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는 한국 또는 한국 MD(미사일방어체계)의 미국 MD 전면 참여를 의미한다. 그러나 김대중 정권 이래로 한국 역대 정권은 기술적․재정적 한계와 주변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해 미국 MD 참여를 거부해 왔다.

김대중 정권 초대 국방장관이었던 천용택 전 장관은 “TMD(전역미사일방어) 전력화는 북한 미사일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 아니며, 주변국의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한국은 TMD에 참여할 경제력과 기술 능력이 없다”며 한국의 미국 MD 참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연합뉴스, 1999. 3. 5).

한국 자체의 MD 구축과 미국 MD 참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막는 데 군사적으로 효용성이 없는 반면, 주변국들의 반발만 불러와 오히려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한다는 취지였다.

이러한 김대중 정권의 MD 반대 입장은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의 공동성명(2001. 2. 27)에도 반영되었으나 미국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공동성명 5항에서 “ …‘대탄도미사일 조약(ABM Treaty)’은 전략적 안정의 초석이며 핵무기 감축 및 비확산에 대한 국제적 노력의 중요한 기반이라는 데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자 당시 MD 강화 정책에 나선 부시 정권은 이 공동성명을 한국이 미국 MD를 반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김대중 정권에 압력을 행사, 외교통상부 장․차관이 사퇴하고 김대중 대통령이 미국 방문 길에 여러 차례 유감 표명을 하는 등 큰 수모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 뒤로도 한국의 미국 MD 불참 입장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만큼 한국의 미국 MD 참여는 한국이 국방예산을 군사적 효용성도 없는 MD 구축에 소모하게 하고 미국에 군사적으로 더 예속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부시 정권은 2002년 MD를 미국 핵전략의 한 축으로까지 자리매김하였다. 한국의 미국 MD 참여는 냉전 와해 이후 우호관계를 회복한 대중․대러 관계를 다시 악화시키고, 또한 2000년 6.15 공동성명으로 분단 이후 최초로 공존․공영 관계로 탈바꿈한 남북관계를 다시 적대적 대결 관계로 되돌리게 하는 등 국방․외교정책과 남북관계를 후퇴시킴으로써 국가와 민족의 진로를 심각한 위험에 빠뜨릴 중대 사안이었다.

이런 문제점은 사드 한국 배치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조금도 달라지지 않고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그러나 역대 한국 정권의 미국 MD 불참 입장은 사드 한국 배치를 확정한 박근혜 정권에 의해 종말을 고할 위기를 맞고 있다.

▲ 한민구 국방장관은 사드 배치가 미국 MD 참여 또는 편입이 아니라고 국회에서 밝혔다. [사진출처 - 국방부]

하지만 한민구 국방장관은 여전히 “(사드 한국 배치가) 미국 MD 참여 또는 편입이 아니라고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국회 속기록, 2016. 7. 20)고 강변하고 있다.

사드 한국 배치가 미국 MD 참여가 아니라는 박근혜 정권의 주장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꼴이자 그동안 미국의 압박에도 미국 MD 참여를 거부해 온 역대 한국 정권의 고심에 찬 노력을 휴지조각 버리듯 내팽개치고 있는 짓이다.

이에 사드 한국 배치가 박근혜 정권의 기만적 주장과 달리 왜 한국의 미국 MD 참여로 되는지 그 근거를 밝히고자 한다.

첫째, 사드 X-밴드 레이더를 배치하면 한국 MD가 미국 MD에 참여하게 된다는 것은 한국 국방부가 스스로 제시한 기준이다.

