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세종충남지역의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종교인들은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사드배치 반대와 남북대화를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통신원]

충청권 4대 종단 종교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드배치 반대’와 ‘남북대화’를 촉구했다.

대전세종충남지역의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종교인들은 24일 오전 11시 기독교연합봉사회관 앞(대전 중구 문화동)에서 ‘사드배치 반대, 남북대화 촉구,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전세종충남 4대 종단 종교인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최근 사드 한국(성주)배치 결정은 한반도에 북-중-러, 한-미-일 신냉전체제와 전쟁을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일”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아내고자”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밝히며, “온 겨레가 살 수 있는 평화와 통일의 길을 위해 민족대단합을 실현하자”고 호소했다.

모두 발언에 나선 대전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회장 김철호 목사는 “평화를 사랑하고, 생명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종교인들이 평화를 해치고, 전쟁과 죽음을 불러올 사드 배치 앞에 침묵한다면, 한반도의 미래는 암당해질 것”이라며, “평화를 깨뜨리는 전쟁세력들을 향하여 저항하고, 시끄러운 평화를 외치는 것은 마땅한 것”이라 말했다.

또한 “한반도 평화를 깨뜨리는 것은 사드뿐만 아니라 을지프리덤가디언도 마찬가지”라며,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은) 침략을 앞세운 전면전을 위한 전쟁훈련”이라며,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전쟁위험을 가중시켜서 권력을 유지하고, 사익을 지키려는 이 땅의 못된 전쟁세력에 저항해서 평화를 위한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호소했다.

천주교대전교구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용태 신부는 “정부는 무조건적인 대북강경정책만이 평화를 위한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마치 평화가 더 강력한 무기에서 오는 것인 양 선전하고 있”고, “급기야는 이 땅에 ‘사드’라고 하는 한반도 평화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미국방어용무기를 배치한다며 온 국민을 볼모로 생난리를 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김 신부는 “평화는 더 강력한 무기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무력에 대한 더 큰 무력이 결코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없다”며, “만일 더 강력한 무기에서 평화가 오는 것이라면 북한의 국방비보다 40배나 더 많은 국방비를 매년 들이붓고 그것도 모자라 미군까지 주둔하고 있는 이 땅에 평화는 진즉 왔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반문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도 “힘으로 힘을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사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사드로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킬 수 없다”며, “대화와 교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평화가 정착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원불교대전충남교구여성회 민성효 교무.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통신원]


이날 기자회견에는 부석사 주지 원우 스님과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 박규용 목사, 대전충남세종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총무 백승혁 목사, 대전기독교교회협의회 대표회장 김철호 목사 등 개신교 목회자, 천주교대전교구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용태 신부를 비롯한 정평위원, 원불교대전충남교구여성회 민성효 교무 등 대전충남세종지역의 4대 종단 종교인 2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공동기자회견은 지난 8월 9일 ‘대전시민 100인 원탁회의’에서 종교테이블에 함께 앉았던 이들이 토론해서 결정했던 사안이었고, 오는 9월 1일에는 ‘성주 평화버스’도 공동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4대 종단 종교인들은 향후 간담회 등을 추진하며 ‘(가칭) 사드배치 반대 대전행동’ 결성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사드배치 반대, 남북대화 촉구,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전세종충남 4대종단 종교인 성명

“吾等(오등)은 慈(자)에 我(아) 朝鮮(조선)의 獨立國(독립국)임과 朝鮮人(조선인)의 自主民(자주민)임을 宣言(선언)하노라. 此(차)로써 世界萬邦(세계 만방)에 告(고)하야 人類平等(인류 평등)의 大義(대의)를 克明(극명)하며,  此(차)로써 子孫萬代(자손 만대)에 誥(고)하야 民族自存(민족 자존)의 正權(정권)을 永有(영유)케 하노라.”(우리는 여기에 우리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이로써 세계 만방에 고하여 인류 평등의 대의를 밝히며, 이로써 자손만대에 고하여 민족 자존의 정당한 권리를 영유하게 하노라.)

