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위안부'재단(일명 화해치유재단)' 발족을 하루 앞둔 27일 서울 서울역 인근 식당에서 정부와 재단측이 '위안부' 피해자와 가족들을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이날 점심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김태현 재단 이사장 내정자가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일본군'위안부'재단(일명 화해치유재단)' 발족을 하루 앞둔 27일 외교부와 여성가족부, 재단 측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와 가족들을 점심식사에 초대했다. '화해치유재단' 사업 설명을 위한 자리다.

이날 낮 12시 서울역 인근 한정식집에서 마련된 식사에는 경남지역에서 올라온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1명과 피해자 가족 10여 명이 함께했다. 재단 이사장을 맡을 김태현 성신여대 교수와 외교부, 여가부 관계자들이 자리했으며, 강은희 여가부 장관도 뒤늦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현 이사장 내정자가 일본 정부가 출연할 10억 엔(약 107억원)으로 실시할 '화해치유재단' 사업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 식사 이후 기자들을 만난 강은희 여가부 장관이 이날 만남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식사 이후 기자들을 만난 강은희 장관은 "재단 출범에 대해서 설명드리고 현판식도 알려드렸다. 재단을 운영할 때 할머니와 피해자 가족들의 의견도 묻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언론보도들이 왜곡된 데 안타깝다"면서 "정부가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하길 원한다"는 피해자 가족들의 호응도 전했다.

'위안부' 피해자가 단 한 명 참석한 데 대해서는 "다른 분도 오시기로 했는데 여러 시민단체에서 (불참) 종용을 많이 해서 굉장히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면서 "오늘 참석한 피해자 가족이 그렇게 말했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도 "원래 많이 오시기로 했다. 정대협이나 그런 단체에서 참석하지 말라고 해서 오늘은 한 분 밖에 오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대협 측은 "우리는 가족들 중에 그런 통화를 한 분이 아무도 없다"며 반박했다.

향후 만남에 대해 강 장관은 "재단이 운영되면 실제로 일본정부가 예산을 일괄 거출해서 투입하면 필요에 따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여가부는 할머니들을 보살피는 일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점심식사 장소는 사복경찰이 동원되는 등 접근이 쉽지 않았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이날 점심에는 경남지역에서 온 '위안부' 피해자 한 분이 참석했다. 정부 관계자들이 피해자와 기자의 접근을 막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이날 만남은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자들이 몰리자 정부 관계자들은 사복경찰을 동원해 식사 장소 접근을 막았고, 음식이 들어갈 때마다 안팎에서 문을 지키는 등 '007작전'을 방불케했다. 예약자 명단에 적힌 '여성가족부'라는 글씨도 삭제됐다.

한 관계자는 '취재윤리'를 들먹이며 "정부가 언제 거짓말을 하는 것 봤느냐. 밀실 만남이 아니다. 소속이 어디냐"고 따져 기자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잠시 밖으로 나온 할머니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함께 나온 여가부 관계자에게 "딸이 어디있냐. 딸을 데려와라"라고 호통을 쳤다.

이날 정부가 1인당 4만9천원 짜리 점심을 대접하는 시각, 서울 중학동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제1241차 일본군'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수요시위가 열렸다.

"7월 28일로 예정된 재단 설립은 피해자에게는 더할 수 없는 정치적 폭력행위이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전쟁이라는 공간에서 여성의 몸과 인권이 어떻게 비인간적으로 거래되고 착취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그 참담한 역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수요시위 성명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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