국방부는 2012년 10월 28일, 한국 MD의 미국 MD 참여 기준으로 (1)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 기지 제공 (2) Ⅹ-밴드 레이더 설치 (3) MD 공동연구 비용 지불 등 세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12년 9월 24일 미 국방부 캐슬린 힉스 정책 담당 수석 부차관도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개최한 세미나에서 “한국이 MD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며 “미사일을 사용하면서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사드) 레이더망을 통해 기여할 수도 있다”며 레이더 기지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한국의 미국 MD 참여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첫 번째 기준은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 기지 제공이다. 부시 정권은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두 곳에 배치되어 있는 GBI 기지 외에 제3 기지를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폴란드와 체코에 각각 요격 기지와 레이더 기지를 분산 배치하기 위해 관련국들과 협정을 맺어 추진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관련국들이 국회 비준 동의를 얻는 데 실패한 데다 러시아의 반발로 오바마 정권 들어 폐기되었다. 이후 공화당이 미 하원을 장악하면서 제3의 GBI 기지를 구축하자는 주장이 되살아나 이를 미국 동부 연안에 배치하기로 하고 4곳의 후보 지역을 선정해 추진했으나 오바마 정권은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2015. 7. 14) 후 제3의 GBI 기지를 구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렇듯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게 되면 폴란드처럼 미국에 GBI 기지를 제공하는 것으로 되어 한국이 미국 MD에 참여하는 것이 된다.

▲ 미국이 운용 중인 사드. X-밴드 레이더가 핵심고리다. [사진출처 - 록히드마틴]

두 번째 기준은 X-밴드 레이더 설치다. 사드 X-밴드 레이더의 한국 배치는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미국 주도의 동북아 지역 MD, 나아가 전 세계 MD 구축의 핵심 고리다.

미국은 이미 2012년에 당시 이명박 정권에 중국으로부터 불과 186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백령도에 사드 X-밴드 레이더의 설치를 제안한 바 있다. 이때는 미국이 일본 사리키에 사드 레이더를 배치(2006)한 데 이어 교카미사키에도 사드 레이더를 설치하기로 결정(2012)했으며, 터키 말랏탸(Malatya)에도 사드 레이더를 배치(2011)해 지역 MD와 지구적 차원의 MD 구축을 위한 센서(지상조기경보레이더) 배치에 박차를 가하던 때였다.

터키 말랏탸는 이란으로부터 불과 640여k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으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는 2011년 9월 15일자 보도에서 터키 배치 사드 레이더를 미국의 제3 GBI 기지를 대신해 새롭게 구축 중인 미국의 유럽 MD(EPAA)의 초석(cornerstone)이라고 불렀다. 반면 러시아는 이 사드 레이더를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을 무력화하기 위한 위장물(stalking horse)로 규정하였다.

경북 성주에서 중국과의 거리는 불과 530여km로 터키 배치 사드 레이더와 이란과의 거리보다도 100km나 더 가깝다.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는 중국의 탄도미사일을 무력화하려는 미․일 중심의 동북아 지역 MD를 구축하기 위한 초석인 것이다.

이렇듯 사드 X-밴드 레이더의 한국 배치는 국방부와 미 국방 관료가 밝힌 대로 기지 부지 제공만으로 곧바로 한국이 미국 MD에 참여하는 것으로 된다.

세 번째 기준은 MD 공동연구 비용 지불이다. 이는 일본과 이스라엘처럼 MD 무기체계를 미국과 공동으로 연구, 개발하고 비용도 분담하는 관계를 말한다. 미국과 일본은 비용을 절반씩 부담해 제한적으로나마 대륙간 탄도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SM-3 Block ⅡA라는 이지스 요격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스라엘도 미국과 비용을 분담해―대부분 미국의 비용과 기술로 진행되고 있지만-애로우 요격 체계 등을 개발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3년 5월,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MD 투자에 대해 언급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그 실상이 드러난 것은 없다. 그러나 사드 배치로 한국이 미국 MD에 가입하게 되면 한국도 일본이나 이스라엘처럼 미 MD 공동 연구와 개발에 발을 담그고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둘째,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는 미국 전략사령부의 전략지휘를 받게 되며, 태평양 사령부의 작전통제를 받는다.

한국에 배치될 사드 X-밴드 레이더는 미국의 전략자산으로 분류되며, 미국 전략사령부의 전략지휘를 받는다(「AN/TPY-2 FORWARD BASED MODE(FBM) RADAR OPERATIONS」, 23쪽. 2012. 4. 16).

