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고유의 『마고력』 펴낸 이정희 작가와 17일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조천현]

“아이는 열 달 만에 낳는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
“우수에 대동강 물이 풀리고, 경칩에 겨울잠 자던 개구리가 나온다.”
“삼월 삼짓날에는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

우리 조상들로부터 구전돼 온 시간의 지혜가 현대의 시간과 어긋나는 이유는 뭘까?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사용하고 있는 시간과 달력이 잘못된 건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긴 제대로 된 달력은 없을까?

지금까지는 없었다. 그런데 바로 우리 조상들의 고유한 력(曆)을 찾았다고 ‘마고력’이라는 이름을 붙여 책을 펴낸 이가 있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 시나리오 작가 이정희(53) 씨다.

참고로 현재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태양력인 ‘그레고리 력’은 3천년에 하루가 틀리는 오류가 있고, 음력은 한달의 길이가 29일, 30일을 오가며 그것도 윤달까지 끼워넣어야 할 정도로 부정확하다. 더구나 계절의 변화를 반영하는 24절기와 차이가 많은 경우도 허다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겨울잠에서 깨어 나온 개구리가 얼어죽게 생겼다든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 지 한참 뒤에나 삼월 삼짓날이 걸리기도 한다. 뱃속의 아이는 295일이 아니라 280일 만에 나오고 동지는 1월 1일이 아니라 12월 22일 전후인 실정이다.

이정희 작가는 17일 <통일뉴스>와 첫 인터뷰를 갖고 “책을 쓰면서 알게 된 건데 이것이 인류가, 동서양이 몇 천 년 동안 찾아 헤맨, 3천년에 하루도 틀리지 않는 그런 력이었다”며 “정말 놀란 건, 우주운행에 꼭 맞는, 해의 운행에 가장 적합하게 만들어진 달력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해가 가장 짧은 동지로부터 시작해서 가장 긴 하지가 1년의 가장 정중앙에 오는, 그리고 해가 다시 짧아지는 달력”이며, 28일 13개월, 364일에 설 하루를 더해 365일이 맞아 떨어진다. 물론 4년에 한 번씩 하루를 보탠다.

더구나 단순한 태양력이 아니라 달의 공전이 지구의 공전에 미치는 영향까지 정밀하게 반영돼 있다. 우리 고유의 시간의 근본단위인 그림자를 뜻하는 구(晷, 귀)는 그믐의 그림자가 더 긴 달의 시간 길이 만큼이고, 1초는 무려 57,798구이다. 가히 3천년에 하루도 틀리지 않을 만큼의 정밀함이 깃들어 있는 셈.

▲ 4350년(2017년) 섣달 달력. 11월 22일 소설이 설날이다. [자료출처 - dankun.kr]
▲ 4350년(2017년) 1월 달력.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12월 21일 동지가 1월 1일이다. [자료출처 - dankun.kr]


* 력 계산
- 소설을 설달(정월) 설날 기준으로 삼는다.
- 한달 28일, 13개월을 역산한다. 364일에 설날 하루를 더하면 365일이 된다.
   (4년마다 설달이 하루가 긴, 30일이 된다)
- 그러면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동지가 1월 1일(혹은 2일)이 된다.
- 해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가 13개월 정 중앙인 7월 15일이 되고 이날이 백중이다.

* 시각 계산
구 = 시간 체계의 근간, 그믐의 그림자가 더 긴달의 그림자 길이
1묘 = 구가 눈에 느껴지는 것
1묘 = 300구 (수리상 약속)
1각(50초) = 9,633묘
1초 = 192.66묘 = 57,798구


이 작가는 우리말 중 ‘소설’(小雪)이 ‘작은 설’의 이두식 표기일 수 있다는데 착안하여, 소설을 설날로 역산하여 2014년 1월에 우리 고유력을 찾아냈다면서 “구전 내려오는 말을 백 프로 다 충족시키고, 다행히 문헌에서 부도지라는 책에 정확하게 나와 있다”고 말했다.

부도지(符都志)는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이 저술한 징심록 중의 일부로 한민족의 상고사를 기록하고 있다. 부도지에는 13기(期)와 4요(曜), 28일, 364일과 365일 등이 적시돼 있고, “역이 바른 즉 천리와 인사가 증합하여 복이 되고, 역이 바르지 못한 즉 천수가 어그러져 괴리되어 화가 된다”는 문구 등 력과 관련한 표현이 다수 등장한다.

