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발행되는 일간지 <뚜오이쩨>가 최근 7회에 걸쳐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을 다뤘다. [사진제공-한베평화재단]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발행되는 일간지인 <뚜오이쩨(tuoitre)>가 최근 7회에 걸쳐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내용을 다뤄 주목된다. 특히, 청룡부대에 의한 빈호아 학살 50년과 맞물린 시점이어서 베트남 내 한국군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과 사죄요구가 거세질 전망이다.

'한베평화재단(이사장 강우일)' 측에 따르면, 베트남 일간 <뚜오이쩨>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총 7회 연속으로 '학살 이후의 생존'이라는 제목으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해 희생된 생존자들의 목소리를 다뤘다.

1부 '평생의 끊어질 듯한 아픔'(11일자), 2부 '비참한 삶의 운명'(12일자), 3부 '본과 봉, 잃어버린 두 자매'(13일자), 4부 '맹인예술가'(14일자), 5부 '위령비를 기다리며'(15일자), 6부 '마지막 임무,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16일자), 7부 '미안해요 베트남'(19일자) 등이다.

여기에는 맹호부대가 저지른 학살현장에서 생존한 응우옌떤런 씨, 청룡부대에 의해 가족을 잃은 응우옌티탄 씨, 청룡부대의 학살로 두 눈을 잃은 도안응이아 씨 등의 증언이 실렸다.

"학살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내 머리가 맷돌이 되는 것 같다" - 찐티남
"밤이면 밤마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 나는 늘 약을 먹는다" -쯔엉티투

"지금까지도 내가 이해할 수 없는 한 가지는 어째서 한 군인이 쇠붙이 하나 들고 있지 않던 사람들을 죽일 수 있었냐는 것이다" - 도안응옥낌
"여대생들과 참전군인들이 매년 나를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를 격려해주고 위로해주곤 해죠. 하지만 그들의 나라로부터 제대로된 사과의 말은 아직까지 없었어요" - 응우옌티탄

▲ 지난 11일자에 실린 1부 '평생의 끊어질듯한 아픔'. [캡처-<뚜오이쩨> 인터넷판]

이들 생존자 증언 외에도 신문은 베트남 꽝아이성 고위 간부의 말을 인용해, 한베평화재단이 제안한 '베트남피에타상' 건립 안건을 검토 중이며, 베트남 중부 학살 생존자 연대 모임을 조직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지난해 7월 빈딘성 인민위원회가 한국군 민간인 학살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에 사과 및 배상 요구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는 베트남 지방정부가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 민간인 학살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기에 사회주의 국가로 중앙통제를 받는 베트남 언론이 연속 보도했다는 점은 향후 베트남 정부가 한국군 민간인 학살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꽝아이성은 1966년 12월 청룡부대가 430여 명의 민간인을 죽인 '빈호아 학살'이 자행된 지역이고, 빈딘성은 1966년 음력 1월부터 2월까지 맹호부대가 1천여 명을 학살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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