.” 

무토 전 대사는 한국 측의 주장도 객관적이지 않다고 물타기했다. “한국에서의 모든 생각은 정대협 주장을 전제로 하”는데 “정대협의 주장의 근거는 ‘위안부’할머니에게 들었다”는 것이며 “그것은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것. 

“일본에서는 위안부 (반대) 하시는 분들은 ‘(한국의) 부모가 자기 딸 팔았다’고 주장한다. 그건 위안부 할머니들 본인은 알 수 없는 거다. 그래서 위안부 할머니들 본인들은 강제연행을 당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무토 전 대사는 “할머니들의 증언에 대해서는 상당한 부분이 진실일 거니까 충분히 존중해야 하지만 유일한 증거라고 할 수 없고, 한국에서 '제국의 위안부' 책도 자료 바탕으로 한 것이고 박유하 교수도 연구 많이 했다고 보는데 한국에서 욕을 많이 먹는 건 이상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다음 정부에서 이러한 것을 문제제기해도 일본정부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해 12월 28일 합의가 “마지막 기회”라고도 했다. “국제적으로 봤을 때도 (12.28) 합의로 이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제논에 물대기’식 해석도 했다. 

“많은 할머니들은 이번 합의에서 돈을 받고, 안 받은 분들은 정대협 속한 분들이면 국제적 시각에서는 이 문제 해결된 것이고, 아마 이후에도 문제 삼으면 한국이 알아서 해결하라는 시각을 가질 것이다.”

▲ [사진-외교부 공동취재단]

무토 전 대사는 “지금 한국 상황은 걱정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주제넘은 발언도 했다. ‘평화헌법 개정-군국주의 재무장’을 추진해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보조를 맞춰 ‘위안부 합의’와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을 타결한 박근혜 정권이 흔들리면서, 다음 대통령으로 일본에 강경하고 북한에 유화적인 인사가 들어서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는 “북한에 대한 자세로서의 유화 입장은 지금 시대에서는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북한으로 흘러나가는 돈이 다 핵개발에 들어갔을 수도 있기 때문에 유화 정책을 해서 좋을 일은 없고, 지금 북한 입장에서도 다음 정권에서는 좋은 일이 생길까봐 핵개발을 멈추는 등의 일은 하진 않을 것이다.”

그는 “북한 같은 나라에 대해서는 흔들리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북한 미사일 무기 실전 배치를 막기 위해서 국제사회가 압력을 줘야 하는 시기인데, (한국)정부 바뀌고 대북 태도도 바뀌면 좋은 일이 아니다.”

무토 전 대사는 “(한국의) 그런 대통령이랑 트럼프랑 잘 지낼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위협성 발언도 늘어놓았다. “그렇게 되면 한국은 북한의 압력 앞에 설 수 밖에 없는데, 그런 현실을 한국 국민이 이해하고 있는지 우려가 되는 것이다.”

그는 2012년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시절 부산에서 문재인 후보를 만나 “제가 한일관계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많이 얘기했다”면서 “문재인 후보는 관심이 별로 없는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본의 재무장에 대한 한국 내 우려에 대해서는 “일본이 군사력을 증강시키면서 한국과 대립하는 게 일본에 어떤 이익이 있겠나”고 되물었다. “일본에 있어 중요한건 미국 호주 한국 인도 아세안 나라 등과 협력하면서 중국이 지배적인 군사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끔 제지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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