마고력으로 단기 4350년(2017년) 새해가 되는 11월 22일, 이 작가는 서울 조계사 템플스테이 3층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 마고력을 직접 만드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인터넷에서 www.dankun.kr에 접속하면 전자 마고력을 직접 내려받을 수도 있다.

이 작가는 “지금 민족진영에서는 마치 재림예수나 정도령 등등 사람인 구세주가 올 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게 사람이 아니라 통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아, 통일의 세상이 오려나 보다. 그래서 이 력이 나왔나 보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해 동지사(冬至使)를 파견해 중국 천자로부터 달력을 받아오던 조선시대나 우리 고유 단기 연호와 고유 달력의 맥이 끊긴 채 서기를 사용하고, 부정확한 그레고리 력이나 음력을 사용하고 있는 현재가 얼마나 큰 차이가 있을까?

이 작가의 “단기 연호를 그냥 우리부터 사용하자”는 제안이나 우리 고유의 력을 제시하며 기존 달력과 함께 사용하자는 제안은 그저 흘려들을 일만은 아닐 것이다.

다음은 17일 오후 1시 30분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 뒤편 야외카페에서 가진 이정희 ‘마고력’ 저자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어디가 1월 1일일까?’

▲ 이정희 작가와의 인터뷰는 세종문화회관 인근 노상카페에서 진행됐다. [사진 - 조천현]

□ 통일뉴스 : 우리 고유의 달력에 대한 관심을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갖게 됐나?

■ 이정희 작가 : 개천절이 음력으로 하면, 어느 해는 눈이 온다. 너무 말이 안 맞는다 생각했다. 맑고 좋은 가을날 다 두고 한겨울에 마니산에 개천절 천제 지내러 올라간다는 거냐. 10월 3일이 정말 음력 맞을까 의문을 가졌다.

그리고 언제라고 딱 기억은 못 하지만, 옛날의 우리나라 력이 과연 음력만 있었을까 생각했다.

□ 누구나 한번쯤 의문을 가질 법도 하지만, 실제로 고유의 달력을 찾아 나선다는 건 아무나 하지 않을 일이다.

■ 내 성격인 것 같다. 쉽게 이야기하면, 초등학교 5년 때 틀린 산수 문제를 계속 생각하고 있다가 몇 년 전에 풀었다. 어떤 의구심이 생겼을 때 ‘이거구나’ 할 때까지는 의구심을 갖는 성격이다. 아마 그것 때문인 것 같다.

2013년도에 어떤 분이 나를 달력을 가지고 계속 신경쓰이게 했다. “지금 달력이 틀렸다면, 1월 1일이 언제냐?”고 물으니 “입춘이다”고 한다. “너무 춥다. 이상한 것 같다.”

그런데 자꾸 와서 이야기해서 ‘아, 나에게 달력을 생각하라는 건가?’ 너무 바쁠 땐데, 부도지도 읽고 한 달 정도 생각해봤다. 지나가는 말처럼 “옛날 달력은 13개월”이라고 했다.

몇 년 전 부도지를 읽을 때 한 쪽만 이해 못 한 것이 있었는데, 거기에 13기(十三期)가 있었다. 아무리 읽어도 몰라서, ‘아, 김시습은 천재구나’ 하고, 13기가 13개월이란 걸 알고 집중적으로 력을 궁리하게 됐다.

□ 우리 고유의 력을 어떻게 찾았나?

■ 나중에 알았다. 사람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이 력을 찾고 있었다는 것을. 동서양에서 몇 천 년 동안 찾았다고 한다.

1년이 13개월이고, 1월 1일이 어딜까 궁구했다. 공부한 분들은 책으로 하는데, 나는 력에 관한 우리나라의 내려온 말들을 추려봤다. 그 말들을 다 합당하게 하는 걸 거라 생각했다.