터키나 일본에 배치되어 있는 사드 레이더도 마찬가지다. 이들 사드 레이더가 생산하는, 미국을 겨냥한 중국과 러시아 등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에 대한 조기 탐지, 추적 정보가 미국 본토를 방어하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 사드 레이더가 탐지, 추적할 ICBM이 여러 전역과 지역을 통과하여 미 본토에 이르기 때문에 각 전역과 지역을 관할하는 지역 전투사령부를 전략사령부가 통합 지휘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사드 X-밴드 레이더가 제공하는 조기 탐지, 추적 정보에 의거하여 미국은 미 본토를 겨냥해 날아오는 중국과 북한의 ICBM을 1~2 차례 더 요격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총 4~5회의 요격 기회를 갖게 된다.

그런데 이 ICBM은 동북아 전역, 태평양 지역을 지나 미국 본토에 다다르게 되는데, 이들 ICBM의 추적과 요격 작전을 각 지역 전투사령부가 수행하고, 이 과정 전체를 전략사령부가 통합 지휘한다.

따라서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면 주한미군이 운용하든 한국군이 운용하든, 이는 미국 본토에 배치되어 있는 GBI나 SM-3 Block ⅡA가 실전 배치될 경우 이지스 BMD함이 미국을 겨냥한 ICBM을 상승단계와 하강단계에서 요격할 수 있도록 탐지, 추적 정보를 제공해 줌으로써 미국 본토를 방어하기 위한 미국 MD의 한 구성 요소로 되는 것이다.

즉 앞서 캐슬린 힉스 미 국방 부차관이 제시한 대로 사드 레이더를 배치할 부지 제공만으로도 한국은 미국 MD에 전면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셋째, 사드 배치로 한국 MD가 종말 하층단계 방어에서 종말 상층단계, 중간단계 요격으로 그 성격과 임무가 전환되어 미국 MD에 참여하게 된다.

노무현 정권에서 최초로 소위 한국형 MD를 구축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한국 정권은 북한의 탄도미사일로부터 남한을 방어하는 데는 종말 하층방어 체계가 효과적이라며 종말 상층방어 체계는 구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박근혜 정권도 “한국은 종말단계 하층방어 위주로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상층방어 체계인 사드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한국군 KAMD와 미국 MD는 별개 체계”라고 강조했다(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2014. 5. 29).

그러나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게 되면 한국 MD는 북한의 탄도미사일로부터 남한을 방어하기 위한 종말 하층방어 체계에서 북한과 중국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로부터 미국과 일본을 방어하기 위한 종말 상층방어 체계, 나아가 중간단계 방어 체계로 바뀐다.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는 미.일 본토와 오키나와, 괌, 하와이 등을 향해 날아가는 북.중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조기경보를 미.일에 제공해 미.일이 이를 요격하도록 지원하게 된다.

이때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의 탐지, 추적 범위는 남한을 겨냥한 북한 탄도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종말 하층방어에 필요한 탐지, 추적 범위를 훨씬 뛰어넘어 미.일을 겨냥한 북.중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부스트 단계부터 종말 상층단계와 중간단계에 이르기까지 탐지, 추적할 수 있다.

또한 한국 배치 사드의 주된 요격 대상은 남한을 겨냥한 북한 탄도미사일이라기보다는 중국 탄도미사일이다. 한.중, 미.중 교전 시 한국 배치 사드는 중국 동북부 등에서 주한미군 기지나 한국군 기지 등을 겨냥해 날아오는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요격함으로써 한국 MD의 요격 범위를 종말 하층단계 방어에서 종말 상층단계 방어로 확장시킨다.

게다가 한국 국방부와 합참이 입질하고 있고, 2015 회계연도 미국 의회 국방수권법안의 첨부 보고서도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한국이 SM-3 요격미사일을 도입(노컷 뉴스, 2014. 5. 30)하게 되면 한국군이 미일 본토와 오키나와, 괌, 하와이 등으로 날아가는 북한과 중국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상승단계에서 요격하는 임무도 수행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한국 MD의 역할이 종말단계에서 상승(중간)단계로까지 확장된다.

