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맨사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9일 판문점을 방문했다. 당초 예정했던 ‘대북 메시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파워 대사는 9일 낮 12시 17분께 블랙호크 헬기 편으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 대대가 있는 캠프 보니파스에 도착, 토머스 캔달 주한 미 8군 사령관과 이승준 유엔사 군정위 비서장 등의 영접을 받았다.

▲ 파워 대사가 판문점을 찾아 유엔사 군사정전위 관계자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있다. 북한 병사가 창문 너머에서 사진을 촬영 중이다. [사진출처-파워 대사 트위터]

그는 장병 식당에서 한.미 장병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한 뒤, 오후 1시 31분께 판문점 남측 지역인 자유의집에 도착했다. 미군 장교로부터 현황 브리핑을 받은 뒤, 콘크리트 블록으로 표시된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사진촬영을 했다. 

1시 40분께 군사정전위 회의장인 T-2 건물을 둘러봤다. 

파워 대사는 판문점을 둘러보는 동안 굳게 입을 다물었다. 당초 예정했던 ‘대북 메시지’도 발표하지 않았다. 북한이 당창건 기념일(10.10)을 앞두고 ‘위성’ 발사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도발의 명분을 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로 돌아온 파워 대사는 황교안 국무총리를 예방한 뒤, 남영동 주한 미국대사관 공보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제가 한국과 한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북한으로부터 한국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미국은 한국만큼이나 북한의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10일에는 탈북자대안학교인 ‘다음학교’를 방문하고 오후에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예방한다. 이어 유엔대사로 내정된 조태열 외교부 2차관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난 뒤, 윤 장관이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한다. 

이에 앞서, 8일 저녁 인천공항 도착 직후 파워 대사는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자신의 한.일 순방이 “다소 이례적”임을 인정하면서, △안보리 대북 결의에 담을 우선순위(priorities for un negotiation) 협의, △한.일과의 보폭 맞추기(lock-step), △북한 인권 문제 환기 등을 방한 목적으로 들었다.

7일 일본 당국자들과의 면담 직후 회견에서는 지난 3월 채택된 안보리 결의 2270호의 “구멍(loophole) 메우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북한산 석탄.철광석 수입 금지 조항에 붙은 ‘민생 목적 예외’를 축소 또는 폐지하자는 입장이다. 중국은 ‘인도적 재난 가능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추가,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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