‘어디가 1월 1일일까?’ 어느날 착안한 것은 이두다. 우리가 쇠는 설은 작은설이고, 정월 대보름이 큰설이라는 말에 착안해서 작은설이 소설일 수 있겠구나. 우리 설은 한자로 옮길 수 없다. 그래서 작은설을 음차해서 소설(小雪)로 했다. 눈과 관련 없이 작은설을 한자로 옮긴 것이구나!

□ 소설이 설, 13번째 달인 설달의 첫 날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했는데, 우리 고유말, 언어에 대해 어떻게 조예를 갖게 됐나?

■ 내가 원래 영화를 하는 사람이다. 영화를 할 때 사실은 영화감독이 되는 게 목적이 아니었고, 우리나라 고대 문화를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이 민족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자는 개념으로 했다.

우리나라 고대 쪽을 할 때, ‘반지의 제왕’을 재미있게 봐서 반지의 제왕처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3부작으로 옛날 이야기 처럼이 아니라 현대판 반지의 제왕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3부작에서는 과거 영화에서 보지 못한 어떤 것이 나와야겠다고 3년 정도 고민했다. 1부작은 썼고, 2부작은 액션일 거고, 3부작은 전에 없던 뭔가를 고민하다가 알았다.

3년 정도 아이템을 고민하다가 알았다. 그게 해다. 태양이라는 말을 붙인 사람들과 해라는 말을 붙인 민족은 완전히 다르다는 거다. 우주와 철학에 대한 모든 고민을 끝낸 말이다. 수학에서 ‘해를 구하라’가 그 해다. 우주와 인간, 모든 생명을 포함한 모든 것의 해가 저 해다. 정답이나 해답이라는 말보다 더 정확한 말이 해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

□ 태양을 가리키는 해와 수학의 해답할 때 해는 다른 것 아닌가?

■ 해라는 말에는 수학에서 쓰는 정답이라는 뜻도 있고, ‘한’이라는 말처럼 여러 가지 뜻이 중의적으로 있는 말이다.

‘해를 구하라’는 말이 있다. 초등학교 때도 해라는 말을 고민했다. 해라는 말을 깨닫고, 우리나라 고유한 말 속에 모든 게 들어있구나. 그걸 깨달아서 우리말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그게 계기가 됐다.

해라고 했기 때문에 할아버지들이 그 말을 붙여놨고, 그래서 양력, 정확히 말하면 해력일 것이라고 이해했다.

□ 언제쯤 이야긴가?

■ 내가 2014년 1월 19일 력을 찾았다. 정확하게 날짜를 기억한다. 그로부터 몇 년 전이다. 해라는 말 때문에 충격을 받아서 우리말을 유심히 보게 됐다.

정확히 말하면 지혜뿐만 아니라 우주과학, 철학이다. 력이라는 건 내가 ‘해가 이렇게 움직일 거다’라고 해서 움직여지지 않는다. 정확하게 관측하고 관찰하지 않으면 우주운행을 알 수 없기 때문에 과학을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플러스 지혜까지다.

□ 찾아낸 력을 간략하게 개념규정, 요약한다면?

■ 정말 놀란 건, 우주운행에 꼭 맞는, 해의 운행에 가장 적합하게 만들어진 달력이었다. 특히 해가 가장 짧은 동지로부터 시작해서 가장 긴 하지가 1년의 가장 정중앙에 오는, 그리고 해가 다시 짧아지는 달력이다.

책을 쓰면서 알게 된 건데 이것이 인류가, 동서양이 몇 천 년 동안 찾아 헤맨, 3천년에 하루도 틀리지 않는 그런 력이었다. 그레고리력은 3천년에 하루가 틀린데, 사실은 다 틀리다는 소리다. 틀리는 걸 알아도 방법이 없다.

이 부분에서 과학은 됐는데 지혜가 안 됐다. 할아버지들은 지혜까지를 발휘하신 거다. 그래서 절기와 달력이 딱 맞는 력을 만드신 거다.

□ 알아낸 고유력이 맞는 지 검증해야 할 텐데.

■ 하나는 구전에 의한 것, 또 문헌에 의한 것, 또 하나는 실제 관측이다.

□ 과거 문헌에 일치하는 대목이 있나?

■ 문헌은 부도지인데 사람들이 잘 모른다. 구전에 딱 들어맞는다. 력에 관해 내려오는 모든 말을 충족시키는 그런 력이다. 아이는 10개월 만에 낳는다, 동지 팥죽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다.