앞으로 한국이 SM-3 요격미사일까지 도입하게 되면 한국 MD는 요격미사일과 레이더에서 미국의 동북아 MD와 유사한 구성 체계를 갖추고 유사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PAC-3의 종말 하층방어 체계, 사드의 종말 상층방어 체계, SM-3의 상승단계 요격을 아우르는 소위 다층방어체계를 구축하게 됨으로써 미국 지역 MD 체계와 구성 무기 체계, 임무, 역할 등에서 유사한 체계로 탈바꿈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한국에 사드를 배치하면 한국 MD는 미국 MD에 편입되고 미일 본토 방어에 가담하게 되는 등 남한 방어 위주의 한국 MD의 성격과 임무가 미일 방어 위주로 바뀌게 된다.

넷째, 한국 MD 지휘통제체계(TMO-Cell)와 주한미군 지휘통제체계(TMO-Cell)를 연동하면 한국 MD가 미국 MD에 참여하게 된다.

▲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회담 모습. 사드 배치는 한국의 미국 MD 참여로 예속적 한.미 군사동맹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사진출처 - 청와대]

한.미 양국군은 한국군 MD의 지휘통제체계(C2BMC)인 TMO-Cell과 주한미군 MD의 지휘통제체계인 TMO-Cell을 2016년 말까지 연동시킬 계획이다. 올 상반기까지 연동시킬 계획이라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동아일보, 2016. 1. 23).

한.미 양국군의 지휘통제체계가 연동되면 한국은 굳이 사드를 배치하지 않더라도 미국 MD의 지역 체계로 통합되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가 된다. 주한미군의 TMO Cell은 미 태평양 사령부의 C2BMC(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와 미 본토의 북미사령부와 전략사령부의 C2BMC에 연동된다. 이에 주한미군 TMO-Cell과 연동되는 한국군 TMO-Cell도 미 태평양 사령부와 북미사령부, 전략사령부와 연동되어 미 전 세계 MD 체계 예하 70여 곳을 상회하는 C2BMC workstation의 하나로 편제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자국 MD 체계의 C2BMC와 동맹국이나 동반자 국가들의 C2BMC를 연동시켜 “미 본토 방어를 위한 모든 방면의 BMD 구조를 통합시키는, 단절 없는, 지구적 차원의 MD 체계를 구축”(미 국방성, 「BMDR」, 2010)하려는 미국의 전 세계 MD 체계 구축의 일환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군의 MD 지휘통제체계를 연동시키는 것은 패트리어트나 SM-3 요격미사일 등 특정 MD 무기체계의 도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한국 MD가 미국 MD에 편입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지휘통제체계의 연동은 예하 모든 MD 무기체계를 운용할 정보와 작전의 연동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곧 한.미 간 MD 정보와 작전에 대한 지휘통제가 하나로 통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한국군의 MD 작전에 대한 지휘통제권을 주한 미7공군사령관이 행사하고 있어 MD 작전의 통합 수준은 미.일, 미․나토(유럽국가) 간 MD 통합 수준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미.일은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독자적으로 MD 작전을 수행하며, 나토 회원국들도 전․평시 회원국들이 나토사령관(미군)에게 예속시킨 일부 전력을 제외한 자국군 전력 대부분을 직접 지휘한다.

이제 한국 MD는 미국이 제공한 무기체계로 미국이 제공한 정보에 따라 미군의 지휘통제 하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미국의 전 세계 지역 MD 체계 중에서 미군에 가장 많이 예속된 하위 체계로 전락하는 것이다.

한국 배치 사드는 주한미군 TMO-Cell로만 연동된다?

최근 사드가 한국에 배치되면 이 사드 체계는 한국군 TMO-Cell로는 연동되지 않고 주한미군 TMO-Cell로만 연동되어 미군 독자체계로 운용된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또한 이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가 생산한 정보는 일본이나 미 본토와도 공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연합뉴스, 2016. 7. 25).

