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직 관리들이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과의 쿠알라룸푸르 회동에서 9.19공동성명의 이행을 제안했으며, 이에 북한은 핵 개발의 정당성을 주장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5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는 이번 접촉에서 북한이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으로 돌아갈 의지가 있는지 알아보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2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탐색적” 대화를 진행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한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미국 측 인사들이 북한 측에 핵무기 프로그램과 미사일 발사 중단, 긴장 완화 필요성 등에 대해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 대표들이 안보 관련 우려를 표명하면서, 특히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크게 우려했다면서, 미국과 한국을 북한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이에 대한 억제력 확보 차원이라는 오래된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미국 인사들이 북한에 제안할 목록을 갖고 있었지만 미국의 정부 부처들과 이에 대해 사전 협의하거나 의견을 교환하지 않았다면서, 미국 정부가 이번 회동에 대한 공식 보고를 요청하진 않았지만 참석자들이 정부 내 인맥을 통해 접촉 결과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반관반민’이나 민간 대화에서 중요한 점은 마주 앉아 대화를 통해 서로의 의지를 탐색해 보는 것이고, 이런 과정을 거치며 신뢰를 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이런 대화에서 무엇이 성과인지를 정확히 측정하기 어렵지만, 양측이 매우 솔직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필요와 요구 사안을 들은 뒤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는 없는지 알아보려는 시도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21일부터 이틀 동안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북.미 비공식 회동에는 북측에서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나왔으며, 미국 측에서는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 외에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 특사와 리언 시걸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 프로젝트 국장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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