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회장 정연순, 민변)은 27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향후 수사과제와 수사촉구 사항을 담은 의견서를 발표, 대통령 스스로 자백한 ‘헌법질서 파괴행위’에 대한 성역없는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민변은 이 사건의 본질을 △헌법 제1조가 선언한 ‘민주공화국’의 파괴행위, △헌법 제119조 제2항이 천명한 ‘경제의 민주화’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헌법질서 파괴행위 등 ‘헌법질서 파괴행위’로 규정했다.

“국가가 국민의 의사에 따라 선출된 권력에 의하여 공개적으로 운영되며, 국가기구가 국민의 공적 이익을 위해 존재하여야 한다는 공화국 이념을 무너뜨렸”으며, “청와대, 대기업, 전경련이 돈을 매개로 특혜와 대가를 주고받고 중요한 경제정책을 왜곡시켜 버린 ‘정경유착’은 놓칠 수 없은 사안의 본질”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헌법을 수호할 책무’(헌법 제66조 제2항)를 지고 헌법을 준수할 것을 선서(헌법 제68조)한 대통령이 스스로 헌법 파괴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변은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 만으로도 국헌문란의 가장 큰 책임자인 대통령이 형사적 책임과 별개로 이미 헌법상 대통령의 민주적 정당성과 자격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이 특별검사를 통해 사건 수사를 진행하기로 한데 대해서는 수사범위와 수사대상에 어떠한 성역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먼저, 보도를 통해 드러난 사실 뿐만 아니라 현재 문제되는 사건에서 파생된 여러 의혹과 불법행위를 모두 발본색원하겠다는 결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수사대상에 있어서 당사자들 모두 어떠한 예외도 없어야 하며, 특히 대통령이 가장 철저한 수사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에게는 헌법상 불소추특권이 있지만 그것이 영구한 것이 아닌 이상 지금 당장 수사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변은 이번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안의 본질과 특검 수사 및 진실규명에 필요한 사항을 정리하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건의 향후 수사과제와 수사촉구 사항 의견서’를 발표했다.

민변은 의견서에서 △청와대 문건유출에 대한 범죄 성립, △재단 설립과정의 포괄적 뇌물죄 또는 제3자뇌물공여죄 성립, △출연 과정의 각 기업 대표의 업무상 횡령죄 성립, △재단 설립 및 설립된 재단 자금의 유용과 관련한 최순실의 업무상 횡령 또는 배임죄 성립에 대하여 구체적인 처벌 대상 규정과 혐의 내용을 제시했다.

또 앞으로 특검이 실시될 경우, 사안의 본질에 대한 철저한 수사 진행을 위해 필요한 10대 수사과제와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등 수사촉구 사항을 제시했다.

 

<청와대 등 문건 유출과 관련한 형사처벌 혐의 내용>

□ 최순실과 청와대 관계자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죄 성립

-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하기 전 사전 시나리오 사전유출

- 최순실은 군사기밀보호법상 ‘군사기밀 수집탐지죄’(제11조) 해당

- 군사기밀의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시나리오를 제공한 청와대 관계자는 동법상 군사기밀누설죄(법 제12조 제1항) 해당.

- 대통령이 위 누설에 어떻게 관여하였는지에 따라 군사기밀누설죄 공범에 해당 가능성.

 

□ 청와대 또는 외교부 관계자의 외교상기밀누설죄 성립

- ‘호주 총리 통화 참고자료’ 등의 외교문서 사전유출

- 외교통상부에서 작성한 외교상 기밀이 담긴 문서가 일반인인 최순실에게 누설됨. 누설자는 형법 제113조 제1항의 외교상기밀누설죄 해당

- 대통령이 위 누설에 어떻게 관여하였는지에 따라 외교상기밀누설죄의 공범 해당 가능성

 

□ 청와대 관계자의 공무상비밀누설죄 성립

- 44개의 연설문을 포함한 200여 개의 파일 중 ‘공무상 비밀’ 해당 파일 일체

- 2014. 3.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 유출의 경우, 공개 하루 전 최순실에게 전달되었고, 전달 당시 비공지의 사실이었던 점, 드레스덴 연설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른바 ‘통일 대박론’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아 독일 드레스덴에서 발표한 연설문으로 현 정부의 대북정책 로드맵이 담겨있어 국민이 객관적, 일반적인 입장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인 점, 위 연설문이 일반인에 불과한 최순실에게 유출됨으로 인하여 국가의 기능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비추어 ‘공무상 비밀’에 해당.

