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폭력 진상규명! 살인정권 규탄!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1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3만여명의 노동자,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개최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진지 317일만인 지난달 25일 숨을 거둔 백남기 농민을 추모하는 ‘국가폭력 진상규명! 살인정권 규탄!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가 1일 오후 서울 대학로 서울대볃원 앞에서 3만여명의 노동자·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개최됐다.

추모대회는 오는 11월 12일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2016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계획한 범국민대회 2부 순서로 마련됐다.

추모발언에 나선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은 울부짖듯 ‘백남기 동지여’를 외친 후 “동지가 떠난 25일 이 땅이 울고 하늘이 울고 이 땅의 농민, 노동자, 민중이 울었다”고 고인의 별세를 추도했다.

정 회장은 “지난 11월 14일 당신이 물대포를 맞을 때 우리가 막아주지 못해 미안하고, 317일동안 병상에서 사경을 헤매면서 살려달라고 애원했을 때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우리들이 미안하다”고 애통해 했다.

이어 “당신이 떠난 날 우리 모두는 눈물을 흘릴 겨를도 없이 분노해야만 했었다”며, 검찰과 경찰의 강제 부검 시도에 대해 성토하고 “우리는 물대포를 맞지 못해 죽지 못한 미안함 때문에라도 이번에는 절대로 당신의 시신에 경찰이 손대지 못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당신이 그토록 애타게 바랐던 통일,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한 평생을 바쳤던 그 염원을 이제 살아있는 우리 모두가 꼭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 정현찬 가톨릭농민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백남기 농민의 둘째 딸인 백민주화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고인의 둘째 딸인 백민주화씨는 유족을 대표해 추모대회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사인의 증거가 넘쳐나는데 어느 자식이 아버지의 시신을 또 다시 수술대에 올리고 싶겠느냐”며, “우리는 우리 아버지를 두 번 세 번 죽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부검에 반대한다는 뜻을 다시 한번 명확히 밝혔다.

백 씨는 “법보다 위에 있는 것은 생명”이라며, “기본 상식을 갖추지도 못한, 개념 없는 경찰에 아버지를 잃었다. 또 다시 이 같은 억울한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면, 양심 있는 경찰은 오늘 이 곳 대회 참가자들을 잘 보호해 달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사회를 맡아 추모대회를 진행한 김정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은 “오늘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보다 내부 분열이 더 무섭다고 말했다.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보다 당신이 더 무섭다. 온 국민의 안전과 평화, 안녕보다는 자신의 세력과 정치권력을 세우기 위해 반민주, 반민중, 반인륜적 행동도 서슴지 않는 당신이 무섭다”며 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어 “당신이 목숨 걸고 지키겠다고 했던 그 국민 안에 백남기 농민, 300여명이 넘는 세월호 가족들은 없는 것인가. 왜 200만명의 농민과 1천만명의 노동자들은 그 안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백남기 어르신이 외롭게 가시는 길에 추모의 눈물만 흘려서는 우리 모두 경찰의 물대포에, 세월호에 갇혀 죽을 수 있다. 그러다간 결국 추모할 사람 하나 남지 않을 수 있다”며,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이 세상을 지금 당장 바꾸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현재 114곳인 전국의 분향소를 시군동 거점으로 더욱 확대하고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검 서명운동 동참(10월 20일 기한), △백남기 농민 추모모금 동참, △10월 8일 전국 도시다발 추모집회 참여, △경찰의 시신탈취 및 부검 강행 시도 저지를 위해 긴급 요청시 서울대병원장례식장 집결 등을 ‘국민행동제안’으로 밝혔다.

▲ 사진 왼쪽부터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조덕휘 전국빈민연합 의장,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금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박요환 신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 직무대행과 김영호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순애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조덕휘 전국빈민연합 의장,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천주교 인천교구 사회사목국장 박요환 신부, 김금옥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등은 투쟁결의문 낭독을 통해 “내가 바로 백남기, 우리가 바로 백남기”라며, “아직 이승을 떠나지 못한 고인과 함께, 먹고 살기 힘들어 살 수가 없고, 전쟁날까 두려워 살 수가 없고, 폭압에 숨이 막혀 살 수가 없는 민중과 함께, 폭발하는 국민의 분노를 모아 총궐기로 달려가자”며, 11월 12일 민중총궐기 참가를 호소했다.

대회를 마친 참석자들은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도심 행진을 시작해 6시 20분께 종로1가 보신각 앞 사거리에서 범국민대회를 마무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후 전농 농민들은 보신각 앞 사거리에서 300미터 거리에 있는 르미에르 빌딩 앞에서 경찰과 격렬한 대치를 이어갔다.

농민, 시민들은 지난해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직사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르미에르 빌딩 앞에서 추모 조화를 바치고자 했으나 경찰의 완강한 저지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광화문 세월호 추모광장 앞으로 이동해 문화제를 진행한 후 저녁 9시 이날 범국민대회와 추모대회, 문화제를 모두 마쳤다.

이날 추모대회에 앞서 민주노총은 같은 장소에서 범국민대회 1부 순서로 '노동개악-성과 퇴출제 폐기! 공공성 강화! 생명.안전사회 건설! 범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이날까지 5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전국공공운수노조는 4일 대학로에서 독자파업을 벌이는 것 처럼 알려진 철도노조와 함께 3만명 이상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상수 공공운수 노조 위원장은 "공공부문이 독재권력에 줄서고 국민을 상대로 돈벌기 위해 나설 수는 없기 때문에 파업에 나서게 된 것"이라며, "화물노동자도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고 11월 12일 민중총궐기까지 가겠다"고 밝혔다.

(추가-23:45) 

▲ 이날 범국민대회와 추모대회에는 3만여명이 넘는 노동자, 시민이 운집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추모대회는 김정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추모대회를 마치고 대학로 서울대병원을 출발해 광화문을 향해 행진에 나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백남기 농민의 영정사진이 행진의 선두에 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백남기를 살려내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부검말고 특검하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우리는 살인정권과 같은 하늘아래 더 이상은 살 수 없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우리가 백남기다.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반드시 이뤄내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박살내자 노동개악-성과 퇴출제, 끝장내자 국가폭력, 살인정권!'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드 배치 반대 구호판을 들고 나온 농민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살인정권 물러나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백남기 농민의 영정사진과 함께 행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세월호 유족들이 노란색 단체복을 입고 참가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리벰버 0416'.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세월호와 백남기 농민의 죽임. 그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국가의 의무가 있었다. 국가가 해야 할 의무와 해서는 안될 의무.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살인정권 퇴진하라!.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범국민대회 행진은 마무리되고, 백남기 농민의 영정 사진을 든 농민들이 보신각 사거리에서 경찰들과 대치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지난해 11월 14일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쓰러진 종로 르미에르 빌딩 앞 대치 상황.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백남기 농민이 쓰러졌던 르미에르 빌딩 앞 종로구청 삼거리 도로 표지판 앞으로 도열해 있는 경찰 병력을 향해 흰색 국화가 이채롭기까지 하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르미에르 빌딩 앞 대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우리가 백남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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