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의진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전국유족회’ 전 회장. 2004년 서각전 개막식 당시의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석달마을 민간인 학살사건의 생존자 채의진 ‘한국전쟁전후 민간인희생자 전국유족회’ 전 회장이 28일 타계했다. 향년 80세. 유족으로는 아들 홍필, 딸 숙희 씨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경북 상주 함창장례식장에 마련됐고 30일 발인한다.

고인은 13살 때인 한국전쟁 6개월 전인 1949년 12월 24일 경북 문경시 산북면 석봉리 석달마을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사건에서 어머니와 형, 누나 등 9명의 가족을 한꺼번에 잃고 형의 시신에 가려져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석달마을 민간인 학살사건은 공비 토벌을 위해 수색 정찰 중이던 국군이 ‘공비’에게 협조했다는 이유로 이 마을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한 주민 86명을 총살한 집단학살 사건이다.

그러나 이승만 정부는 ‘공비에 의한 학살’로 둔갑시켰고, 고인은 진상규명을 위해 1987년 교직을 떠나 전격 뛰어들어 여생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사건 진상규명에 바쳤다.

결국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석달마을 양민학살사건’을 비무장 민간인을 집단 총살한 사건이었다고 발표했고, 2012년 4월 대법원으로부터 배상 판결을 받았다.

▲ 2005년 9월 7일 민간인학살범국민위 창립 5주년 기념식에서 16년간 길러온 머리를 삭발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고인은 늘 빨간 모자를 쓰고 머리를 기르고 다녔지만 과거사법이 통과된 2005년 16년간 기른 머리채를 잘랐다. 또한 서각공예가로서 여러 단체들에 작품을 기증하기도 했다.

2012년 단재신채호선생기념사업회가 수여한 제1회 단재상을 수상했고, 지난 6월 15일 (재)진실의힘이 수여한 '제6회 진실의힘 인권상'을 정희상 <시사인> 기자와 함께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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