- 직접 유출한 청와대 관계자는 형법 제127조의 공무상비밀누설죄에 해당.

- 대통령의 관여 정도에 따라 위 죄 공범 해당 가능성

 

□ 최순실과 청와대 관계자의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죄 성립

-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 이성한의 인터뷰 내용에서 확인된 “최순실이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30cm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는 진술

- ‘대통령 보고자료’가 대통령기록물로 확인된다면, 정호성 또는 이를 유출한 청와대 소속 성명불상자는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2항, 제14조로 처벌

- 대통령의 관여 정도에 따라 대통령이 공범 해당 가능성

- 한편 최순실은 ‘대통령 보고자료’를 통하여 대통령기록물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을 지득하였다고 할 것이며, 이를 회의에 참석한 차은택 등에게 누설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대통령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30조 제3항, 제19조에 따라 처벌 가능성

 

□ 최순실, 안종범 청와대 수석 등이 미르재단 자금모집과 설립 등을 주도한 사실에 따른 포괄적 뇌물죄의 성립

-미르재단, 케이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은 과거 ‘일해재단 사건’과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음.

- 유사성 : ①재벌 기업들의 재산 출연 과정, ②모금과정에서 청와대 관계자의 개입, ③출연자들의 이사회 배제, ④ 재단과 관련된 기록의 날조

- 본건은 과거 전두환, 노태우 뇌물 수뢰 사건에서 인정된 이른바 ‘포괄적 뇌물죄’ 법리가 적용될 수 있는 사건임.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재단설립과 모금을 기획‧주도한 사실, 전경련이 조직적으로 재단 설립을 주도한 사실, 최순실이 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여한 사실, 정부 차원에서 재단 설립을 지원한 사실, 재단의 사업이 청와대와 관련된 사실 등에 비추어 포괄적 뇌물죄 성립. 박근혜 대통령 스스로 2016. 10. 20.자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발언에서 이 점을 시인한 셈임.

- 재단의 설립 및 모금과정에 깊이 개입한 안종범, 이승철, 최순실 등은 재벌기업들로부터 금품을 받기로 공모하였고, 이에 따라 안종범, 이승철, 최순실 등이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을 통하여 재벌기업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은 전체적으로 대가관계가 있다고 봄이 상당한 바, 안종범, 이승철, 최순실 등에 대하여 형법 제129조 제1항 뇌물수뢰죄의 공모공동정범에 해당. 기업 대표들은 안종범, 이승철, 최순실 등에게 뇌물을 공여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형법 제133조 뇌물공여죄의 공동정범에 해당

 

□ 안종범 청와대 수석 등이 재벌기업에게 이미 설립된 미르재단에 출연하도록 한 사실에 따른 제3자 뇌물공여죄의 성립

- 재벌기업이 청와대 요구로 제3자인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출연한 형식을 중시한다면, 이는 형법 제130조 제3자 뇌물공여죄에 해당할 수 있음.

- 제3자 뇌물공여죄의 경우 ‘부정한 청탁’을 구성요건으로 하고 있음 ‘부정한 청탁’이란 위법한 것뿐만 아니라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부당한 경우도 포함하는 것이고, 비록 청탁의 대상이 된 직무집행 그 자체는 위법·부당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당해 직무집행을 어떤 대가관계와 연결시켜 그 직무집행에 관한 대가의 교부를 내용으로 하는 청탁이라면 이는 ‘부정한 청탁’에 해당함.