이러한 언론 보도 내용은 일단 거짓일 가능성이 크다.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가 생산한 정보는 미 본토 방어를 위해 주한미군 TMO-Cell을 경유하든 태평양 사령부의 C2BMC로 직접 전송되든 미 전략사령부와 북부사령부로 전송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미 본토와 아태 지역 미군을 지키는 데 기여하지도 않을 사드 체계를 한국에 배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령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가 생산한 정보가 남한을 겨냥한 북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정보에 국한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미국 MD 지휘체계상 주한 미7공군 사령부를 지휘하는 태평양 사령부와 미국 전략사령부에 전송될 수밖에 없다.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가 생산한 정보를 미 본토와 공유하지 않는다는 한국 국방부의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또한 사드 레이더가 생산한 정보가 미 태평양 사령부의 C2BMC나 주한미군 TMO-Cell로 전송되면 이는 미.일 통합 MD 지휘체계인 통합작전조정센터(BJOCC)로 전송된다. 미국과 일본은 2007년 체결한 ‘미일군사정보보호협정’에 의거해 이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한국 배치 사드가 생산한 정보를 일본에 제공하지 않는다는 한국 국방부의 주장도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문제가 크다. 일본 배치 사드 레이더가 생산한 정보가 자위대의 MD 지휘통제체계인 항공자위대의 항공총대 작전센터로 직접 제공되는 것에 비해 굴욕적이기 때문이다.

일본 배치 사드 레이더가 생산하는 정보는 미 본토와 아태 지역 미군을 방어하는 데 사용되는 것은 물론 일본을 방어하는 데도 사용된다.

그러나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가 생산한 정보를 한국군 TMO-Cell로 직접 제공하지 않고, 한.미 양국군 TMO-Cell의 연동을 통해서도 제공하지 않는다면 이 정보가 한국을 방어하는 데 사용되기보다는 주로 미 본토나 아태 지역 미군을 보호하는 데 사용되는 정보일 개연성이 높다.

만약 한국 배치 사드 레이더가 생산한 정보가 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한 정보라면 한국 TMO-Cell로 직접 제공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 MD 체계가 이 사드 레이더 정보를 이용해 한국군 MD 자산으로 주한미군을 보호하기 위한 요격을 시도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정보 제공이 지체되는 한.미 양국군의 연동체계가 아닌 한국군 TMO-Cell과 직접 연동할 필요성을 미국도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한국군도 부지와 시설 등을 제공한 사드 레이더의 정보를 보다 빨리 이용해 남한을 방어할 권리가 있다. 이런 사실로부터 한국 배치 사드 체계를 미군 단독 체계로 운영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혹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한편 한.미.일은 이미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을 체결(2014. 12. 26~9)함으로써 미국을 경유해 한.일 간 MD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주한미군 TMO-Cell은 주일미군 TMO-Cell과 연동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뉴스 1, 2014. 12. 26). ‘한미일 군사정보공유 약정’ 체결로 주한미군은 확보한 한국군 북한 핵미사일 정보를 주일미군을 경유해 자위대와 실시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미 MD 지휘체계의 연동은 이미 통합 MD 지휘체계(미일통합작전조정센터, BJOCC)를 구축한 미.일 MD 체계와 연동되어 한국 MD 정보가 일본에 실시간으로 제공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를 다투는 MD 작전의 속성상 정보 공유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일 MD 지휘체계의 직접 연동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한.일 간 MD 정보 등의 제공을 법으로 구속하기 위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려는 미.일 양국의 밀어붙이기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한.미.일 3국이 동북아 MD의 정보 및 작전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군사적․제도적 장치를 속속 정비해 가고 있는 것이다.