쉽게 이야기하면 1월 1일이 입춘이라면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한데, 구전 내려오는 말을 백 프로 다 충족시키고, 다행히 문헌에서 부도지라는 책에 정확하게 나와 있다. 부도지 그 대목이 너무나 어마어마한 과학이다.

부도지는 신라 초기, 아직 사대(事大)하기 전의 책이고 우리가 갖고 있는 문헌이 거의 없다. 신라의 연호가 당나라 연호로 바뀌고 없어진다. 그것은 신라적인 건 다 없앴다는 소리다. 달력이 달랐다면 당연히 없앴을 것이다.

□ 달력에 관한 과거 기록이나 문헌이 없나?

■ 나는 하나도 본 게 없다. 달력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마야력도 칠성력이었다. 7요, 13개달, 28일이었다’고 나중에 이야기해주더라. 나는 우리나라 말 속에서 찾았기 때문에 검증하는 과정에서 부도지를 본 거다. 증명하느라고 만세력도 참조했다.

그러나 내가 모르는 거고, 많이 있나 보다. 몇 천 년을 찾고 있으니까 력에 관한 이야기는 많은데, 정확하게 찾은 달력은 없다.

(부도지가 포함된 징심록의 추기를 쓴) 김시습이 천재라고 생각했다. 이걸 어떻게 해결했을까? 달력에 관한 말인지는 알겠지만 듣도 보도 못한 묘, 구가 나온다. 진짜 천재 맞다. 그런데 내가 찾고 나서 다른 력에 관한 학자와 이야기한 건 “김시습도 몰랐다. 알았다면 력이 나왔을 거다”.

“아, 통일의 세상이 오려나 보다”

▲ 통일만 생각하다 마고력을 찾아내게 됐다는 이정희 작가. [사진 - 조천현]

□ 찾아낸 력, 단군교가 중광(重光)했듯이 새롭게 빛을 보게 한 력이라고 할 수 있나?

■ 그렇다. 바로잡은 거다. 부도지 번역이 처음 읽을 때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하다가 다시 보니까 번역이 이상하더라.

계속 력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나온다. ‘력이 바르면 복이 되고, 력이 어그러지면 화가 된다’, ‘력은 수의 요체다’, 력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중에 알았다. 새로운 세상, 천제(天祭)를 지낼 수 있는 하늘의 아들 만이 력을 낼 수 있는 거다. 당시 세상을 다 아우르는 사람 만이 력을 내는 거다. 요(尭)가 단군에게서 떨어져 나가서 자기도 하늘의 왕이라며 력을 만들었는데 그 력에 대해서 그렇게 신랄하게 비판한 거다.

왜 지금 력이 나왔을까? 그것도 력에 대해 공부한 사람도 아닌데, 내가. 2014년 1월 19일 정확하게 그날 찾았다. 목욕재개하고 새벽에 그냥 쓰기 시작해서 찾은 거다. 찾아서 모든 걸 알았다.

□ 과거 천자만이 낼 수 있던 력을 왜 이 시대에 이 작가가 찾아냈다고 생각하나?

■ 위대한 할아버지들이기 때문에 거짓말을 하실 리 없다는 것을 력을 증명하면서 알았다. 그것에 의하면 진짜 새로운 세상이 올 때 력이 나오는 것이 맞다. 그래서 ‘새로운 세상이 올 것이다’라는 증거일 수 있다.

증산의 비기 같은 데 보면 갑오년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2014년이 갑오년이다. 지금 민족진영에서는 마치 재림예수나 정도령 등등 사람인 구세주가 올 거라 생각한다. 나는 그게 사람이 아니라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아, 통일의 세상이 오려나 보다. 그래서 이 력이 나왔나 보다. 그렇게 생각한다.

□ 그게 왜 이정희라는 개인을 통해 나왔다고 생각하나?

■ 맨날 내가 통일만 생각하니까 그런 것 같다. 이유는 그거 밖에 없다. 안 그러면 왜 내가 찾았겠나.