- 당시 기업과 전경련은 노동개혁 5법, 원샷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정부와 새누리당은 전경련의 요구에 부응하여 강도 높게 입법처리를 시사하고 있었음. 각 재벌그룹도 SK, CJ 그룹 및 건설회사 등은 그룹 총수에 대한 사면·복권,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두산 등은 면세사업 진출, 대림산업과 GS건설은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 부영건설은 조세포탈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인 상황이었음.

- 재단 출연 대가로 기업과 전경련은 일반 국민들의 이익에 반하는 각종 법률들 통과와 개별 기업들의 이익을 위한 행정 조치 등 대가관계를 수취한 정황이 있음.

 

□ 재단 출연 기업 대표들의 업무상 횡령죄 성립

- 재벌기업 대표들은 회사의 자금 수억, 수십억 원을 각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에 출연하는 방법으로 안종범과 최순실 등에게 뇌물을 제공하였던 바, 이는 업무상 횡령에 해당

 

□ 최순실의 업무상횡령 또는 업무상배임죄의 성립

- 케이스포츠재단의 돈이 불법적으로 최순실이 지배하는 비덱 또는 (주)더블루케이 등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구체적 정황이 있는바, 수사를 통하여 미르, 케이스포츠 재단의 돈이 비덱과 (주)더블루케이에 유입된 것이 밝혀진다면, 이를 용인한 미르, 케이스포츠재단의 관계자는 재단의 재산을 자의적으로 관리하여 재단의 자금을 유용하고, 재단에 손해를 끼친 것이므로 업무상 횡령 또는 업무상 배임에 해당함.

- 최순실은 이미 언론에 언급된 바와 같이 미르‧케이스포츠 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이 관여한 자로서 업무상횡령 또는 업무상배임죄의 공동정범 해당 가능성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사건 10대 수사과제>

□ 청와대 및 정부 문건인 대통령의 연설문, 국무회의 자료, 외국 정상과의 통화 자료, 주요 행사의 보고는 물론 대통령의 휴가 관리, ‘대통령보고자료’와 같은 중요 문건들이 사전에 최순실에게 전달된 경위 - 누가 어떻게 전달하였고, 최순실은 그것으로 무엇을 하였는지, 대통령이 이에 관여한 정도가 무엇이었는지, 언론보도로 확인된 이후 시기에도 최순실이 청와대와 정부 문건을 사전에 전달받았는지

□ 사건 발생 후 기업과 재단, 전경련, 최순실 등 관계자들이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한 구체적 내역 및 그러한 증거인멸을 하게 된 결정주체와 과정이 무엇인지

□ 미르재단 및 케이스포츠재단 설립, 구성, 모금, 내부인사 기용 등에 관하여 청와대와 안종범, 최순실이 어떠한 공모를 거쳐 관여하였는지 그 의사결정 주체와 과정 - 최순실이 청와대 의사결정에 어떻게 관여하였는지, 직접 기업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문화재단 설립 사안에 문화수석이 아닌 안종범 경제수석이 관여한 경위가 무엇인지

□ 기업들이 다른 기부와 달리 이 사건에서만큼은 유독 빠른 시간 내에 일사분란하게 거액의 기부금을 출연하게 된 경위가 무엇인지, 회사의 재산을 출연함에 있어 내부의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

□ 전경련이 개별 기업들에 대하여 각 재단에 출연할 것을 독촉하고, 문체부와 긴밀하게 협조하여 설립허가를 진행하였던 바, 전경련이 이 사건에 관여한 구체적 내역과 경위가 무엇인지

