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6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남중국해 분쟁수역화 책동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26일자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연설에서 지난 5월 노동당 대회를 기점으로 북한은 ‘국가경제개발 5개년전략-남북군사회담-평화협정 체결을 비롯한 대외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미국은 그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최근에는 있지도 않는 ‘인권문제’를 걸고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함으로써 최대의 적대행위를 감행하는데 이르렀다”면서 “이것은 주권국가인 우리 공화국과의 공존을 거부하며 우리와의 모든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아맨다는 선전포고나 같다”고 성토했다.
    
그는 “만일 오는 8월 조선반도정세가 통제 밖으로 벗어나게 된다면 그 책임은 핵전략자산을 조선반도에 끌어들인 측, 공화국의 최고존엄을 건드려 먼저 선전포고를 한 측인 미국이 전적으로 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8월에는 한.미연합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시작된다.
    
“우리는 큰 나라라고 하여 우리나라를 못살게 굴고 해치려 하면 반드시 무사치 못하게 된다는 것을 보여줄 준비가 되어 있다”면서 “미국은 몸서리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핵폭격기, 핵잠수함, ‘사드’를 비롯한 전략자산들이 끊임없이 조선반도에 투입되고 있다”면서 “미국과 남조선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으로 인한 지난 3월-4월의 정세고비에 이어 8월의 검은 구름이 또다시 밀려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외무상은 또한 “미국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다른 해상분쟁문제에도 제멋대로 끼어들어 이 지역정세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중국의 손을 확실하게 들어준 것이다.

리 외무상은 “나는 이 자리에서 미국의 추종자들에 대해서는 구태여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노골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깔아뭉갠 것이다.   

리 외무상은 ARF 직후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ARF 연설과 같은 취지로 북한의 입장을 설명했다.

비엔티안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회견에서 리 외무상은 “우리가 추가 핵실험을 하는가 마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태도 여하에 달렸다”고 밝혔다. 또 “6자회담은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나온 것인데 조선반도 비핵화 자체가 미국에 의해 이제는 그저 하늘로 날아간 것이나 같게 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 외무상은 ARF 참석 차 라오스를 방문한 동안 중국, 노르웨이, 미얀마, 인도, 브루나이 외교장관들을 만나 “조선이 핵강국의 위력으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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