그런데 새로운 왕이 올 때는 력이 나온다고 했는데, 이 시대의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할 왕은 통일이라고 생각한다. 인간 개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맨날 통일을 생각하니까, 통일의 세상이 오려니 통일을 생각하는 사람이 찾았나 보다 생각한다. 이유가 없다. 내가 찾은 이유를 내가 모르겠다.

□ 찾아낸 력이 과학적이냐가 관건인 것 같다.

■ 제일 문제가 뭐냐면, 설에서부터, 소설에서부터 역산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동지부터 쓰는 게 아니라 소설부터 거꾸로 역산해 올라온다. 기존의 달력이 아니기 때문에.

소설부터 역산을 했더니 1월 1일이 딱 동지날에 걸린다. 이 동지가 전의 해로 넘어갈 수도 있는데, 그러면 이 말은 다 틀리는 거다. 내가 찾은 이 력은 거짓이 된다. 그걸 증명해야 한다.

설에서 동지, 동지부터 설까지가 딱 한 해 안에 들어 있어야 한다.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하지가 7월 15일에 계속 오느냐도 봐야 한다. 만세력이 있어서 200년간 계산해 보니 동지는 항상 1월 1일이거나 2일이다. 전 해로 넘어간 적이 없다. 그것은 구조적으로 안 되게 돼 있더라.

이 력에서는 동지가 1월 1일이거나 2일이다. 전 해로 넘어가면 꽝나는 건데, 그러지 않은 구조더라. 동지는 3일간 편차가 있다. 12월 21, 22, 23 지구가 기우뚱 걸어가기 때문에 3일인데, 이쪽(전 해)으로 넘어가는 일은 안 생긴다.

그래서 동지부터 설까지, 그리고 7월 15일은 심지어 하지가 백중이라는 말도 너무나 정확하게, 말의 의미가 력이 바르니까 다 살아난다. 몇 번 빼고 다 7월 15일, 열세달의 정중앙에 온다.

“1각은 50초다. 1초는 57,789구이고, 300구가 1묘다”

□ 한해 다음에는 달, 일, 시간이 맞아야 할 텐데.

■ 기존의 학문에서 완전히 달라지는 게 ‘각’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시헌력이라는 문헌을 보고 하는 사람들, 음력을 우리나라 거라고 보고 하는 사람들은 ‘각’의 시간이 서양력의 시간으로 15분이다. 그러나 우리 고유력으로 하면 각의 시간은 50초다. 그래서 거의 분과 비슷하다.

‘지금 몇시냐’고 할 때는 시간이 아니라 시각이다. 그 시각을 이번에 정확하게 찾은 거다. 시는 같은데 각을 15분으로 계산하는데, 우리 고유 각은 50초다. 그게 완전히 달라지는 거다.

□ ‘각’을 찾아낸 과학적 근거는?

■ 그게 부도지에 나왔던 ‘구’이고, 그 부분을 내가 궁구해서, 계속 계산해서 찾은 시간이 1각은 50초다. 1초는 57,789구이고, 300구가 1묘다. 1묘라는 건 눈에 뭔가 슥 지나가는 거다. 인간이 감지할 수 있다. 그런데 300구는 수리상 계산하는 거다.

그러면 300구를 왜 설정했느냐? 3천년에 하루 틀리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구라는 개념을 둬서 정확하게 맞춘 거다. 놀라운 할아버지들이다.

□ 구전과 과학적 시간에 부합하는 달력, 3천년까지 정확하게 맞는 달력의 특징, 장점은?

■ 하하하하. 놀랍게도 이런 좋은 점이 있다. 올해 7일이 일요일이면, 1년 내내 7일이 일요일이다. 딱 바뀌는 시점이 새해 설달이다. 28일이니까 바뀔 게 없는데, 신이 눈감는 달, 마지막 달은 29일이 된다. 설,1,2,3,4...28로 나간다.

그렇게 되면, 옛말에 단오 전에 풀은 다 먹어도 된다. 고사리도 쑥도, 모든 나물도. 그걸 그대로 하면 된다. 그런데 지금 (음력 단오가 너무 늦어져) 단오에 먹으면 독이 올라 탈난다. 이미 력이 틀려져서. 그래서 봄에 땄다가 냉동실에 넣었다가 단오에 꺼내 먹는다. 력이 틀려져서 그런다. 올해 실험을 다 해 봤다. ‘단오에는 이렇게 먹을 수 있구나’ 알았다.