김종대 의원의 한국의 미 MD 가입에 대한 자의적 해석

최근 김종대 의원은 국회 질의를 통해 사드를 성주에 배치하더라도 한국이 당장 미국 MD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며(JTBC, “우리가 편입된다기보다는, 그거는 먼 훗날 얘기겠지만”), 2020년 이후가 되어야 미국 MD에 참여하게 된다고 주장(국회 속기록, 2016. 7. 19)하였다. 일부 매체들은 그의 발언을 인용해 “성주 사드, 2025년까지 미 MD에 편입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김 의원의 이런 주장은 그가 인용한 2건의 미 행정부의 의회 보고서 내용과 다르며, 기본 팩트에도 어긋나는 내용으로, 사드 성주 배치로 한국 MD가 미국 MD에 편입된다고 여겨왔던 많은 언론과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그가 인용한 두 문건은 오히려 성주에 배치될 사드 1.0도 미국 중앙 메인 컴퓨터(전략사령부 C2BMC)에 연동되어 미국 전 세계 MD 체계 단말기(C2BMC workstation)의 하나로 되리라는 사실을 뒷받침해 주고 있다.

실제로 성주에 배치될 사드도 주한미군 TMO-Cell과 연동되어 당장 태평양 사령부(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와 미 본토 전략사령부의 C2BMC와 직접 연동된다. 또한 성주 배치 사드도 이미 2014년에 이 사드 레이더가 조기 탐지한 정보를 다른 사드 레이더(일본 등)에 전송할 수 있는 연동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다(GAO, 「Missile Defense」, 2015. 5).

따라서 사드 2.0으로 업그레이드되어야만 한국이, 한국 MD가 미국 MD에 편입된다는 그의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잘못된 주장이다.

이상의 사실로부터 한국이 먼 훗날(2020년 이후)이나 미국 MD에 참여하게 된다는 김 의원의 주장은 올해 한.미 양국군의 TMO-Cell이 연동되더라도, 2017년에 성주에 사드가 배치되더라도 한국이, 한국 MD가 당장은 미국 MD에 편입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된다. 이는 사드 한국 배치에 따른 한국 MD의 미국 MD 참여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희석시키고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더라도 한국 MD가 미국 MD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는 한미 당국의 주장을 사실상 거들어 주는 셈이다.

<참고> 국회 속기록의 김종대 의원의 국회 질의 내용과 두 문건의 관련 내용과의 비교

김 의원의 주장은 위 문건을 곡해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문건들은 “사드 1.0은 한 지역에서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초기 형태의 통합 방어를 제공”하며, “사드 2.0은 주로 소프트웨어를 강화하여 여러 지역에서 사거리를 달리하여 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할 수 있도록 사드 능력을 확장”시킨다고 밝히고 있다(GAO, 「Missile Defense」, 2015. 5).

또한 사드 2.0의 능력으로 “다른 BMD 자산이 제공하는 센서 자료로 사드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것”, “사드 발사대의 원거리 작전을 통한 방어 지역 확대”, “이지스와 패트리어트와 지역 차원의 P2P 방식의 교전 조정, “다른 BMD 구성 요소들과의 연동을 유지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등 9가지를 들고 있다. 사드 2.0 능력은 2.0, 3.0, 4.0, 5.0 등의 독립적인 소프트웨어를 통해 달성되며, 2021 회계연도 2분기까지 5.0의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4분기에 성능을 테스트한다는 것이다(미 국방부, 「2016 회계연도 대통령 예산안」, 2016. 2).

이러한 문건 내용에 비춰볼 때 “투 익스팬드(to expand), 즉 확장한다”는 그의 주장은 “여러 지역에서 사거리를 달리해 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할 수 있도록 사드 능력을 확장시킨다”는 내용을 “7개 포대가 다른 모든 미사일 방어 자산과 연동되는 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라고 곡해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링크 16이라는 데이터 통신체계를 통해 외부 소스에서 받은 정보를 토대로 통합 미사일 방어체계로 통합된다”는 그의 주장은 “링크 16에 기반한 BMD 체계 트랙에 의거해 발사함으로써 사드 포대 외부의 BMD 자산이 제공한 센서 자료를 사용해 교전을 시작하고 사드 요격미사일을 발사하는 능력을 제공한다”는 내용을 곡해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형태의 요격미사일 발사를 이른바 ‘원거리 발사(LOR)’, ‘원거리 교전(EOR)’이라고 한다.


(수정-1일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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