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안녕하세요?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것을 잃어버린 사람에게(보들레르)


 그만큼 행복한 날이
 - 심호택

 그만큼 행복한 날이
 다시는 없으리
 싸리 빗자루 둘러메고
 살금살금 잠자리 쫓다가
 얼굴이 발갛게 익어 돌아오던 날
 여기저기 찾아보아도
 먹을 것 없던 날


 내 또래들을 보면 수십억의 자산가들이 흔하다.

 내가 속하는 세대가 한창 일할 때는 은행 이자가 연 10%를 넘을 때도 있었고 집값 땅값은 하루가 다르게 하늘로 치솟았다.

 평생 ‘물욕의 한 길’을 걸으면 1%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젊은 세대들은 우리 세대를 ‘꿀 빠는 세대’라고 한단다.    

 하지만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나는 후회하지 않는다.

 나도 부자가 될 기회가 있었다.

 논술이 붐을 이룰 때 지역 신문사의 논설위원과 글쓰기 강의를 하던 내게 ‘고액과외논술’ 제의가 들어왔다.

 나는 거절했다.

 ‘돈’이라는 건 얼마나 위험한가!

 돈은 있으면 있는 만큼 쓰게 된다.

 돈에 맞춰 모든 삶이 바뀌게 된다.

 점점 돈 중심으로 삶 전체가 재구성된다.

 그래서 ‘가진 자’들은 다 속물이 되어 버린다.
 
 돈의 유혹은 강하다.

 돈만 있으면 얼마나 많은 것들을 손 안에 쥘 수 있나?

 하지만 엄청나게 큰 것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린다.

 예수는 말했다.
 “사람이 만일 온 천하를 얻고도 제 영혼을 잃으면 무엇이 유익하겠느냐?”

 나도 돈이 좋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을 잃을 수 없어 가난을 택했다.  

 모 고위 공무원이 돈 가진 순위로 하위 99%에 속하는 사람들을 ‘개 돼지’라고 했단다.

 그 생각이 얼마나 기막힌가?

 그러면 4대 성인을 비롯하여 거의 모든 성현들이 ‘개 돼지’라는 얘기가 되지 않는가!

 국정 교과서를 비롯하여 주요 교육정책의 책임자라는 자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얼마나 천박한가!

 행정고시를 합격할 정도로 공부를 잘한 그의 사고가 우리 교육의 실상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내가 사는 동네엔 사람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찾는 ‘ㅇㅇ동 마을 사랑방’이 있다.

 어제 모임에 나갔다가 밤이 깊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짙은 인간의 향기- 1%들은 알까?

 한국 최고 부자의 성매매 동영상의 파문을 보며 1%의 짙은 외로움을 본다.

 그들의 끝엔 무엇이 있는가?

 우리 사회는 그 끝을 향해 무작정 달려가게 한다.

 그 무모한 달리기를 멈추고 ‘마을 사랑방’에 모여 보자. 

 ‘돈 세상’을 바꾸는 작은 씨앗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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