실제로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영고와 동맹을 찾기 때문에, 고구려 고조선과도 연결된다. 시월상달 상날 동맹을 시작하는 거다. 쉽게 이야기하면 추수잔치다. 추수를 시작하기 전에 하늘에 올리는 예다. 영고는 농사를 다 끝내고, 한해 처음 시작하는 하늘에 올리는 예다. 하나는 한가위로, 하나는 설날로 남아있다.

□ 새로운 력에 따르면 1월 1일이 동짓날인가?

■ 1월 1일이 동지다. 그래서 동지와 설이 같은 건가 헷갈려 한다. 설은 섣달, 설달 첫날이고, 동지는 1월 첫날이다. 설달은 첫 달이면서 끄트머리 달이다. 동지섣달이라 하는데 동지가 맨 앞달이고, 섣달이 마지막 달이다. 긴긴밤이 딱 동지섣달인 거다. 정확하게.

그래서 모든 나라들이 예전에는 이 력을 썼나 보다. 마야력도 7성력 28일, 13개월인데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를 못 찾는 거다. 1월 1일이 어딘지를 모른다. 절기랑 못 맞추는 거다. 나도 소설이라는 걸 알아내서 찾았지, 맞춰서는 절대 못 찾는다.

우리나라 옛 사람이 옷을 해입는 게 추석빔, 설빔, 단오빔이다. 그게 정확하게 나와 있는 달력이 이 달력이다. 설이 있는 달에 설날부터 보름달이 뜨는 날까지 일주일이 될 수도 있고 보름도 될 수 있다. 그래서 옷을 해입는 거다. 추석도 10월 3일 할아버지가 하늘을 연 날에 시작해서 그 달에 보름달이 뜨는 날까지 동맹, 한가위인 거다. 단오도 5월 5일 시작해서 그다음에 있는 오(午)날까지다. 돌베개 베는 날, 며느리 친정 가는 날이다. 그때도 옷을 해입는 거다. 다른 날은 하루니까 옷을 해입을 수 없다.

현재 천문학 하는 쪽에서 달력을 만드나 본데, 그레고리 력이 안 맞기 때문에 절기와 맞는 달력을 만들고 싶어하는데 방법이 없어서 계속 저러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 밖에 찾을 수가 없다. 이 력은 절기와 너무 딱 맞는 달력이 나온다. 전 세계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거다.

마고력 설 11월 22일 출판기념회, 전자 마고력 보급도

▲ 이정희 작가는 두 아이를 둔 주부이자 시나리오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사진 - 조천현]

□ 이 력을 공개했나?

■ 안 했다. 개천절에 맞춰 급하게 책을 냈다. 오늘이 을사늑약 날인데, 첫 인터뷰를 통일뉴스와 하게 됐다. 이 책이 나가면 알려지게 될 거다. 전 세계가 어떻게 하나가 될까 고민했는데, 종교는 말이 안 되지만 력은 가능하다. 유용하니까.

□ 출판기념회를 소개해달라.

■ 11월 22일, 그날이 설이다. 마고력으로 새해다. 그래서 그날 오후 1시 반에 조계사 템플스테이 3층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지금 생각에는 간단하지만 내년 달력을 만드는 시간을 가질까 한다. 설부터 해가 바뀌기 때문에 같이 자기 달력을 만드는 거다. 쉽다. 해보면 해가 어떻게 사는 지가 너무 잘 보인다. 그리고 우리 력은 달마다 잔칫날이다. 10월까지 달마다 잔치가 있다. 진짜 너무 잘 만들었다.

□ 현대는 IT시대니까 전자달력 개념으로 보급하면 좋을 것 같다.

■ 고유력으로 설인 것을 기념해 전자 마고력을 11월 22일 0시 30분부터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마고력’을 다운받으려면 dankun.kr에 접속하면 된다.

□ 지나온 경력과 지금 맡고 있는 일은?

■ 두 아이를 둔 주부이자 시나리오 작가다. ‘이태원 살인사건’의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했고, ‘선택’ 시나리오도 썼다. 단군민족평화통일협의회 사무국장도 맡고 있다.

 

(수정, 08:04)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