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는 퇴진하라'. 5만여 명의 시민들이 12일 오후 대학로를 출발, 광화문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은 세월호 유가족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박근혜는 퇴진하라."

5만 명의 시민이 12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광화문광장으로 향했다. 1960년 4.19 당시 대학로에서 출발해 '이승만 하야'를 외친 역사는 50여년이 흘러 '박근혜 퇴진'으로 이어졌다.

이날 대학로에는 서울.경기.부산 등지에서 올라온 대학생, 세월호 유가족, 80년대 민주주의를 외치다 산하한 이들의 유가족과, 이들과 함께한 중년,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에 뜻을 모은 이들, 각 지역 주민 등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시민들이 모였다. 

이날 오후 2시부터 각자 모임을 가진 시민들은 오후 2시 40분 함세웅 신부의 행진 선언과 함께 풍물패의 뒤를 따랐다. 편도차선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행진은 이화사거리를 지나 종로로 이어졌다.

▲ 시민사회 대표들이 행진의 맨 앞에 섰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강동구민 참가단의 '박근혜 퇴진'.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오후 3시 30분. 행진 선두가 종로 2가를 지날 즈음 맨 뒤 행렬은 여전히 이화사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약 5만여 명의 시민들의 '박근혜 퇴진' 외침은 종로와 대학로를 울렸다. 행진에 동참하지 않은 거리의 시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박근혜 퇴진' 손피켓을 흔들었다. 차량통제로 멈춰선 버스 속 시민들의 표정에는 불편한 기색이 없었다.

오후 4시. 서울 종로3가 탑골공원 앞에는 청소년 4천여 명이 모였다. 1919년 3.1운동 만세소리가 넘쳤고, 일부 보수노인들의 장이던 탑골공원 앞은 청소년들의 '박근혜 퇴진' 함성으로 가득찼다. 이날 만큼은 일부 노인의 '빨갱이' 힐난이 '박근혜 퇴진'의 기운을 넘지 못했다.

오후 4시 30분. 5만여 명의 시민들이 광화문광장에 도착했다. 오후 4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시작된 민중총궐기 본대회장에 들어갈 수없을 정도였다. 오후 5시반 현재 주최측 추산 65만여 명이 모였다. 오후 6시경부터 촛불집회가 시작될 예정이다.

▲ 서울 종로 탑골공원 앞에 청소년 4천여 명이 모여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박ㄹ혜 하야' 손피켓을 든 학생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은 하나같이 '박근혜 퇴진'을 요구했다.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민주공화국을 지키기 위함이다" 등으로 참가 이유를 밝혔다.

손석영 경기도 시흥 장곡고등학교 교사는 "우리나라가 민주주의공화국인데, 민주주의의 본뜻이 왜곡되고 부정된 속에서 교사로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혼란스러웠다"며 "학생들에게 가르친 민주주의가 이런 것인가 화도 나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성가소비녀회 의정부관구 소속 마리암 수녀는 "우리도 이 나라의 국민이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인간으로 함께해야 하는 것"이라며 "진정한 나라의 민주화와 국민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이 지켜지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행동으로 보여주려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에서 왔다는 이노우에 준 씨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잘 알고 있다면서 "박근혜 퇴진은 당연한 일이다. 이는 아베 정권 퇴진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힘이 난다"고 소감을 밝혔다.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시민들을 향해 끊임없이 '박근혜 퇴진' 구호를 외친 79세의 이순화 할머니는 "80평생 이런 나라를 처음봤다"고 분노했다.

"어른들의 삶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희망을 갖고 살아왔다. 이번 정국을 보면서 정국이 난국이 되고 난국이 파국이 되고 파국이 망국으로 치닫는다. 노인네라도 손주들이 대대로 살아가야 할 나라를 지키고자 해서 나왔다."

▲ '박근혜 퇴진' 손피켓을 든 아이.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천안비상시국회의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손주들이 대대로 살아야 할 나라를 지키는 일은 '박근혜 퇴진'이라는 것. 이에 화답하듯 탑골공원 앞에 모인 청소년들은 "진실이 전진하고 있고, 그 무엇도 그 발걸음을 멈추게 하지 못하리라"라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4.19혁명, 5.18광주민주화운동, 6월 항쟁과 같이 오늘의 민주 대한을 만들어낸 역사의 순간에 우리 민중들과 청소년들이 독재정권에 맞서 국민이 주인되는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한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는 국헌문란의 주범 박근혜 대통령을 고발하는 바이다."

1960년 4.19혁명 당시 10만여 명이 광화문에서 외친 '이승만 하야'의 외침은 이날 65만여 명의 '박근혜 퇴진' 함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승만 대통령은 1주일 만에 물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바라는 시민들의 촛불이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 개신교, 천주교, 성공회 등 종교인들이 십자가를 앞세우고 행진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12.28합의를 폐기하라'.[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풍물패가 행진의 선두에 섰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민가협 어머니들의 행진.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대학생들의 행진.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순실치킨' 출시.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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