올해는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풍찬노숙을 마다하지 않았던 독립투사 순국선열들의 노력으로 쟁취한 광복71돌을 맞은 뜻 깊은 해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유일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한 채 민족분열과 대결의 뼈아픈 71년을 맞고 있다. 분단이후 겪어야 했던 한국전쟁은 그 아픈 상처가 치유되지 못한 채, 63년간을 정전상태로 지속하고 있으며, 한반도는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고가 되어 버린 지 오래다. 최근 사드 한국(성주)배치 결정은 한반도에 북-중-러, 한-미-일 신냉전체제와 전쟁을 불러오는 위험천만한 일로 우리 종교인 일동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아내고자 다음과 같이 평화의 뜻을 모았다.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의 가르침에 반하는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올 사드배치 반대한다.

  한미당국의 사드배치 결정으로 한반도는 신냉전에 급속히 휘말리게 될 지경이다. 미국의 이익을 위해 추진되는 사드배치로 인해 정착 그 피해 당사자는 한반도에 터 잡고 살고 있는 우리민족 전체가 될 것이다. 우리는 한반도에 전쟁위기를 불러올 뿐 아니라, 한중 외교마찰로 인한 경제타격,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삶을 파괴할 백해무익한 사드배치를 반대하며, 대한민국 땅 어느 곳도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사드배치를 결사반대한다.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인의 염원을 모아 남북대화를 촉구한다.

  박근혜정권은 일본 아베정부에게는 굴욕적인 일본군‘위안부’ 합의를 통해 사죄반성도 없는 일본재무장의 길을 열어주었다. 정작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인 남북대화는 차단한 채, 미일 안보동맹만 부르짖으며 한반도 평화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남북간 분단과 대결의 틈바구니에서 실익을 챙기고 있는 미일군사동맹을 거부하고,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해 하루빨리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종교인의 이름으로 촉구한다.

  4대 종단 종교인들은 온 민족이 다 같이 살 길은 6.15선언, 10.4선언 이행뿐임을 믿는다.

  분단이후 55년 만에 남북 최초로 정상이 만나 평화통일 선언인 6.15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  6.15남북공동선언은 낡은 철조망을 걷어내고, 남북의 바닷길, 하늘 길, 땅 길을 모두 열었냈다.  그리고 남북 상생의 공간인 개성공단을 가동함으로써 대륙으로 뻗어 나갈 민족경제의 내일을 열어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통일은 대박이다’며 국민들의 기대만 잔뜩 부풀려 놓더니, 결국엔 남북 민간교류 전면중단, 개성공단 중단, 심지어 민간단체들의 팩스교환 마저도 모두 차단했다. 대결은 대결을 낳는다. 박근혜 정부는 실패한 대북강결정책을 철회하고, 남북화해와 협력을 위한 정책으로 전환하기 바란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조국통일 3대원칙을 합의한 7.4남북공동성명 정신에 기초하여, 한반도 평화통일과 민족번영으로 나갈 6.15선언 10.4선언 이행을 위해 나설 촉구하며 그 이행을 위해 우리가 나설 것이다.

 민족대단합만이 온 겨레가 살 수 있는 평화와 통일의 길이다.

  한반도는 더 이상 군사적 긴장과 대결의 상징, 민족분단과 단절의 상징이 되어서는 미래가 없다. 우리는 한반도 전쟁종식과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해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해 나설 것이며, 전민족대단합을 호소한다. 우리는 누구도 자국의 이익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는 국제질서의 냉엄한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어떠한 강대국도 우리민족의 이익을 대신해 줄 수 없다. 이제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낡은 대결에서 벗어나 평화통일과 민족번영의 길로 나갈 것을 8천만 동포들에게 호소한다. 우리 민족의 운명은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개척해 나갈 수 있다. 분단국가의 오명을 벗고, 평화통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민족대결이 아닌 전민족대단합에 있음을 선언한다.


2016년 8월 24일
대전세종충남 천주교, 기독교, 불교, 원불교 4대 종단 종교인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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