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수 (남북경제협력연구소 이사장 / 전 재중국 한인회장)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남북 관계는 군사적 긴장상태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한반도에 또 다른 재앙이 올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남북한의 어느 누구도 바라지 않으며 전쟁 이후의 상황은 너무나 끔찍하다.

따라서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잘못을 고치기 위한 제재와 함께 대화가 필요하다. 제재의 목적이 대화라는 것은 이란의 사태에서도 이미 발견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지속하되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그들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구미를 당길 만한 당근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것은 남북경제협력이다. 이념 대결은 지루한 소모전이지만 경협은 서로에게 득이 된다. 경협을 통해 손해를 볼 것 같으면 중단하면 된다. 이념 대결보다 간단하다. 남북한이 만나 경협 프로젝트를 토론을 거친 뒤 실행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개성공단은 아쉽지만 재가동이 어렵다. 북한 근로자들에게 건네는 임금이 핵‧미사일 개발에 전용된다는 내용을 뒤집지 못하면 재개하기가 요원하다. 따라서 북한과 함께할 수 있는 새로운 경협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이번에는 남북한이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등 다른 나라들도 참여하는 경협 프로젝트를 구상해야 한다. 남북 관계는 변수가 많아 안전장치로 다자가 참여하는 프로젝트가 지속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하나로 신의주~개성 고속도로 건설사업이 가능하다. 인프라 개발, 도시 및 농촌개발사업, 산업입지개발을 통한 남북한 공동 발전, 미래세대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차원에서 필요하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장점을 살릴 수 있고 동북아 공생을 위한 과제이며 남북한이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와 신의주~개성 고속도로의 연결 가능성과 이를 통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중국의 무서운 ‘한반도 돌진’을 가볍게 여기지 않고 남북한이 이를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안으로 신의주~개성 고속도로 건설의 중요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미국의 대선이 올해 마무리되고 중국 시진핑 주석의 집권 2기 시발점인 2017년이 다가온다. 2016년 5월 7차 당대회에서 핵 확산방지를 국제적으로 약속한 북한이 IAEA(국제원자력기구) 사찰 수용과 6자회담에서 핵 문제와 평화협정을 논의하는 조건으로 6자회담에 복귀하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이같은 상황이 전개될 경우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 분위기 속에서 다국적 기업과 공동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과 동북3성 개발계획을 활용하고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자금을 탈출구 삼아 신의주~개성 고속도로를 추진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시진핑 정권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의 ‘일대(一帶)’가 중국 서부 내륙지방의 발전을 강조한 것이라면 ‘일로(一路)’는 새로운 해상질서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서, 중국과 국경을 마주한 20개 나라가 중심이 되겠지만 한국을 포함한 역외 국가와의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23,000km에 달하는 중국 변경선을 주변국과 다 연결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고, 따라서 주변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각각 3-4개 도시가 중점적으로 교류하고 있고, 중국과 북한 사이에는 약 16개의 통로가 있다. 중국과 몽골의 국경 접경선 총장은 4,200km에 달하지만 통로는 12개에 불과하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연결하는 도시와 도시 간 연결을 시작점으로 하며, 중국과의 협력에 교두보 역할을 할 한국 지역은 한국이 최종적으로 어느 곳을 중점 교류지역으로 확정할지 지켜봐야겠으나 지금으로서는 전북 새만금 지역의 잠재력이 크다. 연변지역의 물류가 훈춘(琿春)을 통해 한국으로 가는 노선을 생각한다면 포항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남북 간 통로를 여는 것이 중요하며, 정경분리를 통해서라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일대일로 추진 중 한국과 한국 기업은 어디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한국은 물류‧항만 개발에 우위를 가지고 있고, 철도분야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몽골을 예로 들면, 몽골 화물이 밖으로 나가는 데 현재는 중국 톈진(天津)항을 쓰고 있지만 톈진항은 이미 포화상태라 다른 항구를 제공해달라는 요청이 나온 지 오래이다. 몽골 철도가 동북철도와 연결되면 다롄(大連)항이나 나선항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자금과 기술력이 부족한 몽골은 분명 철도부설을 외국에 맡길 것이고, 이때 중국과 한국이 구간을 나누어 몽골 철도 부설권을 수주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남북화해를 통해 물류 선을 트는 것이 중요하며, 러시아‧중앙아시와도 마찬가지다.

이동통신분야는 한국의 우위 산업 중 하나이다. 인프라 건설에는 이동통신이 반드시 따라가기 마련이며, 몽골만 하더라도 땅이 너무 커서 전선을 연결할 수가 없어 전기가 부족하며 태양광에너지 같은 신재생에너지 부분의 기술이 빠질 수 없으며,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우리기업들의 새로운 길과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뒤틀린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시진핑의 일대일로 정책과의 협력은 신성장동력이 없는 우리의 현실을 볼 때 대륙으로 진출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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