□ 재단 설립을 전후하여 기업과 전경련이 정부에 요구하였던 숙원사업들과 재단 출연이 어떤 관계가 있었으며 출연 전후로 어떻게 되었는지

□ 불과 하루 사이에 이례적으로 신속한 설립허가 절차가 이루어진 이유와 이를 위해 영향력을 행사한 자는 누구인지

□ 재단의 이사회가 기업관계자를 배제하고 특정인사로 구성된 경위가 무엇이고, 특정인사가 이사장 및 이사로 선임된 경위는 무엇인지

□ 두 재단이 설립 후 빠른 속도로 각종 국가 사업에 특혜를 받고 진입한 경위가 무엇이고, 특혜받은 구체적 내역이 무엇인지

□ 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이 관여하였다고 알려진 최순실 등 사인(私人)이 사안에 관여한 구체적 내용과 경위가 무엇인지. 특히 재단의 돈과 직원이 최순실 및 최순실 설립 회사에 사적으로 유용되었다는 의혹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자금의 출처와 실제 용도가 무엇인지


<수사촉구사항>

□ 이 사건 10대 수사 및 진실규명 과제

□ 청와대 및 각 기업에 대한 신속한 압수·수색 필요성

- 10. 26. 검찰은 최초 고발 후 28일이나 지난 후에야 전경련, 재단, 최순실의 일부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였으나 터무니없이 미흡함.

-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급함. 청와대와 각종 정부 문건이 최순실에게 유출된 내역 및 유출된 방법,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일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해야 함. 청와대 사무실 및 서버,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관계자와 최순실 등 사이의 이메일, 청와대 내부 전산기록에서 보안 USB를 통해 변환된 기록 내역 등에 대하여 강제수사를 통해서 증거를 확보해야 함.

- 재단에 출연한 개별 기업 사무실과 관련 자료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이 필요함.

□ 핵심 관계자들의 소환조사 실시, 출국금지 조치 확대, 신변 구속의 필요성

- 대통령을 포함하여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 문고리 3인방등 청와대의 사건 관계자들, 최순실과 그들의 측근, 전경련, 개별 기업 등 사안의 핵심 관계자들이 서로 진술을 맞추고 진실을 왜곡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관계자들을 소환

-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큰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수사 필요성

- 특히 최순실이 사건 초기부터 독일로 도피하여 수사를 회피하고 증거를 인멸하고 있는바, 최순실에 대하여 보다 적극적인 국제공조를 통해 소환 조사를 실시하고 즉각 구속수사

- 출국금지 조치를 대폭 확대. 현재 재단관계자 10여 명에 대하여 출국금지 조치를 확대하여 전경련 이승철 부회장 및 전경련의 재단 관계자, 개별 기업의 재단 관계자, 안종범 수석 및 청와대 관계자 등에 대해서도 출국금지 확대

<강제수사의 대상>

□ 청와대의 문건이 최순실에게 유출된 내역 및 유출된 방법,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일체 : 청와대 사무실 및 서버,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관계자와 최순실 등 사이의 이메일, 청와대 내부 전산기록에서 보안 USB를 통해 변환된 기록 내역 등

□ 전경련이 각 기업체에 보낸 공문 등 지시사항의 입수

□ 각 기업이 재단에 출자를 결정한 이사회 결의자료, 기타 출자 여부를 판단한 내부 판단 자료

□ 기업 본사가 각 계열사 또는 담당자에게 지시한 내역 관련 내부 공문등 자료

□ 각 기업이 재단에 출자한 돈의 입금시점, 입금명의자, 입금한 금원의 출처

□ 각 기업과 전경련이 미르, 케이재단 설립 전후로 정부를 상대로 개별 기업 및 전경련의 요구사항을 청탁한 구체적 내역과 자료{노동개혁 5법, 원샷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처리, 검찰조사(롯데), 각종 기업의 부실불법으로 인한 책임논란(한진해운, 삼성), 특별사면 등}

□ 재단설립과 관련한 개별 기업, 전경련, 재단의 금융거래 내역 일체

□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경련을 통한 법인설립 허가 과정에서 통상적 절차를 위반하여 설립을 하게 된 경위와 관련한 내부 공문 및 자료

□ 각 재단 설립 후 재단의 수입, 지출 내역에 관한 금융, 회계자료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