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오후 서울 시청 광장을 비롯한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에 65만명이 집결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3차 국민행동이 열릴 광화문광장에도 차도까지 이미 인파가 가득찼다. [사진 - 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근혜 퇴진(하야)”를 요구하는 성난 국민의 물결이 서울 도심을 점령했다. 

12일 오후 서울 시청 앞 광장을 비롯한 도심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 가자 2016년 민중총궐기’에는 “65만명이 집결했다”고 ‘민중총궐기투쟁본부’가 알렸다. 노동자 15만, 농민 3만, 빈민 1만 등 조직적으로 집결한 이들보다 학생과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두드러졌다.  

오후 5시30분 현재, 광화문 사거리에서 종로 방향 종각역, 서대문 방향 롯데리아 앞, 서울 시청 앞을 지나는 태평로를 따라 숭례문까지 인파가 가득하다. 경복궁역에서 하차한 이들이 계속 광화문으로 집결 중이다. 

▲ 청와대로 향하는 촛불.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두드러졌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오후 5시께 민중총궐기 대회를 마친 시청과 광화문, 종로 등의 인파가 5개 경로로 나눠 ‘박근혜 퇴진! 청와대 포위 국민대행진’을 시작했다. 법원은 청와대에서 1km 거리에 있는 내자동 로터리까지의 행진을 허용했다. 1987년 6월항쟁 때도 없던 일이다. 시민들은 오후 6시30분 청와대를 향해 퇴진을 요구하는 함성을, 3분 뒤에는 불빛을 쏘아보낼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주도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고 투옥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2016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에 보낸 서신을 통해, “11월 안에 반드시 박근혜를 퇴진시키고 구속시키자”고 호소했다.

그는 “국민과 함께 박근혜 퇴진 11월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것을 국민들께 보고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전날 중앙집행위원회에서 ‘11월 총파업’을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상균 위원장은 “역사로부터 배워야 하지만 잘못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0년 4.19혁명이 박정희의 군사쿠데타로 뒤집혔으며, 1987년 6월항쟁 이후 첫 대통령은 전두환의 친구 노태우였다고 지적했다. 

▲ '늘품체조'를 패러디한 '하품체조'로 몸을 푸는 '민중총궐기'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그는 “죽쒀서 개 줄 수 없다”면서 “박근혜 퇴진 항쟁은 민중이 주체가 된 더 큰 민주주의로 계속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야권의 대권주자들을 향해서는 “‘너희들은 싸우고 열매는 우리가 가져가겠다’는 정치적 사욕을 버려라”고 일침을 놨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청계광장에서 잇따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우리 아이들의 이름과 전 국민의 이름으로”, “박근혜는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하고 사라진 7시간의 진상을 낱낱이 밝혀서 박근혜를 구속하라”고 외쳤다.

지난해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맨 끝에 타계한 고 백남기 씨의 큰 딸 백도라지 씨는 “여러분이 지켜주신 덕분에 지난주에 무사히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오늘이 49재”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와 백남기 농민의 죽음 등에 아무런 책임감도 보이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태도를 조목조목 지적한 백 씨는 “박 대통령이 진정 나라를 사랑한다면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 조선호텔 앞에서 광화문 사거리 방향 차도에도 인파가 넘실거렸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은 “123일째 성주에서는 촛불을 밝히고 있다. 김천에서도 84일째 촛불을 밝히고 있다. 평화의 종교 원불교가 함께 싸우고 있다”며 “반드시 사드 배치를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노동자와 농민, 빈민,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대표가 낭독한 ‘투쟁선언문’을 통해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은 “해고되어야 할 것은 노동자가 아니라 박근혜 정권이고, 진압당해야 할 것은 박근혜 정권을 비호하는 새누리당이며, 경계해야 할 것은 무능한 보수야당”이라며 “국정농단 그 파탄의 중심에 선 박근혜를 퇴진시키고 민중이 승리하는 내일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즉각 퇴진, 구속 수사, 책임자 처벌”을 통해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박근혜 게이트’의 모든 연루자들을 확실히 처벌해야 한다.”

대회는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의 사회 아래, 오후 4시부터 1시간 가량 계속됐다. 중간 중간 ‘이소선 합창단’과 ‘전국노동자노래패협의회’의 공연이 진행됐다. 

(추가,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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